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예전처럼 버거운 것은 아니었다.
2년전 까지만 해도 한가위 운운 하며 명절을 지칭할 때 몸서리가 먼저 쳐지면서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했었다.
수많은 손님들, 일명 제꾼들이 집으로 찾아들면 시작하는 접대부터 며칠 전 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면서
당연하다 여겨졌던 일들이 울화로 치밀어 올라 짜증이 극에 달해도 어쩔 수 없이 조상을 위한 명절을 치뤄내는 것.
죽은 조상을 위해 산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을 만큼 명절이라는 아름다운? 덕목을 위해 혹은
조상을 예우하던 옛 시절의 관습에 따라 늘 그렇게 진행되던 풍습도 시대가 변하면 당연히 변모하는 법.
그런 현재적 의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연한 기회에 내림 풍속에 얽혀버린 감정들의 폭발 덕분에
2년 전 부터 홀가분해진 쥔장의 입장에선 어찌나 해피해피하던지 이젠 내 식솔들만 챙기는 입장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자유롭게 명절이라는 시기를 지낼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자
감정적 육체적 경제적 소모는 이젠 안녕을 고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하여 어느 해보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채로 명절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온전한 쉼을 주는가를 실감했다.
그래도 직계 피붙이와의 만남은 당연한 것이니 그들을 위한 조촐한 준비는 진심으로 즐거웠음이고
이런 모든 일들은 상황의 차이, 변화의 바람은 누구에게가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이렸다?
암튼 나름 뿌듯한 추석 명절을 보내면서 한가하게 티비 시청에 엄두를 내었다.
하지만 또 명절 티비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늘 뻔하고 그런 것들을 피해 보자니 그나마 오디션을 좋아하는 취향 덕분에
"우리들의 발라드" 라는 재방송용 프로그램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역시나 신선하기도 하고 언제나 그렇듯이 노래 잘하는 민족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신예들의 날 것의 돌풍에 빠져 기대감을 한층 높이던 차에 "가왕 조용필의 콘서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하였어도 본방 사수는 하지 못했고 어제 겨우 짬을 내어 스테이지 뒷 이야기와 재방송 "조용필의 콘서트"를 시청하게 되었다.
열광과 환희가 교차되는 청중들의 열정적인 몸짓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그 순간, 개인적인 전율도 함께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가왕 조용필의 콘서트는 대단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 나이 만 75세, 가수로서 57년 세월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그는 28년 만에 공중파 방송에 출연을 하여 온 힘을 다해 무대를 꾸리며 자신을 아끼는 팬들을 위한 진심의 노래를 전하였다.
물론 콘서트 비하인드 다큐멘터리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 그날의 기록"을 통해 그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서
그가 헌신해온 노래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고 너른지 알 수 있었지만 실제 공연 무대를 직관은 아니더라도
또는 본방 사수는 아니었어도 그 후끈후끈한 에너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서 소름이 돋기도 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쨋거나 그는 살아 생전 무대를 향한 집념을 표출하면서 무대에서 삶을 끝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가수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다 사랑하는 무대 위에서 죽을 수 있다는 것, 많은 가수들의 희망사항 이기도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런 일들은 생겨나지 않았음으로 그의 바람은 생명 조차도 공연의 연장선으로 여길만큼
절절하고 절실하게 느껴져 한 명의 인간으로서가 아닌 노래를 위해 살고 죽는 그런 가왕의 면모로 여겨지기도 했다.
"지금 출연을 하지 않으면 여러분과 뵐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제 목소리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 아닌가? 그래서 이때 빨리 해야겠다고 해서 결정했다"
그가 전해준 방송 출연이유는 담담해 보였지만 상당히 의미심장하기도 하고 결연해 보이기까지 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되는 것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늘 내일이 더 나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많은 부분들을 내일로 미루고 있지만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가왕 조용필이 다시 한 번 일깨워주므로써 그는 인생 가왕의 면모도 보여준 셈이다.
알고 있지만 비껴가고 생각하지만 실천하거나 실현하지 못하는 일들이란 도처에 널려 있으나
지금이 바로 적기라는 것을 일깨워 준 그의 " 이 순간을 영원히" 행보는 그래서 더더욱 빛이 난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그 이전에 가수 조용필....혼자서도 더불어서도 늘 독보적인 무대를 구성하고
무대를 장악하였던 가수이고 보면 그의 삶자락은 오로지 노래를 위해 무대 위에 존재한 보컬리스트 답다.
