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이 말하는 진정한 기도
"늘 기도하며 힘을 잃지 않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기도가 원하는 대로 응답 받는 것보다 하나님과 대화하는 데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둘 것이다. 기도의 궁극적인 목표가 그것이다." -조지 맥도널드
기도는 물질세계에서 내가 뜻대로 내 안에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영적세계에서 우리 내면에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기도'와 '구원' 그리고 '은혜'는 하나님의 영광이 영적세계에서 우리의 내면으로 들어와 우리를 변화시키는 '외적인 은혜'라고 하였다.
기도는 외부에서 다가오는, 그저 하나님께 의존하는 신앙의 요약이다.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모범적인 삶에서 탄생한 기도하는 삶 자체를 누려야 한다. 기도의 핵심은 하나님을 의존하는 것이지 그저 달라고 요구하는 것, 즉 주문을 외워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것리 아닌 것이다. 기도는 '인격체'로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추상적인 교제가 아닌 사람과 사람사이 인격적인 만남과 소통으로 생각하여 하나님과의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향기와 같은 기도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 하나님의 영광만을 생각하라
자신의 간구만을 목적으로 기도하는 생각과 자세를 버려야 한다. 자기 문제만을 위해 밤낮 기도하는 일은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신 '자신의 문제만을 위한 기도'보다 자신의 내면에서 겸허한 자세를 취하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여 대화하는 기도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기도가 바로 기도의 시작이다. 이러한 독특성이 있기에 다른 종교의 기도와는 전적으로 다른 양상을 띤다. 결국 기독교의 기도는 하나님 영광과 뜻을 위해서 노력하는 행위, 마음 그 자체이다. 진정한 기도는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하는 마음에 그 어떤 형식이 있다는 것은 기도가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한다는 의미에 비춰볼 때, 진정한 의미를 퇴색한다.
나. 부족함을 자각하고 중언부언하지 마라
기도는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는 심리적 위안을 얻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중언부언하면서까지 장시간 기도함으로써 스스로 하나님과 함께 한다는 흡족한 마음을 갖는 행위는 기도의 본질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을 많이 한다고 기도를 더 들어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칼빈은 기도의 시간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일깨워 하나님에게 전적으로 기도하고 그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기도는 자신만을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장시간 기도하여 남에게 자랑하려는 과시가 아니다.
말을 많이 하면 들어줄 것 같은 심리적 보상을 노린다.(마태복음 6:7) 유대인들처럼 기독교인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심지어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중언부언하는 기도로 시간을 때우기도 한다. '방언'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지적은 우리 같은 종교인들의 지적이 아니라 바로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지적임을 직시해야 한다. 심지어 예수는 아무도 모르는 곳, 골방에서 은밀한 중에 보는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고 간구하라고 선포한다. 더욱이 그는 하나님 아버지는 은밀한 중에 사람의 마음을 보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마음의 상태에 따라 갚는다고 주장했다.
다. 바른 기도의 4가지 기본 규칙
기도는 배워야 한다. 칼빈은 바른 기도를 위해 4가지를 강조한다. 이 4가지는 바른 기도란 하나님께서 나의 원하는 것을 들어 주신다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뜻에 나의 뜻을 ‘맞춰가는 것’임을 알게 한다.
①경외심을 가져야 한다(『기독교강요』 3권 20장 4~5항). 단순한 고민거리만을 해결하기 위해 기도하지 말고 큰 걱정으로 인해 기도의 불길을 일으켜야 한다.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이성이 고안해낸 제목들을 가지고 간구하지 말고 일대일의 대화처럼 그분 앞에 진지하게 간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②회개하는 심정을 가져야 한다(『기독교강요』 3권 20장 6~7항). 정말 필요해서 간구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계적으로 형식에 따라 또는 마지못해 간구하는 것인지 살펴야 한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상한 심령”이다(시 51:17). 상처받은 심정이란 곧 회개하는 심정을 말한다.
③겸손한 기도이다(『기독교강요』 3권 20장 8~10항). 자신을 하찮은 벌레처럼 여기고 간구할 수 있다면, 또 죄인된 심정의 애통해 하는 세리처럼 간구할 수 있다면 올바른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눅 18:13~17).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교만하고 그릇된 심정을 살피신다. 기도 속에 자신의 의를 포기할 수 있는 한 포기해야 한다. 응답은 자신의 공로가 아니라 오직 그분의 자비로서만 이루어짐을 깨닫게 된다.
④확실한 소망을 가지는 것이다(『기독교강요』 3권 20장 11~14항). 하나님은 우리의 세미한 음성에도 귀를 기울인다(시 5:1, 54:2, 55:1, 86:6, 116:2). 성령께서 우리 안에 함께 하심을 알아야 한다. 기도할 때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친히 간구하신다고 하셨다. 즉 기도가 홀로 중얼거림이 아니라 성령과 함께 성령의 능력을 입어 토씨 하나 땅에 떨어지지 않고 성부 하나님께 상달되어 고 반드시 이루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내 안에 역사하시는 성령께서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도록 능력을 더하고 친히 간구하심을 믿을 때 기도 응답에 대한 확실한 소망을 갖게 된다.
기도는 천국을 향하여 비상하는 영혼의 날개이고, 묵상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이다. -Ambrose(암부로스, A.D. 340~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