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의 사진은 철딱서니학교의 홈페이지에서 퍼 왔습니다.)
'킁킁...윽! 냄새...(지독해)...'
계분비료
지난 주에 드디어 자두마을에서 산촌유학을 하는 아이들이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 밭을 갈은 후에 아이들이 직접 그 밭에 닭똥비료와 쇠똥거름을 주었답니다.
쇠똥거름
갑판장이 초등학교 6학년생인 딸아이를 산촌유학을 보냈다고 하니 주변분들이 궁금한 점이 많은가 봅니다.
그 중 가장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몇 가지만 추려서 궁금증을 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철딱서니학교는 정규학력을 인정받는 학교인가요?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시는 것 중 하나가 철딱서니학교에 대해서 입니다.
철딱서니학교는 학교가 아니라 산촌유학을 온 도시아이들이 함께 모여서 생활하는 공간입니다.
즉,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기관이자 아이들이 먹고, 놀고, 자는 생활공간입니다.
철딱서니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중 초등학생은 200m거리에 있는 상평초등학교 공수전분교에 다니고,
2명의 중학생은 버스를 타고 양양에 있는 양양중학교에 다닙니다.
철딱서니학교에는 20명의 아이들이 생활을 합니다.
방과후 생활지도를 해주시는 철딱서니학교의 샘(선생님)이 6분이 계십니다.
전교생이 19명(6학년은 6명)뿐인 공수전분교에는 4분의 교사와 2분(?)의 보조교사가 근무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아이들마다 각각 자두마을의 가정과 자매결연을 맺어
마을주민들이 철딱서니 아이들을 친손자, 친조카 처럼 잘 보살펴 주십니다.
- 철딱서니학교에서 아아들은 무엇을 하나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잘 놀고, 잘 먹고, 잘 잡니다.
그러면서 자연을 배웁니다.
철딱서니의 아이들은 학원에는 다니질 않습니다.
컴퓨터도 없고, TV도 없습니다.
그 시간에 열심히 뛰어 놀기도 하고, 농사일도 하고, 지역축제에 적극 참여하며
그 곳주민으로서의 생활을 합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방문객이 아닌 그 곳으로 전입을 한 주민입니다.
-학원에 안 다닌다면 공부는 어떻게 합니까?
철딱서니의 아이들은 공부는 학교에서 집중적으로 합니다.
최소 1년간 그 곳에서 생활을 하며 농사일을 하다보면
밭갈기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땀의 소중함을 배울겁니다.
여럿이 생활하다 보면 배려와 책임감이 저절로 몸에 베일거구요.
형제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형제와 어울려 자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구요.
집과 부모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물론 부모들도 아이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구요.
- 아이를 산촌유학 보낸 것을 후회하지는 않나요?
갑판장네 딸아이가 철딱서니에서 생활을 한지 한 달 반쯤 지났습니다.
2주일에 한 번씩 딸아이를 볼 때마다 아이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쩍 성장해 있슴을 느낍니다.
현재까진 갑판장은 대만족입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친구샘의 감자심기 시범
딸아이의 말을 들어보면 자매결연을 맺은 가정의 가장이신 이광우 어르신께서 아이를 무척 이뻐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자장면이 먹고 싶을 때 찾아오라는 말씀에 딸아이가 다른 아이 한 명과 함께 어르신을 찾아 뵙답니다.
어르신과 함께 차를 타고 서면읍내(또는 양양시내)에 있는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을 맛나게 먹고 왔다가
철딱의 샘께 들통이 나서 혼난 적도 있답니다. ^^
수줍음이 많아 인사도 제대로 못하던 아이가 이제는 어른들께 인사도 곧잘 합니다.
감자를 심는 철딱서니들
암튼 아이를 매개로 자매결연을 맺은 산촌과 도시의 가정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갑판장은 기왕에 사먹을 먹거리라면 이왕이면 자두마을에서 구입할겁니다.
자두마을은 각종 산나물과 송이버섯, 친환경농산물이 풍족한 고장입니다.
또 어떤 분은 미래의 귀농을 꿈꾸며 사전포석으로 아이를 철딱서니로 보낸 분도 계시더라구요.
암튼 고향에 대한 개념이 아리송한 도시아이에게 고향의 개념을 심어준 것 같습니다.
덩달아서 갑판장도 고향(?)이 생겼구요.
아이가 산촌유학을 마친 후에도 그 근처를 지날 때 마다 철딱서니학교와 자두마을에 인사를 하러 들릴겁니다.
감자밭
아이들은 힘든 일을 했지만..
앞으로 흘려야 할 땀이 더 많지만..
그 과정을 통해 참 많이 느끼고 배울겁니다.
그 만큼씩 클거구요.
<늘 그리운 갑판장이 씀>
& 덧붙이는 말씀 :
(산촌)유학의 부작용으로 아이의 자립심이 강해져서
그 때문에 부모가 섭섭해 질수도 있다는 겁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