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구조주의의 탈영토화 개념으로 본
이선의 시 세계
김혜천(시인)
이선 시인(이하 이선)의 두 번째 시집 『갈라파고스Gaiapagos 섬에서』
1부는 카니발을 연상케 한다.
중세의 카니발(carnivai)은 민중들의 축제였다. 욕망을 절제하는 금욕의
시간인 사순절을 맞이하기 전 민중들이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누구
의 통제도 받지 않는 문화적 해방구였다. 비(非)카니발적 위계질서에 의해
고립되고 분리되어 있던 모든 것들이 카니발의 공간 안에서 서로 연계되었
다. 카니발은 민중들을 억압과 학대로부터 해방시키고 민중의 웃음을 찾아
내는 대중의 축제이며 가치와 권력 그리고 권위와 위계에 대한 도전과 해체
의 장이었다.
이선은 『갈라포고스Galapagos 섬에서』에서 50여종이 넘는 동물, 곤충
조류 등을 호출하고 등장시킨 대상에 자신의 무의식적 욕망을 투영하여 내
면의 깊숙이 도사린 억압과 분노, 그리고 트라우마를 끌어 올려 시적 상상
력과 무의식 속 영상들을 연결한다. 그것은 대상을 현실적이면서도 초현실
적인이미지로 확장시킬 뿐 아니라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