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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찾아서,,,
나는 오늘 오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오후 한나절에 집을 나선다.
햇볕이 드러나지 않은 흐릿한 날씨지만 춘삼월을 맞이한 절기답게 포근한 기온에 가뿐한 걸음이다.
화곡지하철역을 들어선다.
행선지를 어디까지 그을까 생각도 해 본다.
그 친구는 원주에 산다.
서울에서 원주까지 가기는 좀 먼 거리다.
여의치 않는 시간에 행보를 짧게 해도 그 친구를 만날 수 있기에 오목교역에서 하차한다.
풀어진 기온 탓인지 목동현대백화점을 지나는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분산하다.
교보문고를 들어선다.
참으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점을 들어선 거 같다.
친구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서적이 나열되어 있는 진열대를 기웃거리며 헤매다가 판매대 종업원에게로 가서 친구를 찾아 달라고 주문을 한다.
저기요? "친구이름은 양 선희 이고요 책명은 엄마냄새이거든요"라고 하자 단말기검색창에 저자 이름과 책명을 두드리자 금방 친구의 모습이 컴 모니터에 들어난다.
종업원은 이 책이 맞습니까하고 나에게 여쭌다. 네에~!
이렇게 해서 원주까지 발품을 팔지 않고서도 가까이에서 반가운 마음으로 친구를 만나게 된다.
물론 인터넷홈쇼핑을 통해 더 가까이에서 편하게 친구를 맞이할 수 도 있었지만 배송시간을 앞 당겨 친구를 대면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나 만나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친구 양선희 그의 저서 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캄파눌라 꽃의 향기 속에서 묻어나는 의미심장한 엄마냄새의 이야기를 읽어보시라,,,
엄마 냄새
양.선.희 에.세.이
엄마,
엄마 냄새를 떠올리면
그리움에 목이 메지만,
그 체취를 더듬다 보면
어느새 상한 마음이
회복되는 걸 느껴요.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와 사진, 시간 저편에 묻혀 있던 진한 추억들
이제야 말할게요.
엄마의 딸로 태어나 행복했습니다.
엄마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아름다운 풍경이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을
사진으로 찍어 편지와 함께 보내기로 했습니다.
■■□ 저자 소개
글ㆍ사진 _ 양선희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에서 태어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87년 계간 『문학과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나리오가 당선되었다.
시집 『일기를 구기다』(1991), 『그 인연에 울다』(2001)와 장편소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1993)를 펴냈으며, 이명세 감독과 영화 「첫사랑」의 각본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올해에 시집 『엄마의 조각보』를 출간할 예정이다.
현재 원주에 살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산문과 운문 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혼자 하는 여행과 스스로 내려 마시는 진한 드립커피, 사진 찍기를 즐기며, 무모하게도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꾸며 산다.
누군가에게 시간 저편에 묻혀 있는 추억을 조곤조곤 들려주는 것 같은 글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언니, 하고 불러보게 되기도 했다.
지난날 선희 언니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이 책 속의 사진과 글들은 읽는 사람들에게 가만가만 말을 건네고 어깨를 두드리고 고독한 마음들을 돌보아주고 있을 것이다.
그럴 것이다.
_신경숙(소설가)
문득 내 추억의 쉼터마다 어머니가 진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내 삶의 등성이마다 어머니가 서 계셨던 것이다. 이 세상 어떤 꽃향기보다 엄마 냄새가 향기롭다는 양선희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오늘은 유난히 어머니 품이 그립다.
_주필호(영화사 주피터필름 대표)
■■□ 엄마에게 보낸 1년 6개월 동안의 편지와 사진
“엄마, 이 꽃보다 환하게 웃으세요.”
어느 날, 어머니를 모시고 동네 의원을 찾은 시인은 어머니가 의사를 붙들고 주저리주저리 한참 동안 이야기를 늘어놓는 걸 보면서 어머니의 진한 외로움을 느낀다.
“요즘은 아무것도 좋은 것이 없다”고 하는 어머니의 말에 집으로 향하는 내내 흐느끼기도 했던 시인은 어머니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예쁜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편지와 함께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생업을 위한 덫 같은 일상’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던 시인은 2007년 9월이 되어서야 자신의 카메라를 장만하고 세상을 프레임에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08년 8월, 드디어 첫 번째 편지와 사진을 보냈다.
2001년 두 번째 시집 『그 인연에 울다』(문학동네)를 펴낸 뒤 근 10여 년 만에 시인이 펴낸 에세이집 『엄마 냄새』는 시인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1년 6개월여 동안 찍은 사진과 편지를 묶은 책이다.
속절없이 늙어버린 엄마를 바라보는 애잔함과 사랑이 시인의 감성과 어우러져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글 속에서 시인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죄 일러바치는 어린 딸이 되었다가, 엄마의 낡은 삶을 보듬는 보호자가 되기도 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또 한 사람의 엄마가 되기도 한다.
