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아님 ) 코뚜레
고대식
중국 한나라 때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내용 중 한혈마(汗血馬)는 하루 낮에 천리를 달리는데, 달리고 난 후 목에서 핏빛의 땀이 흐른다, 하여 한혈마라 기록하였다. 어떤 아라비아 사람은 명마로 키우기 위해 말을 3일 동안 굶긴 후, 언덕에 먹이를 놓아 말들이 먹이로 달려가면 어릴 때부터 들려주던 호각을 불어서 주인에게 되돌아오는 말에게만 먹이를 주었다고 한다. 말 훈련은 먹이 조절로 부터 시작되고, 입에 재갈이나 철편을 넣고 고삐로 당기면 아무리 육중한 말이라고 꼼짝 못하고 주인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
소는 어떤가? 손바닥 크기의 둥근 버드나무로 코를 뚫어 끼워놓으면 아무리 힘센 황소도 코뚜레에 의해 자유를 잃는다.
현대 사회는 매우 복잡한 제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두발로 걷기시작하면 공부라는 굴레에 묶인다. 고등교육에 다수 학생들은 학비라는 무거운 짐이 지워지게 되고, 결혼하려면 집이라는 암벽을 만나게 된다. 이들을 위한 나라의 배려는 은행에서 빚을 얻어 쓰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인생 시작부터 빛 장이가 되라는 것이다. 무한 자유경쟁 사회에서 뒤에 처진 사람들에게는 오직 빚 얻는 방법뿐인가? 그래도 빚이라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다행이다.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는 물가는 오르고 수입은 줄어든다고 아우성이다.
이러한 문제를 복권으로 해결하려는지 복권 천국 된지 오래 되였지만 또 신종 복권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제는 굶어가며 복권을 살 것인가? 현대인의 코뚜레와 재갈은 바로 빚이다. 무덤에 이르기까지 빚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빚 얻는 일이야 무슨 죄가 되랴? 성실하게 벌어서 갚아 나가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빚에 대한 이자를 전주(錢主)에게 바쳐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은 전주가 오라하면 오고 가라하면 가야 한다. 이제는 호각소리에 따라 이자를 물어다 받치는 명마가 되어 가는가?
더글러스 러미스가 쓴 책<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김종철, 최성현 역>에서 지나친 경제성장 “파이가 커지면 조각도 커진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며, 일부 사람들에게만 풍요가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컵에 물을 부으면 차고 넘치는 것과 같이 우선 대기업이 잘되어야 한다,” 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컵을 준비하거나 컵의 크기를 키우는 속성을 잊었나 보다. “물질만의 풍요가 아니라 참다운 의미의 풍요를 추구하는 사회, 그리고 정의에 바탕을 둔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고 질문하며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자들에게 더글라스 러미스는 질타하고 있다. 그리고 고도의 경제 성장만이 인간답게 사는 길인가, 하고 물으며, “급격한 고도성장은 자연환경 파괴와 비례하며 사회적 구조가 빈부를 양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들 생활에 빚 없이 사는 방법을 터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생활이 조금 불편하여도 빚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이제는 교회마저 감당 못하는 재정으로 빚내어 교회 건축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빚에 대한 불감증이 유행되는가? 어디 그뿐이랴. 빚에 시달려 목숨까지 버리는 불행한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이 코뚜레를 달고 살 수 밖에 없는 세상이라면, 어쩌면 잘못된 사회적 구조 때문인지 더글라스 러미스의 주장처럼 살펴볼 일이다.
첫댓글 '코뚜레' 잘 보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잘 읽었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