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기자를 하다보면 제 직업이 부끄러워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비록 저 또한 삼류기자지만)
그 중에도 사소하지만 가장 거슬리는게 말.. 은어입니다. 이거 어떻게 안될까요.
도대체 '사쓰마와리(察廻り)'(경찰출입/사건기자)가 뭡니까.
기사에 오타 한두개 나고, 비문 한두개 생기는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온라인 속보도 강화됐고, 할 일이 태산같이 많으니까요. (휴~)
또 저처럼 멍청해서 모른 상태로 틀릴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데 알 만한 분들이 요상한 은어를 그대로 갖다 쓴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뭐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고 합디다.
기사에 안 쓰면 그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긴 하네요..냠)
하지만 들을 때마다 불편합니다.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기자의 이중성'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 같고요.
남들의 잘잘못은 따지며 자신의 잘잘못은 따지지 않는 이중성이요.
자부심에 가득 찬 말로 '내가 사스마리 할 땐 말야..'로 시작하는 말을 들으면,
뒷 내용이야 어쨌든 실.소.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옛 일본어 쓰면 안된다고 '다꾸앙은 잘못된 말'이라고 열공하시던 분들은 어디들 가셨습니까.
닥꽝(タクアン), 찌라(散し)차라리 이런건 낫네요. 이건 일반인들도 다 알아 먹으니까요.
사쓰마와리는 '검색'도 힘들어요. 기자에 따라서 사슴앓이/사슴말이란 식으로 말해버리니까.
사슴이 아프다는 건지, 사슴을 말아 드신다는 건지..
말의 요점은 한글화 작업 이런 거창한 것은 둘째치고라도
최소한 누구나 알아먹을 수 있는 말을 생활화했음 좋겠습니다.
ps. 그렇다고 그 말 쓰시는 선배한테 '사쓰마와리는 잘못된 말입니다'라고 눈 부릅뜨고 대드셔도 안되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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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 경찰서를 안 돌아봐서 그 '애착'을 잘 모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것일 수도 있어요. 좋은 말씀 감사해요. 참, 추가로 말씀드리면 전 '일본어라 안된다'기보다는 일반 사람이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용어'라는 점이 아쉽답니다. 개인적으로 닥꽝도 짜장면도 '통용된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답니다.
훔...일본에서 기자하다 온 선배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특파원 말고 대학을 일본에서 나와서 진짜로 일본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던 분이었습니다) 그 분도 '나도 너처럼 사쓰마와리부터 했지...' 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저런 은어는 좀 순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는 국어로 알기 쉽게 쓰면서 왜 저런 은어는 고집해야 하는지. 우리나라 말로 대체해서 전혀 어색한 말도 아닌데 말입니다.
은어라는게 원래 특정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특권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겁니다. 그래서 쉽게 없어지지 않죠.
동감.
전 사쓰마와리...괜찮은데...
동일한 의미를 가진 순우리말로 바꾸면 좋을듯... 딱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요..ㅎㅎ
전 기자들 일본어 쓰는거 들어보면 기자나 노가다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재밌던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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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어 죽겠다는데 저도 완전 동감이요. 정말 듣기 싫어 죽겠네요. 저게 뭔 소린지도 모르겠고요.
일본어 뿐만이 아니라 기자들 사용하는 은어 중 거칠고 저속한 표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듣기에 거북한 표현들은 순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 조진다
방송에서 쓰이는 '아타리'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요? ㅋㅋ
저도 첨에 기자들 일본말 많이 쓰는거 듣고 넘 거부감 들었어요. 근데 의사들 영어 많이 쓰는거나 기자들 일본어 쓰는거나... 하튼 다 싫다는.. 특권층이라는 표시 내고싶은것도 아니고 이해안됨..
애착이 가든 안 가든, 맞든 틀리든, 영어든 일본어든... 전 적어도 기자(기록하는 놈)라면 우리말로 표현 가능한 것은 우리말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자가 올바른 기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표현이 문제가 아니라, 그 취재 방식부터 좀... 어떻게 안되겠수??? ㅋ~
ㅋ역시 공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