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양지뜸 거북바위 이야기
정말 오랫만에 MBC ON 방송을 틀었다
마침 전원일기를 하고 있었다
앞쪽은 지나갔고 최불암네 큰 아들이
팔이 부러져 병원에 입원한 장면부터 보았다
고두심, 유인촌, 그리고 아들인 남성남이 문병을 왔다
김회장네 집에서 식사를 하며 걱정이 태산이다
할머니가 특히 그러하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사라진 동네 거북바위탓을 한다
온 동네에 이상한 일이 생긴다고 걱정이다
옆 집인 일용이네집에서도 김수미가 걱정이 많다
온 동네가 거북바위 없어진 일로 뒤숭숭하다
경찰일을 하는 영남이를 필두로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깜쪽같이 사라져 버린
거북바위를 찾아 나섰다
복길이의 제안으로 가든이란 이름이 붙은
근처의 식당 등을 찾아 다닌 끝에 거북바위를 발견한다
돈을 주고 사왔다는 식당주인의 말에 놀란다
동네 종기아버지가 팔아먹었다는게 밝혀진다
결국 돈을 돌려주고 거북바위가 원래대로 복귀한다
온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제사를 지낸다
특히 종기아버지가 막걸리를 뿌리며 용서해 달라고 한다
동네사람들도 잔을 올리고 돌아가며 절을 한다
그렇게 오늘 이야기가 끝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군대생활 할 때 생각이 났다
내가 수기사 기갑여단 101기보대에서 근무했다
그 부대 대대 정비과에서 차량계를 봤다
장갑차 부속품을 조달하고 정비행정을 맡아서 했다
가끔씩 노후차량을 반납하고 새 차량이 왔다
M113이라고 하는 월남전에서 맹활약했던 장갑차였다
아직까지도 뉴스에 보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장갑차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맹활약 중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누구나 미국식으로 APC라고 불렀다
Armored Personnel Carrier의 준말이다
무장한 인원 수송용 장갑차라는 말이다
새로 차량이 도착하면 반드시 고사를 지냈다
저녁 시간 해가 어스름한 시간을 골라서 했다
장갑차 위장호에 관계자 들이 모여서 절을 하고 막걸리를 뿌렸다
장갑차 주위를 돌며 궤도바퀴 곳곳에 막걸리를 뿌렸다
대대장, 부대대장, 중대장, 중대정비반장, 소대장, 분대장, 조종수, 부조종수
정비과장, 정비보급관, 정비과 선임하사, 그리고 나까지
막걸리를 올리고 절을 하고 막걸리를 뿌렸다
부대대장은 장갑차를 총괄하는 기갑 주특기의 소령이었다
권총을 차고 온 장교들은 총대를 끌러놓고 절을 했다
장갑차는 1개 분대당 한 대씩 배당된 장비였다
전쟁이 나면 신속하게 1개 분대의 보병들을 이동시키는 역할
내부에 돌아가는 4.2인치 박격포판을 장착한 장갑차도 있었고
사령부 역할을 하는 높이가 높은 장갑차도 있었다
가끔씩 찾아오는 자매결연한 여학교의 여학생들
그 여학생들이 와도 차출된 차량에 대해 고사를 지냈다
여자들을 태우면 사고가 난다는 소리가 있어
그걸 막아 달라고 지냈던 고사였다
장갑차를 탄 여학생 들은 좋다고 소리를 질렀지만
그걸 바라보는 우리들은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다
왜 그런 낭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 경험에 따라서 사회에 나와서도 고사를 지냈다
새로 차량을 바꿀 때마다 차 앞에서 고사를 지냈다
회사 대표의 기사와 나랑 둘이서 술을 올리고 절을 했다
북어 한 마리랑 막걸리, 시루떡 등을 차려놓고
절을 하고 네 바퀴마다 막걸리를 뿌렸다
시루떡 조금과 북어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엔진룸에 단단히 묶고 다녔다
혹시 정비업소에 가서 본네트를 열게되면
정비사들이 내게 이게 뭐냐고 물었다
내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비사 대장을 하는 양반들이 거들었다
자기들이 군대 수송대에서 근무할 때도
그런 식으로 고사를 지냈었다고...
이걸 미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려서 교회를 다녔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불교클럽에도 나갔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종교인으로 산다
종교와 상관없이 이런 행위를 통해 위안을 얻는다면
이걸 꼭 미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전원일기에서 방금 전 보았던 거북바위 실종사건
이후로 벌어졌던 이런저런 흉한 사건들
물론 작가가 꾸며서 쓴 드라마지만
그 시절에는 그런 일이 참 많았다고 본다
지금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올림픽
그 올림픽 기간 중에도 성화가 타오른다
그 성화는 올림픽의 발상지라는 그리스 아테네의
올림푸스 산에서 채화되어 수만리를 거쳐 봉송된다
그리고 올림픽 기간 동안 계속 불타 오른다
무사히 경기를 치르게 해 달라는 염원의 발로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조금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양사람들도 대부분 저마다 마스코트를 갖고 있다
몸에 지니고 다니면 액운을 면하게 해 주고
좋은 일이 생기게 해 준다는 행운의 마스코트
Lucky Charm이라고 부르며 몸에 지니고 다닌다
우리로 치면 일종의 부적같은 것이다
내가 함께 근무했던 회사의 미국인 대표이사가
월남전 참전용사였는데 엉성하게 생긴
놋쇠로 만든 팔찌를 늘 차고 다녔다
참전 당시 꼭 차고 다녔던 Lucky Charm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적을 지니고 다니기도 한다
나도 어머님 살아 생전에 부적을 여러번 받았었다
나중에는 집사람에게도 부적을 받아서
지갑 속에 고이 접어 넣고 다닌 적도 있다
어느 때부터인지 부적을 본 적이 없다
조금 전 끝난 전원일기에 소개된 거북바위도
말하자면 양지뜸 마을의 행운의 마스코트 내지는
마을의 수호신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첫댓글 네
청솔님
공감하면서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동백님 ^^*
ㅎㅎ 댓글. 달아줘서 감사합니다
제가 꼭 읽고 가는 삶방
이야기는요 우리
박희정 회장님(부울경)글과
청솔님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새해 첫날 1월 1일
새벽 5시에는 저가 근무
했던 제철소에서는
돼지머리에다 정종을
따르는 언전기원제를
지냈는데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기억이 납니다
세계제일 첨단 제철소에서
어울리지 않는 행사라고
비난하는 무리들이
있었으나 製鐵報國 신념의
창업주의 의지 앞에서
언전기원제 고사는
매년 빠짐없이 실시
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꼭 그런 사람들 있습니다
소위 종교를 가졌다는 사람들이
주로 그런 일을 하지요
저는 회사 사무실 이전했을 때도
고사를 지냈습니다
계열회사의 외국인 대표들도
모두 참석해서 절했습니다
봉투도 꽂았구요
감사합니다 기우님 ^^*
자기 신념 이지요
전 네잎 클로버잎 얘들 한테 하나씩 주었답니다
현관에도 큰 동물상 있고요 ㅎ
사람마다 Lucky Charm이 있습니다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행운이 온다고 믿으면
마음이 든든하겠지요
대상이 뭐든
마음이 든든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마음 속의 거북바위들
잘 보존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