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회] 남해관음의 자비(2)
홍애아는 일어나 중문으로 나가 육건장을 불러 물어보니
도중에서 만나 모시고 왔단다.
어쩐지 오공을 두둔하는 듯한 말에 의아했는데
오공에게 속았다는 것을 의심하게 되어 큰일이구나, 생각하며
육건장에게 내가 알아보고 수상하면 에헴,하고 기침을 하면
일제히 달려들어 잡으라고 하고 홍애아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절을 올리고 오공은 말렸다.
"절은 또 무슨 절이냐? 그만 일어나거라.
할말이 있거든 주저말고 해보아라."
홍애아는 마루바닥에 업드렸다.
"소자가 아버님을 모시게 된것은 당나라중의 고기대접 말고도
가르침을 받을 일이 있어서 입니다. 얼마전 한가한 틈에
상광을 타고 하늘에 올라갔다가 "장도령"선생을 만났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
"선생께서는 소자의 오관이 단정하고 삼장이 고른것을 보시고
소자의 생년월일과 소자는 아직 어려서 확실히 기억하지 못했습닏.
선생께서는 별점에 정통하신데 소자의 오성을 점쳐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아버님을 모신뒤 이것도 여쭤보려고 했습니다."
오공은 속으로 웃엇다. 그러나 오공 역시 꾀쟁이였다.
"요놈봐라, 내가 그 동안 요괴를 몇놈 만났지만,
요런 꾀쟁이는 처음이야, 내가 네놈의 생년월일을 알턱이 있냐?
이놈이 나를 의심하는 모양인데, 요령껏 대답을 해야겠는걸"
"얘야, 그만, 일어나거라, 나이를 먹은 탓인지
얼른 생각이 나지를 않는구나,
집에가서 네 에미에게 물으면 알것이로구나."
홍애아는 아버님께서는 내 생년월일과 일진을
항상 외우면서 넌 하늘만큼 장수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째서 별안간 잊으셨을까? 아니야 그럴리가 없지 이것은 가짜야."
홍애아는 이렇게 생각하고 크게 헛기침을 했다.
"에헤헴" 이소리에 졸개들이
창과 칼을 휘두르면서 오공에게 마구 덤벼들었다.
오공은 여의봉으로 막으면서
본모습을 드러내고 홍애아를 쏘아봤다.
"아들아! 넌 참으로 불효막심한 놈이로구나.
아비에게 덤벼드는 놈이 어디에 있다는 말이냐?"
홍애아는 그 소리에 기가 꺽이고 부끄러워서
오공을 바로보지도 못하였다.
오공은 한줄기 금빛이 되어 화운동굴 문을 나왔다.
졸개가 소리를 쳤다.
"대왕님! 손행자가 갑니다."
"가게 놔둬라! 이번에는 내가 졌다.
어서 문이나 닫고 그에 대한 말은 그만하여라."
이렇게 된 이상 빨리 당나라 중을 씻겨라! 그냥 쪄먹어야겠다."
오공은 여의봉을 쥐고 하하하 웃으며 내를 건너왔다.
오정이 오공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숲에서 나와 맞이했다.
"형, 한참이나 기다리게 하고 뭐가 우스워?
스승님은 구했어?"
"아니, 스승님은 구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이 손공이 이겼어."
"이기다니?"
오공은 그동안의 일을 오정에게 들려주었다.
오공의 말을 듣고 오정이 말했다.
"형! 형은 이겼는지 모르지만
스승님의 목숨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거야?"
"걱정하지마, 내가 가서 보살님을 모셔올테니"
"형은 아직도 몸이 아프잖아?"
"이젠 다 나았어, 마음이 즐거우면 병도 낫는다고 하잖아,
넌 여기서 짐과 말을 지켜라. 내 얼른 갔다가 올께."
"형이 놈들을 들쑤셔놨으니
놈이 스승님을 해칠까 두려워, 형! 얼른 갔다와."
"응! 얼른 갔다올께, 밥 한끼 먹는 시간이면
다녀올수가 있어."
