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속으로
정용현
싸리 빗자루로 쓸어내린 하늘 저 편ᆢ
그림 하나 그린다
고집스런 물감
파스텔의 부드러움이
손길로 어루만진 4B연필의
능선이 뜨고 눈썹달이 오른다
사북면 어디에도 그러하거늘
바쁘듯,
고즈넉한 뻐꾸기 소리만큼
예초기도 돌고
돌아갈 일상에 사과하듯
난도질당하던 잡풀도
이제 그림 위 누운 그림.
할 일 없는 나그네의 눈사위가 춤을 추면
어울릴 것 같잖던 시선도
누우면 좋으련만
섞어보자 ᆢ
술 한 잔
옛이야기
글만 있다면
우리도 그림이 되리
정용현 시인의 시,「그림속으로」를 읽습니다. 이 시를 읽기 전에 ‘그림속’의 풍경은 어떻습니까? ‘그림속의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실제도 그림속의 풍경이 되면 아름답습니다.
정용현 시인은 “싸리 빗자루로 쓸어내린 하늘 저 편”을 보면서 여기에서 말하는 ‘싸리 빗자루로 쓸어내린 하늘’이란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을 이르지요. 그 맑은 하늘에 자신의 이상의 세계 중 하나인 ‘그림 하나’를 그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림속 풍경은 “파스텔의 부드러움이/손길로 어루만진 4B연필의/능선이 뜨고 눈썹달이 오”르는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달픈 일상에서 “난도질당하던 잡풀도” 그림속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현실에서 고달픕니다. 아름답기보다 괴롭고 슬프고 아픕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여유를 가진다면 이를테면 “술 한 잔” 나눌 친구가 있고 그 친구와 더불어 “옛이야기” 즉 추억을 나누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나타낼 “글만 있다면/우리도 그림이 되리”라고 시인은 노래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불교에서는 세상을 ‘고해苦海’, 즉 ‘고통의 바다’라 했지요. ‘고해’에서 우리의 삶은 고통입니다. 그 고통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삶을 엮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슬픔이고 아픔이고 고통이지만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그림속 풍경이 우리의 삶입니다. 아름다운 경치는 멀리 있습니다.
첫댓글 술잔이 맞는 사람과 마주앉아
한잔 술에 석양의 불긋불긋한 화전 한점 먹으며
여명을 맞이하고 싶어요.
가을 문턱에서 높은 하늘과 우그진숲이 아름다움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림으로 한폭어 담는 마음을ᆢ
교수님 항상 감사합니다
교대역 순두부가게 오면
자꾸 학교를 생각하는건
미련일까 그리움일까 하는
작은 울렁임 있어요
9월4일 7시
한 번 오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