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빠진 몸매와 수려한 외모.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플레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로 통한다. 그와 동시에 여성팬들의 마음을 훔치는 ‘섹시 가이’이기도 하다. 호날두가 등장하는 곳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찬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의 좋은 기사거리가 된다. 하지만 호날두의 마음을 빼앗는 분야는 오직 하나. 바로 축구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었던 호날두. 그는 ‘세계 최고’가 된 이후에도 가슴 속에 커다란 야망을 품고 있다. 호날두의 야망이 무엇이냐고? 그것은 바로 세계 축구의 역사를 자신의 두 발로 새롭게 써내려가는 것이다. 우리는 호날두에게 열광한다. 왜? 축구를 잘하니까. (사진=연합뉴스) 숨 막히는 접전. 한 골이면 승패가 뒤바뀌는 상황.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항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경기를 주도한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8만 좌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주목하는 선수가 바로 호날두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호날두가 뭔가 해주리란 기대감이 있다. 호날두는 언제나 그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축구공을 이용해 팬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플레이를 축구장에서 완벽하게 그려낸다. 스페인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도 호날두처럼 완벽한 그림을 그려내지는 못할 것이다. 호날두가 축구장에서 그려내는 그림은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그 누구도 호날두를 따라 할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8만 관중들이 호날두에게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축구 능력만큼은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도 호날두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호날두와 메시는 서로 다르다. 메시는 자신을 향한 주위의 시선을 즐기지 않는다. “가끔 나를 향한 주위의 기대가 부담이 될 때가 있다. 축구가 좋지 않았다면 일찌감치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조용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라고 밝힌 선수가 바로 메시다. 자신을 주목하는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까닭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다르다. 그는 주위의 시선을 즐긴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열광하는 팬들의 환호를 먹고 사는 할리우드 배우처럼 말이다. 호날두에게는 분명 스타 기질이 있다. 그는 팬들이 열광하는 환호 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화려한 플레이를 펼친다. 호날두를 향한 팬들의 환호를 잠재우기 위해 상대 수비수가 달려들면? 그는 현란한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빠르게 돌파한다. 그리고 벼락같은 슈팅! 호날두의 발을 떠난 축구공은 그대로 상대 골망을 가른다. 호날두에게는 자신의 슛이 상대 골망을 흔드는 순간이 가장 즐겁다. 세상을 모두 가진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을 넣고 어린아이처럼 기쁨을 표시하는 선수가 바로 호날두다. 때로는 자신의 멋진 플레이에 흠뻑 빠져들어 거만스러운 세리모니를 펼치기도 하지만 팬들은 호날두의 이런 모습까지 사랑한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카카, 메수트 외질,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 마리아 등 슈퍼스타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조도가 가장 높은 헤드라이트는 역시 호날두를 향한다. 호날두가 공을 잡을 때면 관중들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경기장의 온도는 삽시간에 뜨거워진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우고 산체스, 라울 곤잘레스,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를 빛낸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열광시켰다. 이들이 모두 떠난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슈퍼스타는 바로 호날두다. 이제는 호날두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열광시키고 있다. 최고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호날두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축구장 안에서 호날두는 맹수처럼 저돌적이고 용맹스럽다. 하지만 축구장을 벗어나면 화려한 액세서리와 멋진 패션 감각으로 몸을 치장하고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러한 호날두의 모습은 축구선수라기보다는 할리우드 스타에 가깝다.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미녀들이 넘쳐난다. 리오넬 메시가 지네딘 지단처럼 소박한 삶을 살고 있다면 호날두는 데이비드 베컴과 같이 화려한 일상을 즐긴다. 뛰어난 축구실력과 아름다운 여자친구(이리나 샤크)까지 보유한 호날두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위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축구에서만큼은 철저하다. 그는 훈련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휴식기에도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훈련을 실시하는 호날두다. 좀처럼 부상을 당하지 않는 강인한 내구성도 평상시의 꾸준한 훈련 덕분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말을 들어보자. “레알 마드리드에서 호날두보다 빨리 훈련장에 도착하는 선수는 없다. 가끔은 ‘이 녀석이 훈련장에서 잠을 잤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호날두는 훈련장에 일찍 도착한다. 정해진 훈련 시간을 정확히 맞춰 훈련장에 나타나는 무리뉴 감독도 대단하지만, 그 누구보다 빨리 훈련장에 도착하는 호날두의 철저한 준비 자세는 더욱 대단하다. 우리는 호날두가 언제 훈련장에 도착하는지조차 모른다. 팀원 가운데 호날두보다 일찍 훈련장에 도착하는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호날두가 훈련장에 일찍 도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 서두르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일찌감치 모든 준비를 끝내놓는 것이 마음 편하다. 사람의 일은 알 수 없다. 훈련장에 가는 길이 자동차로 꽉 막히거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정보다 일찍 출발하면 지각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훈련 시간에 늦을까봐 허겁지겁 서두르는 것보다는 일찌감치 출발하는 게 더 좋다. 그래서 보통 예정 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일찍 훈련장에 도착한다. 선수들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팀 훈련에서 할 수 없는 기술들을 홀로 연습한다. 어렸을 때는 드리블 연습을 했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프리킥을 주로 연습했다.” 카를로스 퀘이로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는 “전 세계 모든 축구선수들이 호날두처럼 행동한다면 세계 축구의 수준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호날두의 철저한 준비 자세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조세 무리뉴 감독,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 등 그를 지도한 모든 감독들이 칭찬하는 면이다. 스포르팅 리스본의 유소년팀 코치였던 레오넬 폰테스는 10대 시절의 호날두를 이렇게 기억한다. “호날두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열심히 훈련하라’라는 것이었다.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호날두는 우리가 ‘열심히 훈련하라’라는 말을 하면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다. ‘코치님, 전 열심히 훈련하라는 말이 가장 듣기 싫어요. 전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코치님은 제 본심을 몰라주는 것 같으니까요. 