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6월 8일 -9일 한국외국어대학에서 열렸던 한국인지과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학회 회장이신 임일환 교수님이 하신 인사말을 부탁드려 올립니다 인지과학의 전체적 조망을 얻는데에 도움이 될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별첨화일은 같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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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장 인사말
안녕하십니까, 저는 외국어대학교 철학과에 근무하고있는 임일환입니다. 학술대회 참가를 위해 저희 학교를 방문해주신 여러분 모두, 특히 우리 인지과학회 회원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늘 이메일이나 서신을 통해서만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직접 뵙게되니 한편으로 송구스럽지만 대단히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여러분 모두다 아다시피, 올해는 우리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고 그것을 기념하는 춘계학회는 어찌보면 우리 모두가 학회 탄생을 자축하는 생일잔치와 같은 날입니다.
실은 저자신 올해 초 최기선 전임회장님으로부터 다섯 개의 전문 학술분야가 통합된 인지과학회 운영을 인계받고 나서 많은 걱정이 앞섯던 것이 생각납니다. 선임 역대회장님들처럼 학문적 역량이 탁월한 것도 아니고, 리더쉽이나 인덕같은 개인적 자질도 모자라고, 철학처럼 고답적인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주변머리도 부족한 사람이 우리학회처럼 대규모 학회를 운영할 수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지난 5개월동안 학회를 운영하면서, 특히 춘계대회를 준비하느라 심리학 언어학, 전산한, 신경과학 등 인접 분야의 여러 이사님들과 회원들과 접촉하는 동안에, 저는 저보다 인지과학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훨씬 뛰어난 많은 운영진들, 선배교수님들, 회원님들로부터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을 수 있었고, 그런 와중에 제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한국의 인지과학 20년의 전통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학계에서도 다학문간의 학제통합적 학회의 모범적 사례이고, 앞으로도 계승 발전 시켜나가야할 중요한 학문적인 기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다 아시다시피 20년전 대우학술재단의 독회 지원으로 그저 몇분의 전공관련되시는 분이 모여서 시작했던 모임은 오늘날 회원수 구백여명과 다섯 개의 주요전공분야, 기타 6개의 대학원 협동과정과 수많은 관련 연구소와 랩을 포함하는 한국의 인지과학회로 발전되었습니다. 저는 어제 어떤 말씀으로 여러회원님들께 인사말씀을 드릴까 고민하다가, 도대체 무엇이 이처럼 인지과학회의 발전의 동력이 되었을까를 곰곰 생각해보았습니다.
과학철학을 공부하는 저는, 개인적으로 1980년대를 기준으로 20세기말에 과학사적으로나 어찌보면 보다 넓게는 인류문명사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혁명적변화가 일어났고, 이 두가지 변화는 줄여말하면 “인지과학”에서의 혁명이라고 줄여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변화는 무엇보다 1980년대의 인간의 뇌에서 발견된 Neural Network의 발견과 인지과학들에 의해 밝혀진 몇가지 중요한 학습 알고리즘의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술적으로 두뇌의 신경망에 대한 발견과 연구는 시기적으로 훨씬 더 앞으로 소급할 수있지만, 80년대와 90년대의 신경망과 신경망의 알고리즘의 발견은 우리가 알고있는 “인지과학”의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1999년에 미국에 연구년차 방문했을때, 그곳의 학자들이 “cognitive revolution"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 두 번째 변화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 개인용 컴퓨터의 전세계적인 대량보급과 이를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해낸 1990년대 이후의 정보통신상의 혁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우리나라의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가 도입것은 1980/1년도 라고기억합니다. 기네스북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저는 제자신이 한국에서는 거의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하고 보유한 사람이라고 지금도 믿습니다.1980년 겨울 일본서 저의 형님이 김포공항을 통해 들여오려던 ’기계‘는 세관 당국이 무슨 기계인지 파악을 못해서 2개월 후에야 2백만원의 관세를 물고 통관이 되었습니다. 이기계는 애플/IBM머신 이전의 코모도 64k 모델이엇습니다. 또한 제 기억으로 적어도 외대의 최초의 인터넷 서버는 90년대초엽에 HP 서버였고, 당시 한 1년간은 아무런 사용자가 없어서, 저 혼자 콘솔모니터로 외국사이트를 접속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웹이 없던 시절입니다.)
이제 우리가 살고있는 21세기 초엽의 시기를 “정보 통신사회”, “지식정보화 사회”라고 부르는 것은 이미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렸습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은 이미 우리의 삶자체를 변화시켰고 이미 우리의 삶의 방식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겨우 25/6년간에 일어난 변화라고 믿기 어려운 “혁명적인” 변화가 실제로 일어났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고있듯 그 단초는 인지과학적 혁명에서 주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학문적 과학적 혁명이 어떤 21세기를 인류에게 약속할것인가는 저자신 성급한 미래학자들이나 과학주의자들처럼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챨스다윈의 위대한 아이디어로 19세기말에 시작한 과학으로서의 생물학(Biology)는 지난 세기 50년대말의 DNA 이중나선의 물리화학적 구조를 발견함으로써 혁명적 발전의 기틀을 잡았습니다. 거꾸로 세어보면 오늘날 IT에 이은 BT의 발전은 적어도 50년의 세월이 걸린 지난한 작업이었던 듯이 보입니다. 이제 인지과학 혁명이후 햇수로 25년 남짓, 어찌 보면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의 인지시스템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한 조각 끝에 겨우 도달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 자신 개인적으로 21세기의 정보통신지식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이 자리에 계신 우리학회의 회원들 다시 말해 한국의 인지과학자 한사람 한사람의 역량과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오늘학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일은 자축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회는 늘 전체 회원들이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배우는 잔치요 축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을 위한 조촐하지만 잔치상을 차렷습니다. 마음껏 즐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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