오공은 선걸음으로 오저오가 작별하고 근두운을 날려 남해로 갔다.
하늘에서 보타산 경치를 한참 내려보다가 구름을 낮추어
낙가산에 내렸다. 그곳은 모든 것이 숙연하고 장엄하였다.
이심사로의 천신들이 마중을 나왔다.
"대성은 어디로 가시요?"
"보살님을 뵈러왔소."
"잠깐 가다리시요, 안에다 기별을 할테니."
귀자모세천이 조음동 앞에 가서 보고를 올렸다.
보살은 들이라고 명령했다. 오공은 옷 매무새를 바로하고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가 보살 앞에 끓어 엎드렸다.
"오공! 금선자를 모시고 서방으로 경 가지로 가야할 사람이
여기는 도 왜왔나요?"
"보살님께 고합니다.
제자가 당나라중을 보호하여 가다가 호산 고송간
화운동이란데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성영대왕이라고도 하고
홍애아라고도 하는 요마가 한 놈있은데
그놈이 스승님을 채갔습니다.
제가 팔계와 함께 그놈의 문전으로 찾아가서 놈과 싸웠습니다만
그 놈이 삼매화를 내뿜는 바람에 우리는 이기지도 못하고
스승님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급히 동양대해로 가서 사해용왕을 청해다가 비를
내리게 했지만 그 비로도 불을 끌 수가 없엇고 저도 그 불에
그을리고 타서 거의 목숨을 잃을 뻔 했습니다."
"그 놈이 삼매화를 쓰고 신통력이 대단하다면 어째서
일짜감치 나를 부르러 오지를 않았지요?"
"보살님을 모시러 오고 싶었습니다만 전 연기를 쐬여 혼이
나갔기 때문에 구름을 탈수가 없어서 저 대신
팔계를 보살님께 보냈습니다."
"오능은 오지 않았는데?"
"네, 그럴것입니다. 여가까지 오지를 못했습니다.
팔계녀석은 보살님으로 둔갑한 요괴에게 속아서
동굴로 끌려가 지금 가죽주머니에 갇힌채 매달려 있습니다.
오래잖아 쪄 먹힐 것입니다."
보살은 이 말을 듣고 화를 벌컥냈다.
"아니? 고약한 요괴놈이 언감생심 내 모습으로
둔갑을 했다고! 어디 두고보자."
보살은 들고 있던 정병을 바닷속에 풍덩 집어던졌다.
오공은 깜짝놀라 몸이 오싹했다.
그는 급히 몸을 일으켜 아랫편으로 물러서면서 줄얼거렸다.
"보살님은 여전히 과격하셔.
내 말에 기분이 상하셔서 정병을 바다에 던졌나본데
정말 아깝군, 차라리 이 손공에게 주었다면 좋은 선물이 되었을껄."
그러나 오공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바다가 뒤집히더니
바다 밑에서 한 마리 괴물이 떠어르는데 등에 그 정병을 얹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괴물은 거북이었다.
언덕으로 기어오른 거북이는 보살을 향해 머리를 스물네번
아래위로 주억거렸다. 이십사배를 한 것이다.
오공은 그 꼴을 보고 우스워 죽을 지경이다.
'으흠 이놈은 병을 지키던 놈이구나,
병을 던지자 그걸 다시 찾아온게 틀림없지.'
보살이 오공을 돌아보았다.
"오공! 방금 뭐라고 했지?"
"아!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정말 아무말도 안했을까? 그병을 이리 가져와요."
오공은 거북이 옆으로 가서 병을 들려고 했디.
그러나 왠일일까? 아무리 힘을 써도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
마치 잠자리가 돌기둥을 흔드는 격이었다.
오공은 보살 앞에 무릎을 끓었다.
"보살님, 제힘으로는 도저히 저 병을 들 수가 없습니다."
"흥, 그저 입으로만 큰소리지,
그래 그것도 들지 못하면서 어떻게 요마를 항복시킬수가 있어?"
정병에 무엇이 들어길래 오공이 들지를 못할까?
보살은 어떻게 요마의 항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다음 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