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의 올여름 애니메이션 <헷지>는 작년 <마다가스카>의 부진을 씻는...썩 괜찮은 작품이었다. 적어도 내 기준으로 올해 폭스의 <아이스 에이지 2>보다 조금 더 재밌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처음엔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라는 점에서 작년 <마다가스카>의 그렇고 그런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이 잘 조화를 이루며 괜찮은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장점은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점이라 하겠다. 어떤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는 "알제이"와 이와는 대조적으로 차분하면서 원칙을 지키려는 "번", 또 수다쟁이같으면서도 푼수같아 보이는 "해미"도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서 충분한 재미를 안겨준다. 특히 동물의 특성이 개개의 캐릭터에 잘 드러나는 점이 더 좋았다. "알제이"는 너구리인데 꼭 너구리 같은 행동을 하고, "번"은 거북이로서, 우리가 거북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준다. "해미"는 다람쥐같은 귀엽고 순발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스텔라"는 스컹크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고슴도치 "루"나 죽은척 하는 동물 "오지"와 "헤더" 등도 그 동물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작품속에 잘 투영시켜 재미있게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동물들이 울타리(Hedge)를 너머, 인간의 세계에 들어와 음식을 갈취해 간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겪어야 하는 여러가지 모험들. 그들에게는 낯선 인간들이 사용하는 각종 도구들이 자신들을 괴롭힐 때, 겨우겨우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들은 어느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들이긴 하지만, 그 뻔한 설정 속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뭐랄까..이 작품의 기본 뼈대는 기존 애니메이션과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 놓고보면 참신성이 부족한 단점이 될 수 있겠지만, 기존의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등에 업은 상태에서, 조금 더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거 같았다. 그리고 그 점 때문에 영화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었던거 같다.
애니메이션답게 교훈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중심 주제는 가족의 존재, 그리고 그 소중함이라 하겠는데...이것 역시 애니메이션다운, 참신함은 떨어지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의 동물들이 뭔가 하나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아이의 눈으로 그 주제를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특히 자연을 파괴해버린 인간의 존재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런 인간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다양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헷지>는 아주 대단한 작품은 아닌거 같다. <슈렉>이나 <인크레더블>같은 최근 애니메이션 수작들보다는 부족한 느낌이지만, 기존의 범위 내에서 이 작품은 최선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뭐 더도말고, 덜도말고 이 정도의 애니메이션만 나와준다면, 충분히 극장에서 봐줄만 하지 않을까 싶다.
첫댓글 그 먼곳에서 만나뵙다니..우연이 아닐수 없습니다.ㅎㅎ 예고편 나올때 CAR...화질이 너무~ 아니던데..디지털로 개봉했으면 하는 바램이 큽니다..ㅠ.ㅠ 캐리비안이랑 맞물리면 디지털 개봉 안할 가능도 있는데..걱정이네요...가장큰 기대작이라..
CGV는 예고편을 디지털로 튼다고 하던데...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예고편 할때는 화질이 아주 안좋더군요. 본 영화 상영할 때는 괜찮고요. <카> 예고편을 했었나요? 저 들어갈때 하던 <한반도> 예고편 이전에 했었나보네요.
헷지 저도 재밌게 봤어요! 작년 마다가스카는 솔직히 펭귄 빼면 조금 약했구요! 올 아이스 에이지2도 재밌었지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동물들이 취향에 맞아 저역시 헷지가 좀더 재밌었던거 같네요
CGV, 롯데에 DLP 가 있나요...? DLP는 메가박스에만 있는거 아닌가요...?
저두 아이스에이지2보다는 더 잼께 보았어요... 캐릭터 하나하나 넘 섬세하고 좋더라구요.../// 털 관리 받았다고 너무 예뻐진 '스텔라'가 넘 인상깊더라구요... 그 냄새를 못 맡던... 귀족 고양이랑 넘 잘 어울렸다는!!
CGV에서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다는데, 확인된바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