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워샴의 기러기 이야기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추운 겨울을 남쪽 나라에서 보내기 위해 달밤에 날아가는 기러기 떼는 ‘ㅅ’자형으로 줄을 지어서 날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왜 이렇게 날아가는 것일까요? 맨 앞에 있는 기러기가 대장이고 기러기 세계에도 위계가 있기에 이렇게 나는 것일까요? 오랜 연구끝에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모든 새들은 날기 위해 날개를 퍼덕이면 그 뒤에 있는 새에게 양력이 작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양력으로 인해 기러기 떼가 ‘ㅅ’ 자형으로 날면, 전체 기러기 떼가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71%를 더 멀리 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기러기 한 마리가 무리에서 이탈하게 되면 갑자기 혼자 날갯짓을 하는 게 아주 힘겹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앞에서 날아가는 기러기의 날갯짓을 통해서 자기가 보다 쉽게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기러기는 곧바로 기러기 떼에 다시 합류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앞서가는 기러기가 지치면, 그는 뒤에 있는 ‘ㅅ’자 대열 안으로 들어오고, 그를 대신해서 다른 기러기가 선두에 서서 난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자리를 바꾸어 가면서 대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뒤에서 나는 기러기는 함께 날아가면서 우는 소리를 자주 내는데, 그것은 우는 소리가 아니라 앞서가는 기러기에게 힘을 내서 날아가는 속도를 떨어뜨리지 말라고 격려하는 응원소리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기러기가 병이 들거나 총에 맞아떨어지면, 기러기 두 마리가 함께 대열에서 이탈하여 상처 난 기러기를 보호하고 돕게 됩니다. 두 마리의 기러기는 상처 난 기러기가 죽거나 상처가 회복되어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옆에서 함께 행오를 지어 날아가든지 다른 기러기 떼들과 함께 날면서 자기 떼를 좇아간다고 합니다.
오늘은 10주년 감사예배가 있는 날입니다. 지난 10년간 돌아볼 때 무엇보다도 느껴지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처음 개척을 위한 기도모임을 할 때부터 시작해서 중동고등학교로 인도하는 과정, 이후로 교회에 세워지는 모든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리에서 받았던 은혜. 다락방과 제자훈련 등 형제들과 말씀을 나누며 받았던 은혜. 복음을 전하는 현장에서 받았던 은혜. 연약한 형제들과 이웃을 섬기는 자리에서 받았던 은혜. 고통과 고난의 현장에서 형제들과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며 받았던 은혜. 이런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결코 지금까지 걸어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더불어, 함께 함의 기쁨을 또한 지난 10년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상징으로 삼는 조각보처럼, 각자의 은사와 은혜에 따라 하나님의 부르신 자리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섬겨주신 수많은 성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까지 교회가 아름답게 세워질 수 있었습니다. 기러기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함께 함의 유익과 서로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따라 걸어가는 또 다른 10년을 바라보며 걸어가길 바라고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