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림잡아도 일본의 자동차는 3,40%가 경차인 것으로 보인다. 기름이나 세금, 모든 부분에서 일반 승용차의 절반수준이니 그 혜택을 즐기고 누릴 줄을 아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나가사키로 가는 도중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찍은 것인데 경차들은 저렇게 노란 번호판을 달고 있다. 한국 같으면 저런 돋보이는 번호판도 싸구려 티를 튀게 하는 차별적 발상이라며 당장 같은 색깔로 바뀌어 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아무도 그런 대칭의식을 경험하지 않는 듯---. 잘 가꾸어지고 관리된 자연 환경으로 인해 대기 중에 먼지가 없다보니 모든 차량들이 어딜 가나 저렇게 눈이 부시도록 깨끗하다.
다음 사진은 태재부 천만궁앞 거리의 모습이다. 학문의 신으로 받들어 지는 어떤 고명한 학자를 기리는 신사가 있는 곳인데 거리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길가에는 지역의 특산품, 토속음식들을 팔곤 하는 데 우리의 전통 음식처럼 대개 자연식품들이다. 그 맛들이 혀를 살살 녹인다. 거리 디자인이나 고풍스러운 분위기로는 우리가 인사동 문화의 거리를 자랑스레 말하지만 일본은 시골의 작은 도시에서도 인사동거리에 필적할만하거나 그에 준하는 아름다운 거리들이 있다.
다음은 후쿠오카 옛 성터자리, 오호리 공원의 한 벤치의 모습이다. 주위에 쓰레기통이 멀리 떨어져 있는지 누군가가 대신 깡통을 달아 놓았다. 쓰레기통으로는 너무나 작은데 그 작은 입에 내용물이 오버했다. 일본에서나 볼 수 있는 코믹한 그림으로 보여 한 컷---.
질서 있게 움직이는 일본인들--- 국내관광도 대개 저렇게 유니폼을 입은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행동하는데 아이들에서부터 노인들까지 신기할 정도로 ‘착하게’잘 따라 다닌다. 나가사키 원폭기념관에서는 한 노인의 안내를 따르는 초등학생들을 볼 수 있었는데 모든 아이들이 할아버지 안내자의 맨트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그 내용들을 수첩에 받아 적고 있었다. 수십 년 전, 일본말을 잘 할 수 있는 우리 한국의 어떤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경주국립박물관에 갔던 내용을 썼던 칼럼이 생각난다. 그곳에 일본의 어떤 초등학생들도 수학여행을 왔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산만하게 뛰어 다니며 떠들고 있었고 일본 아이들은 너무나 진지한 질서를 보였던 것. 그 인상적인 ‘차이’를 일본 아이들이 먼저 느꼈는지 그 중의 한 아이가 자기 선생님께 질문을 하더라는 것이다. “선생님! 쟤들은 왜 저렇게 산만할까요?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그때 그 곳에서 일본말을 아무도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한 일본선생님 왈 “응! 쟤들은 우리 식민지가 될 정도로 가난하고 못 배웠거든---지금은 우리가 미국과의 전쟁에서 지는 바람에 잠시 물러나 있지만 머지않아 우리가 쟤들을 다시 지배 할 수 있지 않겠니?”
질서와 무질서의 차이를 지나치게 자신들의 잣대로 평면적으로 비교, 우월의식을 경험하는 그 일본인 선생의 심리기제도 확실히 좀 오버하는 면이 있지만 어릴 때부터 질서의식을 통해 시스템적인 사고를 몸과 의식에 익히는 저들의 기초 경쟁력은 우리가 진지하게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진정한 ‘극일’을 위해서라도---.
그 다음 그림은 구마모토 시내에 운행되고 있는 전차바닥. 근대화 초기부터 운행되었던 전차가 지금도 버젓이 주요 교통수단으로 운행된다. 철로든 전차이든 낡고 닳은 그대로인데 바닥도 그림과 같이 나무 바닥이다. 모든 것은 아날로그 그대로지만 전차 안 천정에는 다음 역을 알리는 디지털 화면이 붙어 있다.
구마모토 역전의 플랫포옴 가로등 모습이다. 옛스럽고 고풍스런 이미지가 멜랑꼴리한 아름다움을 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기차에 대한 향수와 그 그림에 등장하는 기계와 가로등 같은 그림소품들을 보며 느꼈던 묘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라는 것이 끝없이 부정되고 단절되어야 할 역동적 시간으로 경험되지만 일본인에게서는 저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고 한 몸으로 배어있다.
다음은 일본의 거리, 골목을 나타내는 표식. 니시자카, 즉 ‘서쪽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나가사키, 저 언덕 위에 막부 시기 26인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당한 성지가 있다. 일본의 국기처럼 일본의 디자인은 선(禪)불교의 영향인지 단순한 면이 녹아 난다. 간판에서든 상품의 광고에서든 신문편집에서도 그런 단순 명료한 ‘힘’들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공동묘지의 모습이다. 시내 한 복판에도 버젓이 저렇게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화장 문화이기 때문에 저런 납골당들이 혐오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고 친근하다. 때문에 저런 공동묘지가 있다고 해서 주변의 땅값이 떨어지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한다.
다음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본 지명수배 그림이다. 우리나라의 전단보다 훨씬 범인의 인상착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얼굴모습이 큰 것이 특징이다. 지금 쯤 저 양반도 붙잡히지 않았을까? 사람을 죽이고 이렇게 국제망신까지 당하고 있으니---. 그러니 차카게 살아야지---.
마지막으로 깜찍한 일본의 어느 주차선. 가고시마 인근의 한 식당 주자창이다. 저렇게 차량사이의 공간을 미리 벌여놓는 실용적 지혜, 역시 일본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
칭구들 늘 건강하시라! 여행도 건강할 때나 할 수 있는 것잉깨로---태재부 천만궁 앞에서 한 컷!
첫댓글 구마모토 스케치...잘봤네, 이렇게라도 가끔 얼굴 볼수있어 좋구만 여행길에 좀 수척해보이네 언제 실물 한번 봐야 할텐데...
음식 땜에 고생 좀 했다---그 놈의 일본음식 하루 이틀은 달짝지근하니 혀에 붙어 좋더니 사흘 부터는 마 미치뿌겠더라! 그 때부터는 일본인들의 지나친 설탕맛 친절도 니글거리고--- 고춧가루 맛이 그렇게 위대한 줄은 첨 알았다. 인성이 아재는 다른 나라 여행을 자주 해서 이미 초월했겠지만---
구경 잘 했다. 같은 곳을 다녀와도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수준에는 많은 차이를 보이시네.역시 하는 생각이 드네. 종종 좋은 내용 올려 주시게.
서승덕 성령이 충만한 모습 보기가 너무 좋아.그런데 일본여행은 김치 혹은 고추장이 기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