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속 '시한폭탄' 대동맥 질환..정기 CT검사로 미리 예방하세요
혈관 확장·내벽 찢어지는 증상
- ‘대동맥류’‘대동맥박리’ 대표적
- 노폐물·신장 질환 등 주요 원인
- 인조혈관인 ‘스텐트’ 삽입 시술
- 통증 거의 없고 빠른 회복 가능
- 운동·혈압·변비 등 관리 필요
인체의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은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중심 혈관이다. 비유하자면 ‘부산~서울 경부고속도로’인 셈이다. 하지만 대동맥에서 발생하는 질환은 전조 증상이 거의 없다. 그렇기에 남성 A(86) 씨처럼 다른 질병으로 복부 CT를 찍는 과정에서 우연히 대동맥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대동맥의 혈관이 정상보다 커지거나 내벽이 찢어지는 질환을 계속 방치하면 갑작스러운 파열로 생명을 잃을 위험이 높다. 고신대복음병원 이해영 교수가 대동맥 환자에 대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대동맥 질환은 시간이 늦으면 늦을수록 생존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무심코 방치했다가는 대동맥의 갑작스러운 파열로 인해 생명을 잃을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고신대복음병원 흉부외과 이해영 교수와 함께 대동맥 질환의 종류 및 치료(수술),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대표적인 것은 ‘대동맥류’와 ‘대동맥박리’ 두 가지다. 전자는 대동맥이 풍선처럼 정상 크기 이상으로 커지며 확장되는 것이고, 후자는 대동맥의 내벽이 찢어지는(벗겨지는) 현상이다. 대동맥류에서 ‘류’는 ‘혹’을 뜻한다. 보통 대동맥은 직경이 2㎝ 정도인데, 그것이 150% 확장돼 3㎝ 이상이면 대동맥류 진단을 내리게 된다. 대동맥박리증 또한 대동맥의 내구성이 떨어지면서 대동맥류로 쉽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주요 발생원인으로는 혈관 내 노폐물이 쌓이고 혈관이 딱딱해지는 죽상동맥경화증을 비롯해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신장질환 등이 꼽힌다.
이해영 교수는 “대동맥류를 그대로 두면 대동맥이 점점 커지다가 결국 파열에 이른다. 반드시 파열되기 전에 전문의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면서 “또한 대동맥이 커지면 혈관 약화로 박리가 일어나기도 하고, 박리가 되면 혈류 자체가 점점 안 좋아지면서 허혈성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동맥 질환은 병원의 엑스레이 및 초음파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제일 명확한 것은 역시 CT(전산화 단층촬영) 검사이다. 이해영 교수는 자가 진단과 관련해 “실제로 쉽지 않고 상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흔히 발생하는 복부 대동맥류는 누웠을 때 배꼽 근처에서 박동성 혹이 만져질 경우, 대동맥박리증은 극심한 흉통이 있는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CT 검사를 통한 전문의 진료 없이 자가 진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시술 또는 수술 치료는 문제의 대동맥으로 혈류가 더 이상 흐르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전에는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것뿐 아니라 개복 수술 자체가 어렵게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인조혈관인 스텐트를 병변이 있는 대동맥에 덧대주는(삽입하는) 시술이 있기 때문에 개복없이 비교적 복잡하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게다가 시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식이 및 보행이 가능해 고령 환자들도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개복 수술을 할 경우에는 병변이 있는 대동맥을 잘라내고 인조혈관으로 치환해 준다. 그렇다 해도 수술 부작용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일반 혈관수술과 마찬가지로 출혈 및 수술부위 감염 같은 합병증이 있을 수 있고, 남성 환자에게는 성기능 장애가 극히 적은 정도로 생길 수 있다.
고신대병원 이해영 교수는 “대동맥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및 변비 관리가 중요한 요소이다. 또 적절한 운동과 저염식, 충분한 수분·식이섬유 섭취 절주 비만 방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래 젊은층에서 대동맥박리증이 증가하는 것도 고지방·고염식 같은 식습관과 운동 및 수면 부족 비만 고혈압 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생활요법과 아울러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대동맥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일부 희귀성 유전질환의 경우 대동맥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