시인이 엄마와 함께하는 추억 여행은 차츰 사라져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과 어울림의 삶을 복원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시인의 글 속에선 불어난 계곡물로 첨벙첨벙 뛰어드는 어린아이들의 즐거운 비명이 들리고, 추억의 정원에는 꽃향기가 한창이다.
제집을 털러 온 젊은이에게 밥을 해서 먹이는 따뜻함과 집의 영역을 나누는 돌담마저도 ‘길’로 만들 줄 알았던 이웃 간의 정이 넘쳐흐른다.
■■□ 세상의 비루하고 작은 것들을 보듬는 아름다운 시선
“사람 사는 데니까 싸우는 소리도 나고, 우는 소리도 나는 게지.”
늙은 엄마와 중년의 딸이 나누는 교감과 애정 외에 『엄마 냄새』가 주는 또 하나의 미덕은 우리의 남루하고 비루한 일상과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것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다.
시인은 아무런 생명이 없으면서도 제 품에 갖은 생명을 품을 줄 아는 돌담의 넉넉한 품성을 보고, 이웃끼리 음식을 건네던 그 야트막한 돌담 위로 난 길을 발견한다.
자신의 집 외등에 자리 잡은 벌집을 보고 아이들이 다칠까 걱정하면서도 자신의 품에 찾아든 것은 내치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치매에 걸리고도 자기의 고향집 주소만은 또렷이 기억하는 시외할머니에게서 생에 드리운 진한 그리움을 깨닫는다.
손바닥만 한 자투리땅을 텃밭으로 일구는 도시민들의 궁색한 마음을 느끼며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때때로 차츰 각박해지는 풍속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지만, 시인의 따뜻한 감성이 걸러낸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리고 시인의 이러한 품성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기른 것은 다름 아닌 ‘엄마’였다.
일평생 배움이 짧은 촌부로 살았어도 어머니는 어떠한 학식이나 이성적 판단이 도달하지 못하는 핵심을 간파했다.
그렇게 어머니는 툭 내던지는 말 한마디로 시인의 흐린 시계를 맑게 해주었다.
■■□ 세상을 치유하는 냄새
“엄마의 딸로 태어나 행복했습니다.”
유난히 꽃을 좋아했던 어머니를 둔 덕분에 시인의 사진 대부분은 꽃이 차지하고 있고 글의 많은 부분도 꽃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시인은 말한다. 이 세상 모든 꽃향기를 일순간에 무색케 하는 냄새가 있다고. 그것은 다름 아닌 ‘엄마 냄새’다.
채 눈을 뜨지 않은 새끼들도 젖이 불어 넘치는 어미의 품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자지러지는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고,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어루만져 새 살을 돋게 하고, 미로 속에서도 길을 찾게 하는 바로 그 냄새요.
엄마 냄새를 떠올리면 그리움에 목이 메지만, 그 체취를 더듬다 보면 어느새 상한 마음이 회복되는 걸 느껴요.
참 이상하지요?
제가 겪는 모든 고통의 치료약이 바로 엄마 냄새니 말이에요.
우리네 전통사회에서 엄마와 딸은 참으로 미묘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성적인 동지일 뿐 아니라 한 집안에서 비슷한 역할을 해내야 하는 엄마와 딸은 가장 가까운 사이여야 하면서도 남아선호사상이 지배적이었던 가풍에 의해 모녀 사이에는 애증과 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아들이 무조건 퍼주어야 하는 대상인 반면, 딸에게는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강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부모가 되고 난 뒤에야 부모를 이해한다고 했던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시인은 이제 둘도 없는 어머니의 친구가 되어 함께 길을 걷는다.
이 두 사람의 산책길에 세상의 모든 꽃과 작은 생명과 흙과 추억이 동행하고 있다. 『엄마 냄새』는 세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삶의 향기가 밴 그런 책이다.
■■□ 차례
풍경 1. 죽음보다 더 두려운 외로움
풍경 2. 웃음을 선사하는 존재
풍경 3. 어머니와 함께한 산책
풍경 4. 행복을 부르는 이름
풍경 5. 추억이 꽃피는 정원
풍경 6. 자연이 만든 놀이터
풍경 7. 기쁨이 만월 되는 날
풍경 8. 봄이 오는 곳
풍경 9. 텃밭의 미학
풍경 10. 달콤한 나날
풍경 11. 아름다운 길
풍경 12. 햇볕에 대한 찬가
풍경 13. 엄마 냄새
풍경 14. 길을 품은 도서관
풍경 15. 그 인연에 울다
■■□ 원고내용 엿보기
풍경1 : 죽음보다 더 두려운 외로움이란 엄마의 이야기로 화두을 열어간다.
