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집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이 마음 약방
신준수 저 | 푸른사상 | 2023년 06월 30일
책소개
작은 풀꽃처럼 싱그러운 아이들의 노랫소리
신준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어린이 마음 약방』이 [푸른사상 동시선 71]로 출간되었습니다. 마음을 치유해 주는 약방과도 같은 이 동시집은 우리에게 생각을 풍요롭게 만드는 동시 한 편씩을 선물해 줍니다. 풀꽃처럼 싱그러운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책장마다 울려 퍼집니다.
신준수
꽃들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합니다. 강원도 영월 서강 자락에서 태어나 자연을 놀이터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201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 『매운방』 『꽃나무가 중얼거렸다』, 생태 에세이로 『토끼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 『껌 먹는 두더지』, 동시집으로 『쿠쿠기차』가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시인의 동시를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풀꽃처럼 싱그러운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흙 속에서 잠자고 있던 씨앗이 봄 돌아오면 싹이 돋아나듯,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씨앗을 포근하게 감싸 주고 아낌없이 영양분을 나누어 주는 흙처럼, 이 동시집은 어린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무한한 상상력과 동심의 세계를 안겨 줍니다.
표제작인 「어린이 마음 약방」은 어린이들이 겪는 성장통에 학원 스트레스 말기, 외톨이 바이러스라는 병명을 붙이며 아이들을 위로해 주고 있습니다. 축구를 하면 이마와 목에서 땀이 줄줄 새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우리 몸에는 강물이 흐르고 있을 것이라는 유쾌한 발상도 눈에 뜨입니다. 시장에 가면 빽빽하게 모여 있는 콩나물들이 나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요. 어르신의 생일을 축하해드리기 위해 서울, 부천, 청주 등 전국각지에서 가족들이 모여 온라인으로 생일잔치를 하는 모습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마음을 치유해 주는 약방과도 같은 이 동시집은 우리들에게 생각을 풍요롭게 만드는 동시 한 편씩을 선물해 줍니다.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아이들의 말을 받아 적은 시인의 마음이 넉넉하고 따스하기만 합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
아이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아이들의 말을 받아 적었습니다.
작은 풀꽃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풀꽃들의 말을 받아 적었습니다.
그들의 언어가 사라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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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 신준수
손가락으로
줄기를 만들어
달님에게 꽂았더니
한송이
꽃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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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신준수
손 끝에 가시가 박혔어요.
할머니가 바늘로 가시를 빼는데
피가 났어요
꽃이 핀 것 같아요
나는
꽃을 들고 호호 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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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마음 약방 / 신준수
500원 넣고 병명을 뽑으면 처방전이 나와요
내가 원하는
‘학원 스트레스 말기’ 처방전은 이미 품절이네요
‘외톨이 바이러스’도 품절
‘질투 과다증’도 품절
‘예민성 소화불량’ 품절
와,
나랑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애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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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거래소 / 신준수
벌 나비 개미 무당벌레
냉이 꽃다지 씀바귀 봄까치꽃
서로 모여
맹꽁징꽁
봄볕을 거래하고 있어요
나도
이 거래에 끼어
봄이 들고나온
멜라토닌 비타민D 세로토닌을 샀어요
요즘
잠을 못 잔다는 아빠한테 선물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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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어디엔가 / 신준수
축구를 하는데
이마로
목으로
콧등으로
물이 흐른다
가끔 배에서
꼬르륵 졸졸졸
소리도 들린다
내
몸
속에
강물이 흐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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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신준수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오렌지가 되었다
똑딱거리며 걷는 시계를 보며
시계가 되었다
비를 맞으며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꽃잎이 되었다
참새 깃털을 주우며
참새처럼 파닥거렸다
참새가 날아가는
하늘이 되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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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 신준수
아빠 몸에
딱,
맞는
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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