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y and Gentleman,
Here is a Super Ultra Innocent person!
오정삼(본회 이사, 인터넷신문 바로코리아 발행인)
ㅋㅋㅋㅋ 요즘 매스컴을 좀 타는 제법 흥미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이유인즉슨 지난해 12월 1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공모한 ‘좋은부모되기, 사교육없는 자녀교육성공사례 공모전’에서 나의 발표내용이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일어나고 있는 경험들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매스컴의 관심에 대해서 나의 성격상 사뭇 부담스러움을 느끼면서도 적당히 응하고 있는 데는 나름 어느 정도의 호기심도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생전 신문사나 방송국 근처에 가본 적도 없는 촌놈아닌 촌놈이 “뭔데 방송이란 게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라는 호기심에 몇 번 취재에 응하다보니 질문의 한결같음에 놀라움을 느낀다.
(사실 이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EBS방송국에 생방송 출연이 예정되어있다. ㅋㅋㅋ 분장실에서 화장이란 거 한번 해보겠군.ㅋㅋㅋ 손범수 아나운서가 MC라는 데 “1대 100”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시켜달라고 해볼까 ㅋㅋㅋ)
“딸에게 한 번도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다는데, 어떻게 중학교 3년 내내 전교1등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까.?”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 우리 식구들이 자주 보는 어느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외치는 “1등만 기억하는 이 더러운 세상”)
여하튼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절대 한번도’라는 ‘슈퍼, 울트라 이노센트’의 결정 덩어리이다. 하지만 세상에 어찌 그런 절대 순수의 덩어리가 있겠는가? 사실 공부라는 게 혼자 될 일인가? 누군가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학교든, 학원이든 본인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언자로서의 진정한 멘토가 될 수 있으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없을 것인데.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단지 경제적인 이유로 돈 안드는 사교육만 찾아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아빠표 과외’를 선택한 것인데 ‘사교육 절대 No!’로 몰아가는 게 부담스럽다.
물론 지난해 우리사회의 교육비 규모가 사상 최대 40조원이었고, 그중 19조원이 사교육비 명목으로 쓰였다고 할 뿐만 아니라, “애들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자식 많이 낳기가 겁나는” 세상에서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인 모델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는 길이 그나마 겁먹은 우리시대의 학부모들에게 위안을 가져다 줄 수 있을 듯은 하다. 아무리 그래도 ‘절대순수’의 허상을 좇는 모습은 우리를 더욱 우스꽝스럽게 만들 뿐이다.
한 가지 더.
드디어 선거철이 오긴 왔나보다. 여기저기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의 출판기념회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덕분에 지난 주말에도 시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한 친구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 출판기념회의 목적은 여느 경우와 마찬가지로 세 불리기와 세과시. 나아가서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에 실질적인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낙점 받기.
(이런 저런 거 보니 참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있어도 정치라는 게 요상스러운 거이다. 정치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듯 ㅋㅋㅋ)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든 주인공을 ‘슈퍼, 울트라 이노센트’로 치장해야 하는 상황. 이 상황에서 참석한 우리 모두는 아무런 주저함 없이 ‘영웅만들기’에 동참한다. 우선 화환 쫙 깔아놓고,, 늘 1등만 하던 주인공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에 뭉클한 가슴을 쓸어내리고, 그의 찬란한 업적에 이르러서는 알아서 열광해준다.(물론 어김없이 이 순간에도 우리는 “1등만을 기억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던가. 나또한 아무런 의심없이 친구를 응원하고, 친구의 당선을 기대한다.
“세상이 어차피 그런 거라면 그래도 열심히 살아온 내 친구가 옳은 거이 확실허지.” 하면서 말이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10명 남짓 탄 40인승 버스 안에서 나는 아들의 병마 때문에 오랫동안 아들과 함께 단식을 경험했던 한 후배에게 ‘한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다 힘이 남아서 하는 일이죠.”
-김상진기념사업회 회지 '선구자81호'에서 인용.
첫댓글 요즈음....참 싱싱하게 다가오는 현실이네요. 저 양반 글 참 잼나게 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