전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요!’ 그 후로 나와 코치들은 호날두에게 ‘열심히 훈련하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았다. 그 녀석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훈련하는 기특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호날두가 축구장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플레이의 이면에는 훈련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존재한다. (사진=연합뉴스) 기본기보다 위력적인 무기는 없다 186cm, 84kg. 호날두는 축구선수로서 이상적인 체격을 지녔다. 그리고 화려한 테크닉과 폭발적인 스피드, 놀라운 점프력도 지녔다. 아직 25세에 불과하지만 노련한 베테랑처럼 플레이할 수 있는 영리함까지 겸비했다. 그는 놀라운 운동 능력보다는 영리한 두뇌 플레이로 상대 수비수를 제압하는 플레이에 더 큰 자부심을 갖는다. 호날두가 이처럼 대단한 플레이들을 쉽게 해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대답은 바로 기본기다. 호날두는 드리블에 매우 능숙하다. 드리블뿐 아니라 슈팅과 패스 등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약한 발을 고르기 힘들 정도다. 프리킥과 페널티킥을 찰 때는 오른발을 사용한다. 하지만 공이 정지된 상황이 아닌 경우라면 양발을 모두 사용하면서 상대 수비수를 현혹시킨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기본기가 뛰어난 앙헬 디 마리아도 호날두의 탄탄한 기본기를 높이 평가한다. “호날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는 누가 달려들어도 몸을 돌려 넘어지지 않고 피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수비수가 다가오면 또 다른 동작으로 위기를 벗어난다. 호날두의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게임 속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환상적이다. 그에게는 다른 이들이 응원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호날두는 어릴 때부터 피나는 훈련으로 익힌 기본기로 화려한 축구 기술을 쉽게 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호날두의 플레이는 간단하다. 드리블, 슈팅, 패스. 이 세 가지 동작이 호날두가 펼치는 플레이의 기본이다. 그러나 기본에 충실한 호날두의 플레이는 그 누구보다 위협적이다. 호날두는 공간이 생기면 바로 슈팅을 때리고, 상대 수비수가 너무 붙어서 수비하면 바로 드리블로 돌파해버린다. 상대 수비수는 호날두가 드리블 돌파를 할 공간을 미리 선점할 수도 없다. 그럴 경우 호날두는 동료에게 패스를 건네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버리기 때문이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호날두의 플레이에 매료된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호날두는 가장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축구장을 최단 거리로 움직이는 선수가 바로 호날두다. 축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호날두를 수비하기 위해선 그와 딱 붙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호날두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스피드도 갖추고 있다. 자신보다 키가 큰 수비수의 머리 위에서 헤딩을 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도약력까지 갖췄다. 이런 선수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수비수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은 호날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호날두는 다른 선수와는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펼친다. 보통 공격수들은 득점만을 목표로 무절제하게 내달린다. 하지만 호날두의 태도는 팀플레이를 우선에 두고 있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호날두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그의 뛰어난 테크닉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난 아들을 위해 축구 교본 비디오를 만들어줄 생각으로 호날두의 플레이를 편집한 DVD 자료를 제작하기도 했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호날두의 플레이는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혼이 깃든 호날두의 골 세리머니는 100점 만점에 11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호날두는 아직도 연습벌레다 호날두는 2010~2011시즌 스페인 라 리가 16라운드 현재 17골을 기록 중이다. 리오넬 메시(8골)와 함께 라 리가 득점 부문 공동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11골), 니우마르(비야레알), 페르난도 요렌테(아틀레틱 빌바오/이상 10골), 주세페 로시(비야레알/10골) 등 라 리가의 내로라하는 공격수들도 호날두의 득점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AC밀란을 침몰시키는 맹활약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이번 시즌 라 리가, 챔피언스리그, 코파델레이에서 도합 25골 8도움(25경기)을 기록하고 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아직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후반기에 더욱 강해지는 특이체질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여섯 시즌 동안에도 전반기에 42골, 후반기에 76골을 기록했다. 라 리가 전체 38경기의 42%가량을 소화하고도 17골을 기록한 호날두가 현재 컨디션을 시즌 내내 유지한다면 지난 시즌 메시가 기록한 34골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뿐 아니라 한 시즌 40골이라는 라 리가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 작성까지 넘볼 수 있다. 텔모 사라(1950~1951시즌), 우고 산체스(1989~1990시즌)의 라 리가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 득점 기록(38골) 경신도 도전할 만하다. 호날두의 ‘미친 활약’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기록이다. 어린 호날두는 축구선수로 꼭 성공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11세 때 고향 마데이라를 떠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리스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디에고 마라도나, 루이스 피구의 플레이를 동경하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운 호날두. 그는 스포르팅 리스본 구단 최고의 유망주로 인정받았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몸속에 저장해뒀던 돌덩이 하나를 내려놓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몇 그램이라도 마음의 몸무게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어린 호날두는 그렇게 마음의 무게를 줄여 나가며 축구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자신의 야망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호날두는 현재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다.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면서 기록한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1660억 원)이 호날두의 가치를 입증해준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성장한 호날두의 꿈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호날두는 앞으로도 계속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활약하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말한다. 끊임없는 노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호날두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는 아직 25세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항상 호날두를 주목한다. 그러나 호날두는 자신을 향한 기대치의 무게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호날두는 그 이상의 플레이를 펼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호날두에게 열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