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2차 모의수능 평가가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교교육과정 안에서 출제됐으며, 난이도와 출제방향은 본수능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본수능시험을 2개월 남짓 앞둔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언어 영역=읽기(비문학) 분야에서는 대학 교육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지문들이 선정됐다. <맹자>의 ‘만장구’를 통해 고전의 현재적 의미를 살피는 한편, 언론보도와 초상권·정보송수신 암호화 등을 다룬 시사적 지문들이 두루 나왔다. 읽기(문학) 분야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검인정 문학교과서에 실린 김남조의 <설일>,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박지원의 <민옹전> 등이 나왔다. 김광규의 <때> 등 낯선 지문들도 출제됐지만 내용 파악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평가다.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지난 1차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려워졌다. 언어영역에서 고득점을 노리는 수험생들은 교육방송 강의를 통해 문학작품 위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수리 영역=수학의 유용성을 강조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휴대전화 배터리 지속시간, 제품생산에 필요한 자재의 구입가격을 행렬로 표현하는 문제 등 실생활을 응용해 수학적 개념과 원리 등을 묻는 질문들이 나왔다. 특히 국민기본공통과정인 10단계까지의 학습내용은 ‘원에 내접하는 삼각형이 직각삼각형이 되는 조건을 통한 확률 계산’처럼 수학1·2에 나온 내용과 결합해 출제했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기본교육과정에 충실하되, 수능 기출문제와 교육방송에 나왔던 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고차원적 문제가 일부 출제돼 지난 1차 평가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외국어 영역=듣기에서는 심층적인 듣기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긴 지문을 듣고 답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다. 말하기는 완성되지 않은 대화나 담화를 통해 적절한 의사소통 능력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읽기에서도 배경지식과 글의 단서를 활용해 빈칸의 내용·주제·심경·분위기 등을 추론하는 유형의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지문의 길이가 예상보다 길지 않고, 평이한 문제들이 많아 어렵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어휘력 측정 문제는 새로운 유형의 것들이 많아 착실히 어휘력을 다져갈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독해력 등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세 영역 모두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을 활용한 문항들이 다양하게 출제됐다. 윤리·국사 등 11개 심화선택교과 가운데 최대 4과목까지 선택해 시험을 치르는 사회탐구 영역에는 지구온난화·청소년 인권·고속철 개통효과·고구려 계승·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 시사적인 문제들이 주로 다뤄졌다.
물리·화학 등 8과목 가운데 4과목까지 선택이 가능한 과학탐구에서는 유전자 조작생물·태풍과 해일 등 실생활과 관련된 과학 원리를 찾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직업탐구에서도 농산물 시장개방·상거래 행위·무역 자유화 등 직업 실무와 관련된 내용들이 두루 나왔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안내문·광고·시간표·약도·표지판 등 시각적 효과를 살린 문항들이 출제됐다. 수능에 이미 출제된 문항이라도 중요한 내용은 다시 반영했으며, 한문의 경우 교과서에 다루지 않은 지문도 일부 인용됐다.
△ 전국 고등학교에서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지막 모의평가시험이 치러진 16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브리핑실에서 정강정 한국교육평가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