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획예산처가 2005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은 520개로 올해보다 42개나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도서관 숫자가 늘어나는 게 무슨 소용일까? 지난 6월 말에 모 신문에 실린 아래 기사를 보면, 도서관은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내실 있는 운영, 무엇보다도 장서 구입 예산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기왕에 있는 도서관이나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떨지.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광주시의 공공도서관에 장서가 부족한데다 열람석이 일반인 위주로만 운영돼 지역의 문화 교육센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지역 공공도서관은 모두 12곳. 시 교육청이 운영하는 중앙 등 5곳과 시가 운영하는 무등 등 3곳, 구청 운영 3곳,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운영 광주점자도서관 등이다.
▽보유 장서 태부족=광주시가 운영하는 무등, 사직, 산수도서관 보유장서는 41만1500권으로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시행령’에 규정된 법정 장서 수 58만2000권보다 17만500권이 부족해 법정 장서률이 70% 수준에 불과하다. 1981년 개관한 무등도서관의 경우 법정 장서수는 28만8000권이나 현 보유 장서는 21만6300권으로 7만1700권이 부족하다. 시립 3개 도서관의 연간 도서구입비는 주간, 월간지, 신문 등 연속 간행물을 포함해 2억 원에 그치고 있다.
또 올해 3개 도서관 연간 운영예산 22억원 가운데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한 자료구입비(국비 포함)는 전체 예산의 13%(2억8800만원)에 불과하다. 도서 구입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이 요구하는 전공 참고서적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문학과 베스트셀러 등 신간 서적도 제때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 열람석 위주로 운영=광주시교육청이 관리하는 5개 공공도서관은 아동, 주부, 노인, 장애인 열람석 규모가 공공도서관 기준시설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시행령은 공공도서관의 경우 어린이를 위한 열람석은 전체 열람석의 20%이상,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전체 열람석 10% 내에서 필요한 시설 및 자료를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도서관은 전체 800석 가운데 아동 주부 열람실은 11%인 88석에 불과하고, 금호교육문화회 도서관도 2115석의 열람석 가운데 100석만 확보돼 4.7%에 그치는 등 5개 도서관 모두 시설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 도서관의 노인 및 장애인 열람석은 시설 기준치인 10%에도 크게 못 미치는 평균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준에 맞게 일반 열람석을 어린이와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석을 마련하고 일반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동아일보, 2004-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