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자기 명령 멈추기
(강석진 신부)
삶이 힘들다는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 보면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공통의 대화 내용들이 있습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희생하고 봉사하며 살아왔는데!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어 가면서 가정을 지키고
가족을 돌보며 살아왔는데 배우자가. 자녀들이.
혹은 주변사람들이 정말 그럴 수는 없어요!
정말 죽고 싶고. 미칠 것 같아요. 모든 것이 힘들고.
앞으로 내 삶이 깜깜한 절벽 같고.
모든 것이 절망투성이라 희망이 없어요. 희망이!
가만히 듣고 있으면 그 사람들에게는 온통 과거와 미래만 있지.
결코 현재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건강한 `자아`를 분별할 수 있는 기준이 바로 그 사람의
`자아`가 지금 어느 시점에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특히 정신과적으로 이상 증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보면
그들 대부분의 `자아`가 과거에 살고 있거나.
늘 미래를 헤매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나 ``중독 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보면
과거의 기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급기야 병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봅니다.
또한 `망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도 그 망상 안에서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아`가 건강한 사람은 지금 . 현재를 살아갑니다.
과거와 미래에 시달려서. 지금 현재를 망치는 삶은 분명 어리석은 삶. 그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자아가 현재를 살아간다면 더 이상 과거.
즉 안팎으로 부정적인 평가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이 만든 타인에 대한 선입견에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고
미래. 즉 희망이 없다며 한숨 쉬는 행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아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을 때에 더 이상 `남 탓(과거)에서 해방될 수 있고
뻔하지. 뭐!(미래)와 같은 부정적인 자기 명령을 멈출 수 있을 것입니다.
자아가 현재에 있을 때 자신의 한계와 부정적인 욕구를 제대로 볼 수 있으며
제대로 보듬어주지 못했던 자기 내면의 욕구와 실수. 결점과 상처.
욕망과 갈등들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입니다.
우리는 좀 더 현재에 머무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정말로. 자아가 건강한 사람만이. 지금 현재를 살 수 있고
늘 현재 안에 존재하시는 우리 주님을 실감나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과거의 하느님도 아니고.미래의 하느님도 아닌.
바로 현재의 하느님. 지금 이 자리에 함께 계신 하느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