[서울톡톡] `2저(低)1고(高)'라는 표현을 아시는지. 2저는 저금리와 저성장을 의미하고, 1고는 고령화를 의미한다. 지금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독자들도 감을 잡았겠지만 노후 재테크에는 아주 좋지 않은 환경이다. 웬만큼 큰 돈이 아니고서야 은행 이자수입만으로 노후를 이어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또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는 말은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한다는 뜻이니 주식시장이 좋을 리 없다. 고령화가 심해지면 일을 해 세금을 내는 사람보다 정부로부터 돈을 타내 쓰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국가 재정도 나빠진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분석이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지금은 `2저(低)1고(高)` 시대
거듭 강조하지만 이젠 `대박'의 욕심은 버릴 때가 됐다. 대신 위험도 어느 정도 감내하고 아주 나쁘지 않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한다. 이 과정이 물론 쉽지 않은데 필자는 인컴펀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느 투자상품이나 그렇듯 인컴펀드 역시 명과 암이 있으나 결론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데 한 표를 던진다.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첫째, 투자한 대상의 가치가 올라 자본 차익을 누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0만 원에 삼성전자 1주를 샀는데 150만 원까지 올랐다면 5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이다. 둘째, 현금을 창출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현금 창출 자산은 인컴(Income)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채권, 배당주, 수익형 부동산 등이 대표적인 인컴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컴펀드다.
인컴펀드의 어두운 면부터 언급하자면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대비 수익률 집계가 가능한 설정액 10억 원 이상 43개 인컴펀드 가운데 22개가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예를 들어 KTB자산운용의 KTB삼성인컴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은 연초대비 -13.94%의 수익률로 평가손실이 크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때문에 인컴펀드가 편입하고 있는 국공채, 하이일드 채권, 리츠, 고배당주의 성과가 부진한 탓이 크다.
지난 6월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하이일드 채권과 리츠 가격이 하락해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선진국보다는 이머징 마켓 채권의 낙폭이 더 컸기에 이머징국공채 비중이 높은 인컴펀드의 손실폭이 클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에 각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배당주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중위험중수익이라는 화두를 안고 펀드매니저들이 적당한 인컴 자산을 찾고 있지만 경제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현금 잘 버는 똑똑한 자산 어디 없을까?
이런 아쉬운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인컴펀드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가 3가지로 잘 요약한 것 같다.
첫째, 인컴형자산은 배당 등 지속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 고령화가 되면 은퇴자가 늘어나고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빼 쓰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진다. 인컴자산은 꾸준하게 현금 흐름을 내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더라도 5~6%의 수익을 내주는 인컴자산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확실히 매력적이다.
둘째, 인컴자산은 변동성이 낮다. 2007년 이전만 하더라도 투자자는 대략 두 종류였다. 은행예금이 최고라고 믿고 예금과 적금에 의존하는 부류와 주식과 같이 위험도 크고 수익도 큰 투자형 상품에 투자하는 부류다. 그러나 2008년 이후 투자자 성향이 빠르게 변했다. 몇 차례의 금융위기와 주식시장 폭락을 경험한 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급락했다. 그러면서도 저금리시대에 선뜻 예금에만 돈을 넣지도 못했다. 이럴 때 중간쯤에 있는 상품이 인컴펀드였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전세계 인컴형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채권 못지않게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다.
마지막으로 인컴자산은 수익원천이 다양하다. 인컴 자산은 국내채권, 해외채권, 국내외 배당주, 리츠(쉽게 말해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나누는 상품이다), 우선주 등 다양하다.
예를 들어보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 국내채권이나 선진국 국채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배당주펀드나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신용등급이 낮아 위험하지만 반면 수익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수익률 하락이 예상되는데도 속절없이 지켜봐야하는 것과는 다르다.
반대로 경기 호황기가 예상되면 신흥국 채권이나 하이일드채권, 우선주 등의 비중을 늘려 위험부담을 조금 높이더라도 높은 수익을 선택할 수 있다. 하이일드 채권에만 투자하는 것보다는 수익률이 낮을 수 있으나 위험 역시 낮다. 이젠 욕심을 줄이고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시대가 온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첫댓글 감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