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존엄하게 한 번에 끝내고 싶다."
노엘리아라고만 알려진 스물세 살 여성이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법원에서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고 판사에게 호소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판사에게 막아달라고 애원해 이 나라에서 이런 재판은 처음 열리는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카탈루냐 지방 출신의 그녀는 2022년 극단을 택하려다 얻은 부상 때문에 하반신이 마비된 몸으로는 살아갈 수 없어 끝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다.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안락사 평가위원회는 지난해 7월 만장일치로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노엘리아는 증언대에서 현재 사람들로 채워진 요양원 방에서 "조그마한 그림들, 십자가들, 종교적 상징들"로 살아가도록 종교 단체들의 강요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안락사는 고통을 덜기 위해 의도적으로 목숨을 끊는 행동을 뜻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코마 상태에 빠져 있으며 동의를 표할 수 없더라도 비자발적으로나 이 사례처럼 자발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 스페인에서는 2021년부터 시행됐으며, 재판부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이 사례가 처음이다.
노엘리아는 오는 8월 안락사를 실행할 예정이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부친이 캠페인 단체 '기독 변호사들'(Abogados Cristianos)의 지원을 얻어 법적 반대에 나서 일단 멈춰진 상태다. 현지 매체에 인용된 문서에 따르면 그녀는 "난 우리 가족에 의해 오해 받는 느낌이다. 혼자이며 공허한 느낌이다. 이런 상황은 내게 엄청난 고통을 안긴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정부의 법률 대리인은 "(죽겠다는) 결심을 뒷받침하는 많은 의료 보고서와 상충되는 과학적이거나 전문적인 의견 표명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친은 딸이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장애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젊은이가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 이 사례처럼 특히 취약한 이의 목숨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딸이 재활 치료를 잘 받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법률 대리인은 여러 차례 이 여성이 안락사 시행 과정에 마음을 바꾼 적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검찰은 이 사례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으며, 대신 재판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 여성의 뜻을 들은 뒤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안락사 평가위원과 신경재활 전문가, 심리 전문가도 이날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순회 판사는 쉰네 살 아들의 안락사를 막으려는 한 남성의 재판 신청을 안락사 평가위원회가 승인한 뒤 기각한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