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페에서 퍼왔습니다..
글쓴이는 40대의 가정주부로 사료됨 ( 사실 정확히 알지만 그냥 ~~~)
1년여 전에 차를 끊었습니다.
20년 넘게 차는 내 생활의 참 중요한 한 부분이었지요.
소싯적 직장이 좀 멀었는데다 마땅한 대중교통편이 없어서
시작한 운전이지만 곧 운전을 매우 즐기게 되었습니다.
평소엔 나름대로 얌전한(?) 아줌마지만^^
핸들을 잡으면 나도 모르게 스피드 광이 되기도 했고요.
사실 운전을 좋아한 가장 큰 이유는 혼자서 운전하는
그 공간과 시간이 오롯이 완전 나만의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할 것이 있으면 운전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했지요.
그후 일은 그만뒀어도 차는 끊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런 나를 아는지라 처음 내가 차를 팔겠다고 했을 때
남편은 얼마나 가나 두고 보자는 분위기였습니다.
나아가 새차를 사기 위해 꼼수를 쓰느게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까지 했지요.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차없이 지내는 풍요로움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왜 진작 이런 결심을 하지 못했는지 아쉽지만
모든 게 다 때가 있는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우선, 마을버스와 전철과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니 평소보다
운동량이 많아져 체력이 좋아졌습니다.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시간을 넉넉히 잡아 외출하니 항상 마음에 여유가 있습니다.
운전할 때 못지 않게 전철이나 버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음도 알게 됐지요. 심지어
낮잠을 잘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던지….^^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건 동네 가게에서 그날그날 필요한걸
사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고백컨대 대형마트에 가서 왕창 사는게
그간의 내 구매형태였지요. 대형마트에 가면 싸고, 또 물건 회전도 빠르니
신선할거라는 믿음에서였습니다. 얼마만큼 그건 사실일겁니다.
동네가게는 좀더 비쌀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 가기까지의
시간, 에너지 소모를 값으로 치면 더 싸다고 볼 수는 없겠지요.
차를 없애고 나니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야채 파시는 할머니 모습도,
오밀조밀한 야채가게, 생선가게, 잡화점도 눈에 들어옵니다.
사실 대형마트는 마이카 시대의 산물 중 하나지요.
20여년 전만해도 울나라에 대형마트는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백화점 지하 수퍼 정도가 다였지요. 그러나 차가 일반화 되면서
재벌회사에서 무슨무슨 마트를 속속 열어갔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멀리 대형수퍼에 운전해 가서 왕창왕창 사는 걸
당연시 여기게 된거지요. 아이들까지 다 같이 장보러 갔다가
외식하고 집에 오는 게 일종의 가족 주말행사 같이 된 거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지구가 인류에게 더이상 연료를 제공해줄 수 없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수만년 동안 축적된 화석연료에서
우리가 뽑아 쓰는게 자동차 연료 뿐만은 아니지만,
일단 멀리 여행가거나 대형수퍼에 가서 장보는 일은 할 수 없게 되겠지요.
사실 수만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자원을 산업혁명 이래 현재까지
불과 300년도 안되는 동안 절반이상을 써버렸다고 합니다.
그중 태반은 최근 50년새 쓴거구요.
그런데 해마다 기름을 퍼내는 양이 늘어나고 있어 이대로라면
어쩌면 우리세대에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이며 그후 인류는
가내 수공업시대 정도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 모 대학 교수가 쓴
책에서 얼핏 읽은 건데 이름과 책제목이 기억 저편에…..히유! 누구 아시는 분?)
화석연료 매장량이 정확히 얼마만큼인지 알 수 없을 테니 그때가
언제일지 누구도 정확히 알수는 없을테지만
중국과 인도가 최근 어마어마한 기세로 기름먹는 하마로 돌변하고 있다니
이분의 경고가 가끔 솔깃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미국같이 큰 땅덩어리에 인구가
흩어져 사는 나라는 정말 큰일이겠지만 우리나라 같이 오밀조밀한
나라에서는 50년쯤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사는 것일뿐 큰 지장은
없겠다, 아니 뭐 오히려 세계화의 악령에서 벗어나 옛날 같이 촌락 중심으로
자급자족하며 적당히 불편하지만 사람사는 맛이 나게 살게 될수도
있겠다는 엉뚱한 상상도 해봅니다. 물론 앞으로 대체 연료도 개발되겠고,
현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모든 화학제품도 석유가 아닌 다른 무엇에서
얻어내는 방법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미국의 대통령이 될뻔한 앨고어가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던가?)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해마다 얼마나 많은 빙하와 만년설이 사라지고 있는지,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실감나게 설명하더군요.
그런데 온실가스 배출 1등이면서 아직도 교토협정을 외면하는 부시- 그를 보면서
이래저래 뉴올리언즈에 불어닥친 카트리나보다 더큰 재앙은 바로
그의 미 대통령 당선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웃과 환경을 생각하며 실천적 생활을 해오신 분들이 많을 텐데
주제넘게 주절거렸습니다. 얼결에 회원가입하고 눈팅만 하고 있자니
조만간 퇴출명령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불안 공포에 떨며 몇자 적었네요.ㅎㅎ
며칠 있으면 설인데….여성동포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모두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차를 끊고.....제목만 보고는 즐겨마시는 차 (茶) 를 끊어셨다는 걸로 오해했심다.. 그래서 제가 건방지게 ...(자가용 덜 타기) 라고 괄호안에 ...
마이카시대에 운전을 못한다?? 연지는 차를 타고 싶은데도 못합니다. 작년에 겨우 운전면허증획득해놓고 아직 그대로 있습니다. 진짜 이유는 환경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유.. 문제는 졸음입니다. 주행운전 연습중에도 졸음이 다 왔으니까. 이는 환경문제보다 더 잔인한 교통장애??
40세에 면허 취득했습니다.. 면허취득 전에는 차 없어도 살고, 차있음이 더 불편하고 암튼.. 나름대로의 논리로 게겼습니다만 이젠 불과 출근길 2킬로도 걷기 싫고 자전거 타기 싫어서 차 몰고 다니는 자신을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 합니다.. 그러니 아예 운전안하시는 좋으실 듯.. 그거 몰고 다니면 편리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잃는것도 많습니다,,... 확실히 주행연습 중에 졸음이??... 결정적인 면허발급 결격사유가 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