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3구간 (석남터널-능동산-배내재-간월산-간월산장)
또다시 태풍 소식에 영남알프스 3구간 산행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 비록 중국 상하이로 들어간 태풍이 다시 중국대륙에서 바다로 나올 무렵 소멸됐다지만 비구름의 영향으로 우린나라 남해안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여 우의와 우산도 챙겨 넣고, 기온도 내려간다고 해서 오랜만에 재킷도 꺼내 입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은 햇살 가득 차창으로 들어와 눈이 부시다. 요즘 일기예보 믿고 무엇을 하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기상관계자들이 욕을 덜 먹기 위해서 뻥튀기 예보를 한다나 어쩌나. 워낙 천방지축으로 변하는 기상을 어찌 맞추겠는가. 옛날 같으면 천기누설인데. 어째든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가 된 것 같아 감사를 드릴 뿐이다. 밀양에서 울산 넘어가기 직전의 석남터널 입구에 도착(11:05)한 일행은 곧장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적당히 경사진 등산로를 오르느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후미에서 가느라 중간 행렬이 늦어지는 바람에 먼저 간 산님들과는 더욱 거리가 멀어진다. 오늘은 신불공룡으로 내려와 보리라.
능선의 평탄한 길에서 중간을 제치고 약간 빠른 보행을 하여 가다보니 홀로 산행 하는 산님과 동행한다. 같이 보조를 맞추며 어느 지점에서 길을 꺾어 내려오다 보니 아뿔싸! 바로 그 곳이 능동산 바로 아래였는데, 우리는 우회하는 길 인줄 알고 내려가다 보니 너무 내려왔네. 되돌아가기는 너무 지나쳐버린 능동산. 아쉬움을 가득 안고 배내재로 내려간다. 종주란 길을 끊지 않고 가는 것이 산꾼들의 기본인데 이번 알프스 구간은 중간 중간 끊긴 채로 산을 타는 것 같아 약간 아쉽다. 아직 진정한 산꾼이 되지 못해서 그럴 거라면서 위안을 해본다. 배내재에 내려와(12:27) 넓은 주차장을 통과하여 간월산으로 다시 오른다. 길에는 지난 밤 비가 왔는지 물이 흐른다. 배내봉(해발 966m 12:56) 이정표에는 <간월산정상 2.5km>라 돼있고 길이 편하다. 좌측으로 보이는 울산(?)과 우측으로 천황봉과 재약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 낭떠러지 옆의 길섶에 핀 구절초가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멋들어지게 벼랑위에 피어있다. 며칠 전 중앙일간지에 야생화 전문 사진작가의 이야기가 실린 적이 있었다. 한국에는 설악산의 경우 영상25도에서부터 영하25도까지 무려 50도의 편차 온도에서 발생하는 야생화는 영국의 적은 편차의 기온에서 발생하는 것과는 전혀 달라 종류도 많거니와 여러 가지 특성이 많아 연구할 가치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단풍나무의 경우 한국에서는 지역 기온별로 한 달 정도 단풍구경할 수 있으나 영국의 경우 불과 며칠이면 단풍은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국 런던의 위슬리 식물원에서 한국의 단풍을 고도별도 채취해 접부치고 하며 여러가지로 연구하여 품종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유명한 식물원에서 그 사진작가에게 한국의 야생화사진과 분포 등을 용역하기로 하였는데 그가 ‘NO'라고 하였다 한다. 한국의 국부(國富)가 어디 따로 있겠는가. 야생화도 한국의 국부로서의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기사에 길섶에 핀 작은 야생화들이 얼마나 보배롭게 보였는지 모른다.
간월산 정상이다.(해발1083m 14:31) 산 아래에서는 순식간에 안개구름이 찬바람과 함께 계곡을 타고 몰려올라온다. 가까이 보이던 신불산이 구름과 함께 사라져버린다. 1000고지가 넘는 산들은 기상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지난 2구간 때에도 신불산은 구름 속에 가렸었는데 오늘도 멀리서 조망하지 못한다. 좌측으로 간월 공룡능선이 나타난다. 이대로 신불산에 올라 신불공룡을 탈 것인가? 이 자리에서 좌측으로 간월공룡을 타고 일찍 내려갈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그냥 짧은 코스인 간월공룡능선을 따라 간월산장으로 내려간다.
하산완료(16:30) 대략 15km 5시간 30분 <2007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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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석정한담 (石井閑談) 원문보기 글쓴이: 石井
첫댓글 영남 알프스 3구간 산행사진 아주 감사히 보았습니다... 늘 건강과 더불어 행복 하세요.......
오늘도 감사히 즐감하고 갑니다.^ ^~~
ㅋㅋ광야가 없어서 힘들지 않았는지?요?? 수고하셨고 잘보고갑니다.
석정님의 산행기을보니 새삼스럽읍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