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모든 것을 상실하고 방황하고 방랑하는 극한 처지에 처해 있는 화자의 처연하고 쓸쓸한 내면 풍경이 펼쳐져 있다. 자아에 대한 자책과 번민을 거듭하던 화자는 살의 고달픔 속에서 운명적인큰 힘을 느끼고 현실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자기 구원의 자세를 가지게 된다.
이 시는 일제 강점기에 고향을 떠나 방황하다가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한 인물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작품 전체적으로 화자가 자신이 처한 암울한 현실로 인해 회한과 비탄에 빠져 있다가(하강), 삶의 불가항력적인 운명을 깨달으면서 겸허하게 운명을 긍정하며 ‘갊나무’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짐하는 구조(상승)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서정시, 자유시
성격 : 독백적, 반성적, 의지적
주제 : 자기 성찰을 통한 현실 극복 의지
특징 :
① 토속적 소재와 사투리를 사용하여 향토적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②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 화자의 삶의 태도르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③ 편지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근황을 드러냄.
④ 산문적 서술 형태이나, 쉽표를 통해 내재율을 획득함.
출전 : <학풍> 1948
작품연구실 : 자기 반성과 현실 극복 의지
이 시의 화자는 홀로 셋방에 앉아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서 자신의 어리석음과 회한 대문에 절망에 빠지지만,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초월적인 무엇인가가 있음을 깨닫고 이를 인정함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이렇게 마음이 안정된 화자는 새로운 시각으로 외부 세계를 바라보게 되는데, 혹독한 계절을 맞아 앙상한 가지로 하염없이 눈을 맞고 있는 갈매나무를 생각하며 새로운 삶의 자세를 가다듬게 된다. 외딴 곳에 홀로 서서 눈을 맞고 있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는 화자가 추구하는 강인한 삶의 태도, 즉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의지이자 희망인 것이다.
작품연구실 : ‘갈매나무’의 상징적 의미
이 시에서 ‘갈매나무’는 화자의 삶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소재이다. 여기서 ‘갈매나무’는 ‘굳고 정한 나무’로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 의연함을 상징한다. 즉, 화자는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서 햐얗게 눈을 맞고 서 있을 갈매나무를 생각하면서 자신도 맑고 깨끗하게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되새기게 되는데, 이처럼 ‘갈매나무’는 화자의 정서를 대신해서 드러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객관적 상관물이라 할 수 있다.
작품연구실 : 이 시의 토속성이 지니는 의미
이 시는 다양한 사물들과 자연적 소재들을 평안도 지방의 독특한 사투리로 표현하고 있어 토속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일제 강점기의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지키고자 한 시인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즉, 백석은 토속성을 강하게 드러낸 자신의 시를 일제에 대한 간접적인 저항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