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사장님
이번에 불광장학생으로 선발된 박 재 우입니다.
우선 많이 부족한 저를 불광장학생으로 선발해주신 이사장님과 면접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에게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훌륭하신 면접관님들께서 긴 과정을 거쳐 제가 자격이
있다고 믿어주신 만큼 저도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성실히 최선을 다하여 불광장학회의 뜻에 함께하며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에 이바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불광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사실 못지 않게 저에게 큰 기쁨과 감사함으로 다가왔던 것이 이번 면접을
보기까지의 과정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저에게 항상 어려운 과제입니다. 경험도 많지 않을뿐더러
몇 번 안 되는 자기소개서는 항상 서류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었습니다.
제 자신의 문제도 분명 존재하였겠지만 저를 어떤 조직의 성격에 맞추어 표현하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가 제출서류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지원을 포기할 생각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모집공고를 다시 읽다가 자기소개서를 통해 ‘나는 이런 인간이다.’라고 외쳐보라는 문구를 발견하였습니다. 처음 볼 때는 그저 형식적인 문구인 줄 알았던 것이 그 때는 유달리 와닿았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통해‘나는 이런 점이
조직과 잘 맞습니다.’가 아닌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편하게 외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정말 제 자신을 담고 있는 자기소개서를 읽어보신 면접관님들께서 저에게 주신 응원과 격려는 말로 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사장님께서도 언급해 주신 기부에 대해 조금 말씀을 드리면, 제가 기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인들은 주로 ‘네 코가 석잔데 왜 그런 일을 하냐’, ‘세상 모르고 꽃밭에 살고 있다.’ 등의 말을 하고 심지어 농담 섞인 ‘위선자’라는 말도 들어보았습니다. 제 꿈이나 가치관에 대해 얘기를 할 때에도 반응은 대동소이했습니다. 물론 저에 대해 나쁜 마음을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고 저를 생각해서 하는 나름의 조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주위의 평가는 저를 움츠러들게 만들고 제 꿈은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것이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대학생 중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불확실함에 놓여있는 제 현실은 저를 더욱 흔들고 있었습니다.
제가 살아온 생각과 방법이 옳은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면접에서의 응원과 격려를 통해 이러한 의문들은 모두 해소되고 제가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이라는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 자신에 대해 물어보던 면접 질문들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사장님께서도 말씀하셨듯 정말 예상할 수 없고 뜬금없다고 생각되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제가 예상하고 준비했던 부분에서의 질문은 거의 없었지만 주셨던 질문들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질문이었지만 어떤 객체가 아닌 ‘나’에 대해 묻는 질문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답을 하다보면 어느새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고 있었습니다. 당황스러운 질문이었기에 세련되고 멋진 언어로 답을 하지는 못하였지만 ‘나’를 편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를 그대로 담은 자기소개서를 읽고 면접에서까지 나에 대해 들어 저를 잘 아신 분들이 해주신 응원과 격려는 제게 정말 벅차고 과분한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생소했고 제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기에 당황스러움을 넘어 다소의 불편함마저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그런 감정들은 지금 저에게 강한 확신으로 바뀌어 남아있습니다. 제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식이 제 생각보다 더 옳은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면접과 압박면접이 흔해진 요즘 면접을 통해 이렇게 확신을 얻어갈 수 있는 행운을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이것이 말씀하신 장엄인가하는 생각까지 이어집니다.
앞으로 언젠가 제 길에 대한 의심이 생기면 지금을 되돌아보며 이겨내겠습니다.
이미 장엄이 함께 하고 있는 저에게는 그런 의심이 다시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설송여래님의 말씀대로 제가 불광장학금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장학금의 수혜자가 아닌 장학금을 지원하는 모습으로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메일에 대한 답장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큰 감사함을 부족한 글재주로 표현하려다 보니 잘 써지지도 않고 고민도 길어져 많이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제 마음을 모두 담아내진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담아내지 못한 부분은 앞으로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이사장님, 면접관님들과 더불어 불광장학회를 위해 힘쓰시는 모든 분들과 장학금 마련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