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정말 매력적인 도시다. 경복궁 주변으로 인왕산, 북악산 그리고 북한산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조선 시대의 흔적들과 마주할 수 있음은 물론 곳곳에 있는 고궁과 궁역에서 바라보는 서울 N 타워의 매력은 국외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도 찾아보기 힘든 포인트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더불어 고궁을 제외한 두 가지 매력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북촌한옥마을에 대한 사진과 이야기를 함께 풀어볼까 한다. 수년간 서울에 머물면서 여러 차례 다녀왔던 북촌한옥마을이었지만 인적이 드문 아침 일찍 이곳을 찾은 덕분에 편하게 셔터를 누를 수 있어 좋았던 순간을 이번 여행기를 통해 함께 공유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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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촌한옥마을까지 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내려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약 10분 정도 도보로 이동하다 보면 북촌한옥마을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나온다. 주변에 한옥들이 즐비해 있어 초행자는 길을 헷갈릴 수 있지만,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쉽게 초입 부분까지 도착할 수 있다.
입구에 도착하면 전봇대에 사람이 사는 공간이므로 여행객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소음에 주의해 달라는 안내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안내판과 함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면, 맞다. 알맞게 도착한 거고, 지금부터는 천천히 한옥들을 보며 산책하듯 여유롭게 주변을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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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을 가장 효과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북촌 9경이라고 많이 알려진 포토 스폿을 찾아 사진을 남기는 것이 많이들 행하는 방법이다. 지대가 다른 곳에 비해 높은 곳에 한옥들이 밀집된 탓에 주변으로 경복궁과 창덕궁을 배경 삼아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부러운 마음이 절로 들게 만든다. 그러면 이곳은 언제부터 형성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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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형성된 양반촌
우선 북촌한옥마을의 위치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서울 북쪽에 있는 한옥 동네라는 뜻으로, 왕족, 양반, 관료 출신들이 모여 살았던 곳으로 '양반 동네' 라고 불렸다고도 한다. 조선의 제1궁 그리고 실질적 통치의 중심을 도맡아 해온 창덕궁과 근접한 거리에 자리한 덕분에 입지 조건도 그렇고 참 절묘한 곳에 자리 잡았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 더불어 당시에는 없었을 고층 빌딩들 때문에 한양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저잣거리와 당시 한양 도성 내부의 모습을 잠시나마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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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가 무너지고 일제강점기 당시였던 1920년 한옥 일부가 증, 개축되고 1992년 한옥보존지구에서 해제되어 한옥 이외에도 일반 건물들이 서서히 들어섰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의 한옥과 일반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여전히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예전에 밤늦게 야경을 담으러 이곳을 조용히 방문했을 때 한옥 대문을 열고 나와 택배를 찾아가는 모습은 그들에게는 일상이지만 나로선 상당히 오묘했던 경험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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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진 포인트와 함께 돌아보기 '북촌 8경'
당시 양반가들의 살던 그 모습을 상상하며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서울의 고궁과 함께 북촌한옥마을은 정말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을 처음 찾았다면 북촌 8경으로 불리는 사진 포인트와 함께 돌아보는 것도 이곳의 요소요소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간단명료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사진에 보이는 장면은 8경 중 4경으로 날씨 좋은 날 이곳에 와보면 인증사진을 남기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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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서울 N 타워의 절경도 놓치지 말고 한옥과 함께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담아보도록 하자. 앞서 언급한 북촌 8경에 담겨 있는것은 물론 북촌한옥마을 곳곳을 다니다 보면 나만의 사진 장소 또한 발견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여기서만 즐겨볼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에 자신 있는 사람들은 심심치 않게 북촌한옥마을 사진 공모전 또한 진행되고 있으니 수상의 영광 또한 노려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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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곳
