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중 <구운몽>
■ 줄거리
외부 이야기
당나라 때 육관 대사의 제자 성진은 대사의 명을 받아 용궁에 가서 용왕의 융숭한 대접에 술을 몇 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팔 선녀를 만나 수작을 한다. 절에 돌아온 성진은 선녀들을 그리워하며 속세의 부귀 영화만 생각하게 되고 결국 육관 대사에 의해 팔 선녀와 함께 속세로 추방된다.
내부 이야기
성진은 인간 세상에서 양소유로 환생하여 팔 선녀의 후신인 두 부인과 여섯 낭자를 거느리고 국가에 근 콩을 세워 승상의 벼슬에 올라 부귀 영화를 누리게 된다.
벼슬에서 은퇴한 어느 날 퉁소를 슬피 불며인생의 부귀 영화가 덧없음을 깨닫게 되고, 그 때 한 호승이 나타나 그의 꿈을 깨운다.
외부 이야기
다시 성진으로 돌아와 그 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육과 대사의 설법을 듣고 팔 선녀와 함께 큰 도를 얻어 극락 세계로 간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김만중이 남해 유배 시절 어머니 윤씨 부인의 한가함과 근심을 덜어 주기 위해서 지었다고 전해지는 대표적인 양반 소설로, 환몽 설화인 ‘조신 설화’에서 영향을 받은 몽자류 소설이다. 유교, 도교, 불교 사상이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으며, 불교의 공(空) 사상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소설은 성진이라는 불제자가 하룻밤의 꿈 속에서 세상의 온갖 영화를 맛보고 깨어나, 인간의 부귀 영화는 일장 춘몽에 불과함을 꺠닫고 불도에 정진한다는 내용으로, 현실과 꿈의 세계가 교차되는 환몽 구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일종의 액자 소설로 현실과 꿈 속에서 이룬 욕망 성취가 오히려 허망하고 꿈에서 깨어나서 비로소 진정한 화합이 이루어진다고 한 점은 꿈 속의 현실이 더욱 진실하게 그려지는 다른 몽유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징이다. 꿈 속의 주인공인 양소유의 삶은 ‘영웅의 일생’에 따라 전개되는데, 투쟁이 약화되는 대신 남녀의 만남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웅 소설의 일반적인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구운몽’은 몽유 소설과 영웅소설을 변형하여 결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을 빌려 소설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이후에 창작되는 ‘옥련몽’, ‘옥루몽’ 등 이른바 몽자류 소설의 규범이 되었다.
■핵심정리
갈래 : 국문소설, 몽자류 소설, 영웅소설, 양반소설, 염정소설
성격 : 전기적, 이상적, 불교적
배경 : 당나라 떄, 주국 남악 형산의 현황봉(현실), 중국 일대(꿈)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인생무상과 허무의 극복
연대 : 1689(숙종 15년) 남해 유배시
■작품연구실 : 구운몽의 구조 (이원적 환몽 구조를 지닌 일대기 형식)
김만중의 ‘구운몽’은 몽유록계 소설이지만 일반적인 다른 몽유 소설과는 상반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즉, 다른 몽유록들이 꿈 속의 내용이 비현실적인 초월의 세계를 다룬 데 반해, ‘구운몽’은 꿈 속의 내용이 오히려 현실의 세계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