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박중훈이 18일 오후 2시40분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황산벌’(이준익 감독·씨네월드 제작) 개봉을 기념하는 무대인사 자리에서 특유의 유머와 팬 서비스로 관객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부인과 자식을 죽이고 전쟁터에 나가는 백제 계백 장군 역을 맡은 박중훈은 이날 무대인사에서 “4년여간 출연한 영화마다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자 처음에는 열이 좀 받더니 나중에는 ‘야마’가 돌더라”며 애교 넘치는 얼굴에 직설적인 화법으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재미없었는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것 같아 출연했다”고 덧붙여 또다시 영화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관객을 좌지우지하는 배우 박중훈의 관록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팬 서비스도 철저했다. 주연 배우인 정진영, 이준익 감독과 함께 소감을 밝힌 뒤 포토타임 자리에서 휴대폰 카메라를 비롯해 카메라를 든 모든 관객을 앞자리로 초청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의례적으로 사진촬영을 끝내는 데 반해 박중훈은 사진촬영을 한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진영, 이준익 감독과 어깨동무를 하고 앞으로 성큼 나왔다. 관객들이 더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려는 배려였다. 이에 관객들이 휘파람을 불어대며 함성을 터뜨리자 “야, 이거 커밍아웃 한 거 같네요”라고 농담을 던져 다시 한번 폭소가 터졌다.
자세와 표정을 바꿔가며 충실히 사진촬영에 응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길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