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 종강 겸 부트캠프 연습 후기

[navy(어디서 약을 85)]

 안녕하세요. 어디서 약을 85 네이비입니다.

 3개월 전 나오미에서 만화책 보던 남자(부추쌤, 그땐 바에서 알바하는 사람인 줄 알았음)에게 살사 강습 왔다고 하고 이름표를 처음 받았는데(닉네임 있으세요? / ***인데요 / ...그냥 본명 쓰세요) 어느새 레벨1이 끝났네요(사실 토요반은 하루 남아 있지만 제가 참석하지 못하는 고로 저의 레벨1 강습은 이미 끝났습니다). 왕초급 때도 쌤들이 참 고생하는구나, 사람들이 다들 살사가 처음이니까 어쩔 수 없지 하던 저의 생각이 참 짧았습니다. 레벨1으로 와서도 쌤들의 고생은 끝나질 않고요 그사이 동기들끼리 친해져서 떠들기도 떠들고 홀딩 대형으로 서라고 하면 다들 에어컨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서 있고 누구는 지난번에 안 나와서 묻고 누구는 나왔는데 잘 안 돼서 묻고 누구는 너무 오랜만에 와서 어디서부터 물어야 하는지를 묻고 뭐 그러고 있습니다. 이러면 쌤들한테 삼계탕이라고 사드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인데 실제로는 지지난 주에 쌤들한테 치맥 뜯어먹었고요, 그 와중에 홀쌤은 우리랑 놀다가 폰도 잃어버리셨고요 조금 전에 아몽쌤이 수업 끝나서 뒷풀이 가자고 손짓하셨는데 저는 그냥 집에 왔고요 불효자는 웁니다 ㅠㅠ

 이쯤되면 후기가 아니라 고해성사네요. 후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레벨1이 어땠냐고 물으신다면 이것저것 많이 배웠는데 오히려 예전보다 춤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음에는 동작만 따라했거든요. 지금은 오히려 파트너쉽이 정말 어렵다고 느껴요(그렇다고 동작이 잘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박자에 맞게 신호는 잘 주고 있는지, 내가 익숙한 패턴만 하는 건 아닌지. 텐션은 적당한지, 이 사람이 온전히 춤을 즐길 수 있게 리드는 잘 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아요. 바에서 보는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잘 추는지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춤을 추지 않고 멍하니 잘 추는 사람들을 보는 일도 많아졌네요(오늘 슈쌤 계셨는데 홀딩 못한 건 지금도 아쉽...).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선배들하고 추는 동기분들을 보면 저렇게 잘 출 수 있는 사람인데 싶은 때도 있고요. 새삼 저랑 홀딩해주시는 동기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네요. 

 그러거나 말거나 부트캠프 준비는 음...예전에 <원피스>의 작가 오다 에이이치로와 토리야마 아키라 씨의 대담이 있었는데,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토리야마 아키라 씨는 자기 작품을 잊어먹기로 유명합니다. 이름 대충 짓는 것도 그렇고 자기 작품에 대한 느낌이 일반인과는 다르죠. 하지만 오다 선생은 <드래곤 볼>의 엄청난 팬이거든요. 그래서 인터뷰를 보고 있으면 치매환자 토리야마 상을 오다 상이 돌보면서 기억을 하나하나 살려주는 것처럼 보입니다(영화 <노트북>처럼). 저희 부트캠프 준비가 딱 그래요. 

쌤: 자~ 이렇게 활짝 펼 때는 관객을 보고

85기: 쌤. 거기는 반대쪽인데요

쌤: 어? 안무를 잘못 짰나? 그럼 이 앞에 CBL을 한 번 넣을게요. 그러니까 그 전에 CBL을 하고~

85기: 쌤. 이거 전에 *** 했으니까 자리 바뀌었어요. 반대로 서세요.

쌤: 어? 그러면(말한 대로 해봄), 내가 안무를 잘 짰네. CBL 다시 뺄게요~

쌤: 그리고 바로 이어서 ??? 하시고요

85기: 쌤. 000 빠뜨리셨어요~

쌤: 그랬나요? 그럼 000 먼저 하고~

쌤: 그리고 여기서 바로 +++로 이어집니다

85기: 쌤. 여기는 %%%인데요

쌤: 네~ 알면 그대로 하시고요~

 이런 상황이 몇 번 이어지자 급기야

쌤: 자, 순서는 알아서 하시고요~ 동작만 보세요 동작만~

 여기까지 읽으면 뭐 85기가 알아서 하는 기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쌤:(롤&트레이 2회 반복 후) 자~ 이거 잘 안 될 수도 있는 동작이에요. 다시 한 번 해봐요~

쌤:(4회 반복 후) 여러분~ (잠시 말을 고름)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어요. 많은 연습이~

쌤:(5회 반복 후) (목소리 커짐) 아몬드쌤이랑 인싸이드턴부터 연습할게요. 인싸이드턴부터!~!~

이러고 있습니다. 여러분, 부트캠프가 무사히 끝나길 빌어주세요.

p.s. 요즘 살세라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여기 스타일링 있어요~"

     요즘 살세로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살세로분들은 순서 외우셔야 해요~"

[코랄(어디서 약을 8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네이비님 기억력 무엇ㅋㅋㅋㅋㅋㅋ

[블루(어디서약을85)]

필력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블(어디서 약을85)]

형님 ㅋㅋㅋㅋㅋㅋ 일기장 보는줄 알았어요 ㅋㅋ

[벨라 (어디서 약을85)]

쌤들 말 다 어떻게 기억해요!! 대박ㅋㅋ여기 스타일링 있어요~ㅋㅋㅋ 완전 ㅋㅋ안되는걸 했는걸 아무도 몰라주네요 ㅋㅋ

[아몬드(오륙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왤케웃기죠ㅋㅋㅋㅋㅋㅋㅋ
치매환자 를 돌보믄서 기억을 하나하나 살려주는것처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로도(닥79살사)]

ㅋㅋㅋㅋㅋ노트북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쌤들 말하는 목소리가 음성지원되는 거같아욬ㅋㅋㅋㅋㅋㅋ
물음과물음과 물음의 수업이군용 ㅋㅋㅋㅋㅋㅋㅋㅋ

[전력소녀삐삐(46)]

네이비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넌 짱이야!
넌 무지 무지 잘 추게 될꺼다^^
늘 성실하고 무엇보다 집중하는 마인드.
그거 정말 중요함.
부캠 진심으로 응원해~
초급때도 지금도 한결같은 자네 모습 늘 좋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