그래서 연습을 실전처럼 한다는 가왕 조용필에 대한 "위대한 탄생"의 밴드 연주자들의 존경심은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도 모를 일이겠다.
존경심으로 가득찬 "위대한 탄생 기타리스트 최희선"의 말을 빌려보자면
“밴드 음악은 일단 배음이 엄청나게 크다.
보컬의 목소리가 살아남고 뚫고 나오려면 모든 면에서 엄청난 내공이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지금 저 나이에 30곡을 아주 높은 곡들만 반 키 정도 내렸다.
이건 어느 선을 넘어선 경지라고 봐야 한다”
그의 가창력과 노래에 대한 자존감과 자긍심을 넘어 보컬에 대한 애정과 팬들을 위한 존중까지 모두 포함한
가왕의 마인드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노래를 부르면서 이뤄졌을 그의 탄탄한 내공과 성정에도.
또한 57년 동안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고집하며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았다는 무대 매너와
게스트 없이 몇 시간이어도 소화하는 그의 보컬 능력과 집중력과
한 모금의 물도 허락하지 않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팬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려는 노력에도 말이다.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연습 후 제작진과 회의에서 조용필은
“귀가 열리면 소리가 울려서 못 듣는다. 그게 제일 걱정이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여 오랜 시간 조용필과 함께 해온 기타리스트 최희선의 걱정과 절박함은 티비 화면으로도 전달 될 만큼이었다.
“공연 중에 노래를 하다가 그런 상황이 되면 갑자기 눈을 감고 방 안에 있는 물건을 찾는 느낌으로 노래를 하실 거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아마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실 거다”
뿐만 아니다.
그는 완벽한 무대를 위해 연습실에서 3일 간격으로 연습하고 사무실에 가서 개인 연습을 하며
밴드 없이 매일 노래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 그 누구도 따라하지 못한 만큼의 연습량이기도 하다.
사실 가수라고 하자면 보컬리스트로서 스스로 매일의 연습 노래가 성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보컬의 능력치를 보존하는 일이기도 해서 보컬리스트의 일상이기도 할 터이지만
이를 적극 활용하며 자신을 채찍질 하는 보컬리스트들 또한 많지는 않은 듯 하다가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여하튼 곡 하나하나를 최선을 다해 부르며 완벽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쉼 없이 자신의 노래를 쭉 연결해서 불러주는 매너로 인해 열광의 도가니로 잠식당하는 무대를 보면서
함께 좋아한다는 것의 힘을 느겼음은 물론 그가 얼마나 애정을 갖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지도 알겠어서
그 무대와 시간은 온전히 조용필을 환호해도 된다고 허락받은 느낌이 들긴 했다.
비록 무료 공연이었지만 빗속을 뜷고 조용필을 사랑하는 팬들이 국내와 전세계 각지에서 찾아들어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로 조용필 음악을 사랑하면서 애정도를 높이는 것을 보는 마음도 흐뭇하고 뿌듯했다.
게다가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팬들을 위해 몸사리지 않은 조용필의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는
개인적으로는 더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감사하다. 아직도 저를 불러준다는 게.
지금까지 기억해 주셔서 또 저의 음악을 좋아해 주셔서 그게 저로서는 감동이고 감사하고 크나큰 보람이다”
인생 막바지, 오랜 세월동안 노래 라는 마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그 남자 조용필.
그가 75세의 나이에도 여전한 꿈의 무대를 선사했다.
가수들의 가수이자 목적지가 되어버린, 세대를 아우르며 앞서나간 그는 가왕의 품격을 보여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의 말대로 다시 또 만나지길 기대하면서 그가 오래도록 무대를 사랑하길 기대해본다.
감동과 소름이 돋았던 무대를 선사해준 그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영원하라 가왕 조. 용. 필
첫댓글 역시 조용필이었습니다.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조용필,,, 역시 조용필이었습니다.
맞아요...역시나.
가왕의 무대는 대단했다는.
오랫만에라서 다시 듣게되더이다. 80년대엔 tv나 라디오 어디나 틀면 나와 정말 그 앵앵대는 목소리가 정말 질려 버려서
넌더리 나기도 했었는데 ...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한다더니 그 내공은 무시할 수 없는것, 그 값을 하더이다.
ㅎㅎㅎㅎ
뭐든 각자의 취향이라는 것이 있는 법.
그래도 그런 가왕 같은 보컬리스트가 있다는 것
괄목한 만한 일일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