사진 속에 엄마가 사시던 아파트 현관입구에 피어 있었다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석산(石蒜)이라는 꽃과
어머니의 외로움에 눈물을 삼키며 저자가 찍은 맨드라미 꽃 사진을 보며 꽃보다도 더 환한 웃음을 권해 드렸던 이야기다.
풍경4 : 펼쳐지는 책장속에 행복을 부르는 이름이란 이야기가 들어난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행복을 부르는 이름들은 누굴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한다.
누구의 이름을 제일 먼저 부르실건가요라는 물음에 나는 좀 머뭇거리며 고민스럽다.
자식들의 이름일 수 도 아이들의 엄마의 이름일 수도,,,,,
풍경5 : 추억이 꽃피는 정원에 들어 서서 옛날 아라비아의 푸른 샘물이 나는 우물에서의 물 한바가지의 아름다운 전설이야기도 접해보고 연꽃 연근에 대한 지식도 담아본다.
풍경 6 : 자연이 만든 놀이터에서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진 듯한 지난 소시절의 놀이들을 상기해 보면서 새끼줄을 빙빙 돌리며 놀던 줄넘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자치기, 구슬치기, 땅따먹기, 널뛰기, 닭싸움, 말타기놀이을 하면서 추억의 여행속으로 달려가 본다.
풍경 7 : 기쁨이 만월되는 날 !
결실의 계절에 바라보는 가을이야기지요
추석머리 익어가는 벼이삭의 껍찔을 볏겨 햅쌀로 차려 낸 차례상과
수세미에 대한 이야기들이 내가 보고 자라 온 것들이기에 자연스럽게 들린다.
풍경 8 : 봄이 오는 곳에 강아지, 병아리, 오리, 토끼 등 애완동물들과 함께 하는 가족이야기가 다채롭게 느껴진다
풍경 9 : 텃밭의 미학
척박하고 후미진 짜투리 공터 땅을 개간하여 텃밭을 만들고 그 곳에서 꽃을 피우고 채소들을 키워낸다.
오이, 호박, 가지, 고추, 들깨, 파, 강남콩 등 등 흙에 대한 존엄성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움들을 열거한다
풍경 10 : 달콤한 나날
꿀벌처럼,,,,
풍경 11 : 아름다운 길
詩 오래된 돌담
무생물도 저리 오래 몸을 포개고
서로를 버티게 해 주니
담쟁이 능소화 바위솔 두꺼비 구렁이
족재비 생물이 진을 치는구나!
생의 주문을 못 풀어
약사발을 끼고 사는
나를 부르는
내 옛집의 돌담이여!!
풍경 12 : 햇볕에 대한 찬가
만물을 영장 캐 하는 것이 햇볕이란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낮은 곳이든 높은 곳이든 가리지 않고 존재의 귀천을 따지지도 않고 골고루 빛을 나누어 준다는 태양에 대한 찬사다.
풍경 13 : 엄마 냄새
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천리향, 만리가 간다는 만리향과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는 꽃향기 이야기,,,
하지만, 그런 꽃향기들을 무색케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엄마냄새란다.
눈을 뜨지도 않은 새끼들도 젖이 불어 넘치는어미의 품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아기의 울음소리도 ,,,
상처투성인 마음을 어루만지며 새살을 돋게 하고
미로속에서 길을 찾게 하는 바로 그 냄새!!
엄마 냄새를 떠 올리면
그리움에 목이 메이지만
그 체취를 더듬다 보면 어느새 상한 마음이 회복되는 걸 느끼며
저자가 겪는 모든 고통의 치료약은 바로 엄마냄새란다.
풍경 15 : 그 인연에 울다
나비는 잡는게 아니고 구경만 하는거다
소시절을 추억하며 엄마의 마음을 아리게 한 사건들을 생각한다.
육신과 영혼의 젖줄은 엄마였고 그래서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존경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엄마의 딸로 태어난 것을 행복하게 여기며 "그 인연에 울다" 시 한편을 올리며 원고를 마무리 한다.
그 인연에 울다
똥을 치우는
독이 될 일 줄이는
기꺼이 늙는
멧새 발길이라도 끊이지 않게
무덤가에 유실수 심는
그 마음 가는 길
뒤밟아 보면
그늘의 둘레보다 더 넓게
자갈을 물고 흙을 껴안은
까치집을 앉힌
깊은 곳의 수맥을 짚은
아~ 어머니!!
다시 한번 출간을 감축드리며
저자와 함께 살아 오면서 바라보았던 일상에서 정서들을 느끼게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엄마 냄새'에 있는 사진을 편집하는 솜씨하며,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하는 안목이라니...!
내 친구들은 모두 보석같구나!^^+
친구야 축하한다^^*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