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사태 당시 일부 연예인들이 근거 없는 '광우병 괴담'을 증폭시켜 사태를 확산시켰고, 특히 10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그후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거나 해명하지 않은 채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배우 김민선 (현재 김규리로 개명·
사진)은 2008년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는 글을 올렸다. 연예인들 가운데 가장 과격한 표현으로 광우병 괴담을 전파한 사례였다.
그는 이후 2년 동안 단 한번도 자신의 발언과 그 파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작년 이름을 '
김규리'로 바꾸며 "어릴 때부터 집에서 부르던 이름"이라고 했으나 연예계에서는 그가 '청산가리 발언' 이후 이미지를 바꾸려고 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쇠고기 수입업체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으나 지난 2월 1심에서 승소했다. 김민선의 매니저는 "아직도 (그 발언과 파장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고 아직 소송도 끝나지 않아 당사자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최근 출연한 영화('
하하하')와 관련해서도 광우병 관련 질문이 나올까봐 일절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선과 잘 알고 지낸다는 한 연예기획사 임원은 "그녀 앞에서 광우병 이야기는 꺼낼 수도 없는 분위기"라며 "아직도 그때 발언의 파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2년 전 '유언'이라는 광우병 관련 노래를 작곡해 촛불시위 현장 등에서 불렀던
가수 안치환 은 자신의 새 음반에 이 곡을 실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인터넷에 떠돌던 글에 안치환이 곡을 붙인 이 노래는 '내가 광우병에 걸려 병원에 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도 못 받고 그냥 죽을 텐데/ 땅도 없고 돈도 없으니 화장해서 대운하에 뿌려다오'라는 가사다. 안치환의 매니저는 "올 하반기 발매할 음반에 15곡을 실을 계획인데 '유언'도 후보로 올라 있다"며 "여러 상황을 감안해 최종적인 판단은 안치환씨가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홈피에 '윗분들만 미친 소 계속 드세요'라고 썼던
탤런트 김혜성, '
청와대 메뉴는 미국산 쇠고기뼈가 통째로 들어간 갈비탕을 추천한다'고 썼던
탤런트 김가연 , '미친 소는 너나 쳐드세요'라고 했던 탤런트 서민우 등 연예인들의 소속사측은 모두 본지 취재에 대해 "당사자도 그렇고 소속사 입장에서도 광우병 관련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승현 기자 vaidale@chosun.com ]
[박세미 기자 runa@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