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년 간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에 쓸모 있고 똑똑한 왕족들은 모두가 희생물이 되어 가는데 유일하게 대원군이 건재하게 된 것도 역시 그를 사람들이 백안시하였기 때문이다 안동 김씨의 가 왕족에 대한 박해를 할 때 뼈를 깍아 도려내는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며 저작거리의 파락호와 어울려 미치광이 행세를 하며 탁 배기 한잔 얻어먹으려고.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수모와 상가지구(喪家之句) 즉 상가 집 개라는 소리를 감수하며. 서슬이 시퍼렇던 안동 세도가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하여 철저한 위장술은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인생의 드라마 격는데 이것은 모두가 세도가들이 눈을 흘기며 바라보는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위장술 이었다 즉 자신을 백안시(白眼視) 하도록 행세를 하였던 것이다.
대원군이 장돌뱅이 마냥 저작거리 거지 행세를 하면서 아무데서나 쓰러져 잠을 자던 시절 어느 술집에서 하급 관리로 있던 이 장렴 이란 혈기왕성한 젊은이와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이래야 대원군이 얻어터지는 것이지 싸움이랄 것도 없었는데 이때 볼이 얼얼하도록 이장렴에게 흠씬 얻어맞고 돌아온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이 있은 후 먼 훗날 대원군이 세력을 잡아 천하를 호령할 때 대원군에게 옛날 싸웠던 이 장렴이 찾아와 문안인사를 드린다.
이때 대원군은 대뜸 알아보고 그대는 "지금도 나를 때리려고 왔느냐하고 묻자, 그는 "지금도 역시 대감께서 술 취해 저작거리에서 난동을 부리신다면 때릴 수밖에 없읍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때 대원군은 상기된 얼굴로 "썩 물러가거라!" 하며 호령을 하자 그가 황급하게 댓돌을 내려서기가 무섭게 다시 호령한다 "거기 섯 거라!"하면서 군 노 사령을 불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틀림없이 그가 커다란 벌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러나 뜻밖에도 내실에서 또다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린다
길을 비켜라 "금위대장 나가신다!!
백안시(白眼視)란 흰자위 눈으로 흘겨본다 남을 차갑게 취급 한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냉대하여 본다는 뜻이다 아무튼 백안시란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 흘긴다는 말이며 어느 조직이나 단체에서 모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백안시하며 또한 사람이 조금 덜떨어진 사람도 백안시의 대상이고 자기와 생각하는 뜻이 다른 사람 행동을 함께 하지 않는 사람도 역시 백안시의 대상이다.
익지서(益智書)에 보면 백옥은 진흙 속에 던져 있어도 그 빛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갈 지라도 그 마음을 더럽히거나 어지럽힐 수 없다 그러므로 소나무 잣나무는 서리와 눈을 견디어 내며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위난을 건널 수 있다고 기록한다.
완적(阮籍)이란 사람은 백옥 같은 인물이었지만 시대의 위난을 피하기 위하여 언제나 행동을 제멋대로 하면서도 기쁨과 슬픔 그리고 고통을 표현하지 않았다 도가(道家)에 자연철학을 좋아하며 술을 좋아하고 노래와 시를 읆고 거문고를 능숙하게 타면서 자연을 노래한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을 듣고 달려온 여동생 혜희가 찾아와 상례(喪禮)에 형식을 갖추려 하자 눈을 돌리어 바라보다가(백안시) 쫓아버린다.
그러나 남동생 혜강이 술과 거문고를 가지고 찾아오자 아주 좋아하며 눈동자를 바로잡고 맞아준다 그는 한 번 책을 잡으면 문을 걸어 잠그고 몇날 며칠 나오지를 않았으며 산으로 들어가면 며칠씩 돌아오지를 않는 기인행동을 하기에 사람들로부터 반미치광이로 취급하며 백안시당한다.
당시에 나라는 정치가 어지러워 환관들이 세력을 좌지우지하며 충신이나 관리들을 제 멋대로 잡아 죽이는 시국이며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고 이웃 주변 모든 나라들이 뒤숭숭한 때라(후한시대) 신하 중에 총명이 있거나 정직하고 충성스런 신하들은 이용만 당하고 결국은 죽음을 당하기에 완적(阮籍)도 위나라 대신을 지낸 과거가 있는 아버지 때문에 위험을 느낀다.
그래서 완 적(阮籍)은 항상 술에 취하여 미친 사람 노릇을 하였기에 미친 놈 헛소리 한다는 취급을 당하여 위험을 피할 수가 있었다 옥구슬은 진흙 속에 함께 있어도 그 빛이 있어 사람들 눈에 탁 트이듯이 사람의 됨됨이도 그 면모를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가 있다 가랑이 밑은 기어 다니며 수모를 겪다가 훗날 제국을 호령했던 천하에 둘도 없던 지략과 용맹을 지녔던 한신(韓信)도 역시 한때는 사람들로부터 백안시의 대상이 되었던 사람이다.
첫댓글 나도 이 시대가 맘에 안들어서 일부러 백안시 당하고 있는데... 언제 때가 찾아오나?
크게 될사람은 그렇게 때를 기다린다더군요 옛영웅들은 하나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