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밤에 마누라랑 싸웠지
늘 둘이 나란히 누워 자는데 어제 실수를 하는 바람에 날더러 꼴도 보기 싫다고 방에서 쫒아 내더라고
늙으면 마누라가 시키는데로 해야 밥이라도 얻어 먹잖어
나가라면 나가야지 어쩌것어
뭔 일이냐고??
말하자면 내가 사고 아닌 사고를 쳤지
오후3시 마누라가 병원 약타러 간다고 태워 달라고 해서 같이 나왔지
우리집은 시골 촌집아라서 도어록이 없이 열쇠로 문을 여는데 돈이 없어서 도어록으로 못 바꾸고 살어
그래서 열쇠가 따로따로 가지고 다니지
나는 차키하고 같이 묶어 놓으니 편한데 마누라는 열쇠만 가지고 다녀
문을 열고 나서는데 문을 잠근 마누라가 먼저 저만치 가고 나는 신발끈을 매다보니 따라가는 꼴이 되었지
그런데 칠칠맞은 할매가 열쇄를 떨어 트린것도 모르고 간거야
길바닥에서 주어 들고 가서 줬으면 사단이 안 나는건데
이걸 주머니에 넣었지뭐야
그리고 열쇄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고 말았지
병원에 데려다주고 나서
오면서 핸드폰으로 내가 만든 노래를 틀고 왔어
오다가 작목반 놈들을 만났지 뭐야
끌려가서 백원짜리 섯다판을 벌렸어
백원짜리라고 무시하면 안되지
우리는 섯다도 석장짜리 섯다를 하거든
그래서 재수없으면 이삼만원은 잠깐이지
삼만원 잃으면 무조건 빠져야해
돈이 많아도 더 못하지
핸드폰은 노래 듣다가 차에서 내렸더니 차에 그대로 있고 나는 섯다판에서 놀고
이게 사단이 난거야
마누라가 집에와서 열쇠로 문을 열려고 찾으니 열쇠가 없잖어
나를 찾는다고 전화를하니 전화는 안 받지
행방불명이 된 내가 되 버리고 말았는데
마누라는 집에도 못 들어가고 세시간이 넘도록 문 앞에서 나한테 전화만 한거야
열이 얼마나 바쳤겠어
한참 놀고 있는데 뒤 늦게 온 놈이
헝님 차에서 핸드폰이 울린다는거야
이 때 내가 눈치를 챘어
아차 일났다
일 났어!!!
마누라 열쇄 생각이 난거야
부리나게 집으로 달려 왔더니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 눈은 귀신이 된 것처럼 무서웠어
능청을 떨며 왜 그러느냐 물었지
열쇄 예기는 하지도 않고
왜 전화를 안 받느냐고 따지데
그래서 여차여차 이야기를 했더니 정신머리가 그렇게 없냐고 차에 전화기는 왜 두고 다니냐는거야
그럼 자기는 정신머리가 있는건가
나도 열쇄 이야기는 입을 꾹 닫았지
괜스레 예기 했다가 덤테기 쓸것 같아서
그러고는 몰래 열쇄를 화단에 던져 놓았지
저녁내내 투덜거리더라고
미안 스럽고 죄송해서 진정하시라고 뒤에서 끌어 안아 줬더니 더 화를 내
아니?
이렇게 미운 놈하고 우찌 살았단 말인가
화도 날 만큼 났으면 풀줄도 알아야지
날이 갈 수록 고집불통이 되어가
결국 잠자리에서도 쫒겨났어
나도 홧김에 안 먹던 술을 반병을 나발을 불고 쇼파에 누워 자다가
방에서 자던것처럼 몸을 돌리다가 떨어져 아파서 죽는 줄 알았지
내 자리가 아니라 자는것도 힘들어 새벽에 살금살금 기어 들어가 누었지
알면서 가만히 있더라고
마누라도 내가 옆에 없는데 잠이 오겠어
옆으로 올 때를 바라고 바랬겠지
그래도 아침은 얻어 먹었어
열쇄는 말이지
화단에서 주었다고 하면서
.......
ㅎㅎㅎ
사는게 왜 이리 힘드노??
첫댓글 소리재님 지혜
놀랍습니다
아이구~~
고생 하셨어요 ㅎㅎ
ㅎㅎ 잼있게 읽었어요
2편도 써주세요
불혹시절부터
마나님께서 집안 최고
지존으로 모셔야
가정의 평화와 행복이
충만해 진다지요..
소리재님
힘드신게 아니고
행복의 엄살 같습더~하하^^
사람사는건 다 거기서 거기지요ㆍ재밌게 잘 읽었습니다ㆍ열쇠 처리도 지혜롭게. 잘 처리 하셨네요ㆍ
ㅋ ㅋ
행복해 보이십니다
두분건강하시고 좋은일만
있으세요
일산 할무니시네
일산 할배입니다
방~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