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 처음에는 표면적인 수준의 얕은 이해가 생기고, 그것이 많은 경험을 통해 점점 깊어집니다. 많은 경험을 하다보면, 우리의 지혜가 점점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혜가 생기는 과정이 바른 견해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야도: 깊은 이해가 바른 견해가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바른 마음가짐과 바른 견해에 대해 간접적으로 아는 지식만 있습니다. 법문이나 책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지혜가 깊어지면 어떤 경험을 할 때, 지혜가 이미 거기에 있습니다. 수행 초기에는 많은 과정들을 경험하면서 변화하게 됩니다. 일어나는 것에 대해 궁금해하며 서서히 변화하면, 읽어서 아는 지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들은 보통 체험을 많이 하고 사마디는 강해지지만, 이해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해가 조금씩 생긴다면, 수행하는 방식이 바뀔 것입니다. 이해가 자연적으로 일어나므로, 수행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수행하고자 일부러 애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됩니다. 그런 상태까지 스스로 발전해 가야 합니다. 수행을 계속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이해가 생기지 않습니다.
수행자: 바른 견해는 보는 마음과 많이 관련된 것 같습니다.
사야도: 네. 보는 마음에 지혜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바른 견해가 없을 때, 우리는 그저 지식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지식을 적용해서 관찰하고, 그런 견해가 옳은지 증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깊어지면, 관찰할 때마다 그러한 이해가 늘 같이 있게 됩니다.
수행자: 지혜가 계속 성장하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사야도: 전에 어느 수행자에게 ‘사람들의 지혜가 왜 계속해서 커지지 않는가?’하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매 순간 우리에게는 경험하는 것이 있고 대상과 마음의 접촉(觸)이 있으며, 마음이 관념을 가지고 그 경험을 해석하고 그 해석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뇌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것들을 하나씩 제거해 가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그 모든 것들을 다 깨끗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접촉이 일어나고 있고, 그와 동시에 번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혜가 계속 자라지 않는 것입니다. 새로운 번뇌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행자: 수행하지 않는다면, 더 나빠지겠지요. 더 많은 괴로움이 올 것입니다.
사야도: 지혜가 조금씩 자라지 않는다면, 번뇌들이 점점 커질 것입니다. 하나씩 하나씩 이해해 가며, 지혜는 서서히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노력을 하지만, 그에 비해 이해는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조금씩 이해해 나가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이해가 커지지는 않습니다.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잠재력을 갖추게 되면, 지혜가 크게 증장됩니다. 이는 일어나던 번뇌가 멈추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작은 지혜가 생기면, 바로 같이 번뇌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행자: 좀 전에 사야도께서 닙바나에 이를 때까지 사띠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닙바나에 이르고 난 뒤에는 사띠를 안 해도 되는 것입니까?
사야도: 의도적으로 사띠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띠는 이미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띠가 먼저 있고 나서, 지혜가 따라옵니다. 지혜에 대해서 조금 이해하게 되면, 사띠와 지혜가 같이 있게 됩니다. 더 많이 이해하게 되면 지혜가 먼저 있고, 사띠가 따라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는 따로 사띠를 둘 필요가 없습니다. 지혜가 있으면, 늘 사띠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띠·사마디·지혜가 늘 있을 때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면, 자신이 일부러 수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절로 수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그때는 수행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렇게 될 때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지금 한번 봐 보십시오. 대상을 보는 그 순간에 번뇌가 먼저 일어납니다. 좋아하는 마음이나 싫어하는 마음이 먼저 일어납니다. 그래서 늘 번뇌보다 사띠가 늦어집니다.
‘번뇌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그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늘 번뇌가 먼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번뇌는 굉장히 힘이 있습니다. 그 가속도가 굉장히 강합니다.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러시아가 가장 먼저 로켓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은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중간에 로켓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보다 늦게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로켓이 중력을 이길 수 있는 추진력을 계속 유지해야만, 우주의 어느 궤도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수행할 때에도 사띠사마디·지혜가 그렇게 계속 생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뚝 떨어지게 됩니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올라가면, 나중에 도와 과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중력이 번뇌고, 로켓 엔진의 힘이 지혜입니다.
_(밧단따 떼자니야 사야도, 수행과 지혜 中에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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