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아주 추운 겨울 날 이었다.
기도하고 산에서 내려오다가 그 마을에 사는 누님 집에 들렸다. 누님 집에는 어린조카 3명이 있었다. 꽁꽁 얼어서 들어오는 동생을 본 누님은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다. 어서 방으로 들어가서 좀 녹이게 하셨다. 한참 후에 따뜻한 밥상이 들어왔다. 그때 그 집에서 기르는 큰 고양이가 들어와 밥상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리고 얼어서 상해 냄새나는, 양말도 안신은 사부님의 발을 꽉 물고 놓지를 안했다. 그대 사부님은 고기 아니오 하시면서 발을 빼냈는데 발에서 시커먼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파라 파라 깊이 파라.” 하신 스승을 배반하고 보이는 넓은 세상길로 빠져나간 이 자식을 버리시지 않으시고 매를 때려서 건저주심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죄로 물든 이 몸과 마음을 징치하시고 심판해 주십시오. 무슨 벌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아멘- [시 51 : 1-5]
남편은 차츰 집을 비워 논 때가 많아지고 거룩한 사람으로 변화 되고 있었다. 그렇게 변해가는 남편을 보면서 아내는 생각했다. 부부간의 애정보다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겨야 한다고 늘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러나 내 마음 나도 모르게 애정의 욕망이 불같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부인은 참다못해 언제 온다는 약속도 없이 집을 나간 남편을 찾아 나섰다. 부끄럼도 체면도, 염치도 차릴 수가 없었다.
내가 누구를 믿고 이런 산중에 와서 고생하고 사는데 누구를 믿고 의지하란 말인가.
수소문 끝에 어느 집에서 찾아냈다. 앞문으로 들어가니 뒷문으로 빠져 나갔다. 믿음 좋은 남편 만나 시집 잘 갔다 고 칭찬받던 내 신세, 내 팔자야!
몇일을 정신없이 헤매다가 집이라고 찾아오니 그립던 남편은 먼저와 있었다. 배는 등짝에 붙어있고, 바싹 말라있는 얼굴은 두 눈망울만 아름답게 반짝였다. 그래도 집이라고 찾아와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희비의 눈물을 흘리면서 밥을 지어 상을 들고 들어왔다. 그러나 남편은 밥상은 쳐다보지도 않고 모든 문서를 내 놓고 입을 열었다. 당신 혼자 이곳에서 살수 없으니 나를 따라 나서든지 큰집으로 들어가든지 친정으로 가든지 한길을 택하시오. 했다.
부인은 어안이 벙벙해지고 한참동안 말문이 막혔다. 죽지 말고 살기만 하면 내말 다 들어준다고 해놓고 이게 왠 날벼락인가 아니는 겨우 기운을 차려 울면서 대답했다. 나 혼자라도 살수있으니 이대로 두라고 애원했지만, 전부 큰집으로 다 돌려주고 정리해 버리고 천로역정에 나오는 기독도와 같이 장망 성을 떠났다. 아내는 울면서 매달렸다. 남편도 같이 울었다. 불속에 떨어진 벌레와 같이 뒹굴면서 몸부림쳤다.
차라리 나를 죽으라고 하시오.
[마 10 : 34 - 30 ] 예수님 제자의 자격 예수님은 칼을 주러 오셨다. 네 집안 식구가 원수이다. 부모나 처자나 전토를 버리고 나를 따르지 않으면 내 제자 예수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
[히 11: 24 - 30 ] 모세의 믿음, 모세는 일시적 죄의 쾌락을 즐기기 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학대받는 길을 택했고, 메시아가 당하는 치욕을 애굽의 재물보다 더 귀한 것으로 여겼다.
사부님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예하고 순종했다. 예수와 같이 죽고 예수와 같이 살기 위해 십자가의 길 가난의 길 고난의 길, 겸손의 길, 거룩한 길, 약속의 길로 나선 것이다. 결단을 내리고 나서 날듯이 기쁘고 감사와 평화가 넘쳤다.
개천산은 바로 하늘을 열어준 산이요. 변화된 개천산으로 다가왔다.
하늘도 땅도 새로워졌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룩하게 빛나 보이고 같이 기뻐해 주었다. 영안이 열리고 성령의 은총으로 영원을 살기 시작했다.
사부님은 무안히 용서하시는 아버지의 크신 은총으로 스승 이공님의 거룩한 영성으로 깨어 나셨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깨끗해지고 거룩해 지는 것이다. 하나님의 속성은 거룩 이시다. 깨끗 해야만이 하나님을 볼 수 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해라. 사부님은 성령의 은총으로 아버지의 크신 뜻을 직관하시고 관철하셨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은총으로 주신 성령의 빛으로 인간의 본성도 직관하셨다.
인간의 피와 살의 본능이 70도가 음란의 힘이요 짐승과 동일함도 직관하였다.
사부님은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바르게 갖고 보니 부르심의 사명이 확실해 지셨다. 거룩한 십자가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하나님의 종이 되어 하나님의 뜻을 말씀을 바로 생명과 몸으로 전하기 위해 출발하셨다. 목마른 영혼들이 생수를 못 고 번뇌와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세속화 되어 썩어져 가는 교계를 향해 한 알의 밀이 되어 썩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