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데 바보는 사람들을 모시고 행사를 복내체육공원에서 한다고 7시도 못되 나간다.
태풍 접근 소식도 있지만 하늘은 맑고 구름은 여유롭다.
나도 빨리나가 아침의 상큼한 산하를 보려하지만 놀러 가기전
글씨 쓰고 책 읽고 나가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간을 보내고 만다.
월출산이나 천관산을 생각하다가 그냥 적대봉을 길게 걷기로 한다.
거금대교 지나 연소 금ㅁ장 익금 해수욕장 소나무숲을 멀찍이서 보기만 하고
오천농협지소 앞에 차를 세우니 9시 반이다.
10여년 전 한번 오른 건 생각나는데 입구는 못 찾겠다.
왼쪽으로 골목길을 들어가 외면하고 서 있는 아줌마한테 물으니 사람 안댜녀 길이 없다고
저수지 위로 가 보라 한다.
빈 집을 보며 밭 잡초 가득한 밭사이로 보니 저수지로 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다시 돌아나와 산줄기를 보고 조금 헤치면 되겠지 하고 가는데
집 앞에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나오신다.
길을 무릉니 적대봉 가는 길이 있다고 교회 쩌쪽으로 가면 되는데 바로 창고 뒤로 올라도 될거라 한다.
용기를 내 창고 뒤로 돌아 들어서니 참나무 기둥에 말벌이 먹이활동 중이다.
그들에게 조슴스레 인사핳고 나무 뒤로 돌아 가로막은 맹감나무 줄기를 헤치니 작은 길이 보인다.
몇 걸음 더 가니 마을 끝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다.
예전에 오른 기억이 나게 바위들이 도와준다.
오천항을 내려다보며 바위마다 서 본다.
사람 다니니 흔적은 많지 않으나 길은 또렷하다.
거미줄이 얼굴에 붙어 스틱을 세우고 간다.
숲속에서 몇 개의 오르막을 지나며 또 완만한 숲길이다.
청석가는 삼거리에 이르니 한시간쯤 지낫다.
더운 날씨 탓인지 벌써 지친다.
길 가 돌 위에 앉아 물을 찾으니 오랜 된 물 하나 뿐이다.
다행이 캔맥주 두개가 보냉가방에서 이슬을 머금고 날 보고 있다.
마시고 싶으ㅡㄴ 마음이 꾸떡같은데 정상에서 먹고 기차바위에서 먹자고 참는다.
적대봉 가는 능선이 길고 길다.
봉우리를 올랐다 싶은데 또 거대한 오르막이 버티고 서 있다.
12시가 다 되어 잔뜩 젖은 몸을 끌고 적대봉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