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와 편견
최 병 창
오늘을 잘 버텨야 한다면
어떤 상황이든 집중해야 한다
억지로 불을 댕긴 아궁이가 몸을 사리듯
비뚤어진 최선은 아궁이 속에서도
존재하지도 않아
여유로운 한순간은 어디에도 없다
불을 태울 것인가 말 것인가
결단을 내야 할 관계성이란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가 없단다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연기처럼
달콤한 설득을 고려했다거나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 둘 드러내면
무게를 견디지 못한 계급장과 훈장들은
그 자리에서 뚝뚝 떨어져 나간다
무엇인가 집히는 것은 있어도
억지로 소문을 끌어내는
비굴한 타협은 정답이 아니었으니
비켜가거나
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뿌리 안에서 달달 하다는 불을
다시 지펴야 한다며
앳된 시름까지 태워야 하는
오늘이란 하루가 온전하게
동의할 수 없는 소문들로 날아오르며
아궁이 곁으로
한 생각들이 모락모락 끼어든다
활활 타는 아궁이 옆에 웅크리며
아궁이의 안과 밖을 오르내리다
집중하지도 버티지도 못한
터무니없는 병증(病症)이
더욱 깊어졌다는 비로소.
< 2019.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