서울에 살면서 서울이 좋은 이유는 지난 10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에 있다. 그 관점에서 북촌 한옥마을은 참 매력적인 곳으로 서울 N 타워를 포함해 조금만 돌아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있는 덕분에 한옥 기와들 너머로 고층 빌딩들을 어렵지 않게 겹쳐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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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에 들어오기 전 현세에 머물고 있다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한옥에만 집중해 본다면 그 시대의 양반네 들이 살았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덕분에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거기에 우연히 문을 열고 나와 일 보러 나오는 거주민들을 마주한다면 묘한 기분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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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아 근현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 또한 북촌한옥마을 골목골목에서 느껴볼 수 있다. 지난번 안동 여행에서 안동 하회마을에 다녀왔을 당시 대문 앞에는 한지에 크게 '입춘대길' 이라는 한자가 적혀 있어 여기가 정말 조선 시대인가 싶었지만,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되고 나서 정비가 된 모습과 대문 앞에 걸려 있는 한자 이름은 우리가 겪었던 일제 시대 당시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만들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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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북촌한옥마을 가장 높은곳에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 "북촌 전망대"
잘 형성된 한옥을 돌아보고 있다 보면 북촌 한옥마을 전망대로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는 갤러리, 화랑으로 잘 꾸며진 곳으로 음료를 포함한 입장료 5,000원에 이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서울 시내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이날은 특히 바람이 많이 불어 구름이 빠르게 공기의 흐름 따라 움직이고 있었는데 왜 이 곳을 이제 와 봤을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경관이 빼어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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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덕분에 한옥 저 너머로 펼쳐지는 마천루의 향연이 더 아름답게 와 닿았다. 날씨가 덥지 않았다면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도 5,000원 그 이상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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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운 장면들이 연이어 펼쳐지고 있었다. 구름이 많이 꼈더라도 뭉게구름 덕분에 맑은 날씨에서 느껴볼 수 없는 그 특유의 느낌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더불어 갤러리 안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그림들과 전시물품들도 함께 관람할 수 있으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놓치지 말고 꼭 올라와 잠시 휴식 시간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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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북촌한옥마을에서 삼청동 쪽으로 돌아보기
이렇게 다 돌아보고 내려오면 북촌한옥마을을 다 돌아봤다고 얘기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여기와 연계하여 내리막길 따라 삼청동 길로 내려오다 보면 새로운 모습들과 지금은 폐업 후 게스트 하우스로 운영중인 목욕탕 자리 또한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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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을 한참 산책하다가 내려오다 보면 당시 운영했지만, 지금은 폐업 후 덩그러니 남아있는 목욕탕 굴뚝을 마주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아빠 따라 자주 가던 그 목욕탕에 대한 향수와 함께 떼밀기 싫어 세신사 아저씨로부터 도망 다니다 결국 잡혀서 고통을 느끼던 그 순간이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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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그다음으로 경복궁 쪽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과 근정전의 머리 부분을 바라보는 것 또한 이곳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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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삼청동 길로 내려오면 북촌한옥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다른 한옥들과 한옥을 고쳐 만든 카페와 음식점 더불어 근현대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정독도서관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만나 볼 수 있다. 더불어 가을 단풍이 한창 물들고 있는 요즘 국무총리 관저 쪽을 지나 감사원 자락 쪽에 있는 삼청공원은 가을 단풍의 명소로도 잘 알려졌기에 북촌한옥마을과 연계해서 돌아본다면 이 또한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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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옥마을 곳곳에 있는 유명 가옥들
추가로 한옥마을 곳곳에 있는 가옥들도 함께 돌아보는 것 또한 북촌한옥마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사진으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근대 한옥의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백인제 가옥과 대한민국 제4대 대통령의 생가로 유명한 윤보선 가옥, 마지막으로 1938년경 세워진 2층 양옥 형태의 집으로 개화기 당시 상류층 가옥의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이준구 가옥까지 앞에서 언급한 북촌 8경과 함께 곁들여 돌아본다면 좀 더 이곳 사람들의 삶의 형태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경복궁과 청와대를 거쳐 북촌한옥마을과 삼청동을 중심으로 지난 수백 년 동안의 시간의 흐름을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라 하는 공간이다. 하물며 오늘날까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명소로 자리하고 있는 만큼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북촌한옥마을 곳곳을 만끽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