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초상화
맘속 유년의 기억을 기워
모래사장 위에 그려놓은 가물가물
나의 어머니.
정말 미치도록 보고 싶어서
밤바다 모래사장 위를 걸어가면
타는 노을로 붉어지던 어머니,
바닷길, 색동저고리 다소곳이 입으시고
밝게 웃으시며
때론 외로운 갈매기로 서성이던 어머니,
달빛에 당신을 깨워놓고
흐느껴 울어본 지 수십 년.
깊은 저녁, 새들은 저마다
둥지를 찾아 어디론가 떠나가고
외로운 조각배 하나
통통통 당신의 기침소리로 깨치면
혹여나, 당신이 있을 것 같아
먼 하늘 바라보았죠.
밤이 익을 무렵
당신 닮은 별 하나 따다
흐린 내 눈가에 보고픔 적셔 붉게 물들면
당신의 초상화가 별무리로 집니다.
스러지는 그 몸짓 못내 아쉬워
그토록 서러운 밤은 없었지요.
행여나, 누군가 올 것 같아
바닷길 무작정 걷던 나날들
철썩이던 파도는 그 맘 달래려 조용히 문을 닫고
어둑어둑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어머니.
씻긴 당신의 체취
하얀 물보라 꽃으로 피어나고
아침 햇살 눈부시게 맞이하며
나지막이 불러보는 그 이름
서른아홉 꽃나이
가슴 속 화석이 된 나의 어머니!
어머니,
서녘별 사이로 또 노을이 집니다.
카페 게시글
좋은 시
어머니의 초상화
직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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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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