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론/ 어처구니(어이)
진짜들은 대체로 재미가 없다.
따분하고 관심을 끌기도 어렵다.
그러나 가짜는 대개 매력이 있다.
매력이 있어야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맷돌의 손잡이가 어처구니(어이)인데
또는 궁궐 잡상이 어처구니인데
있어야 할 이게 없는 데서
어처구니(어이)없다는 말이 생겼다
라고 하면 솔깃하지 않은가?
이 말을 듣게 되면 누구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써먹고 싶을 것이다.
솔깃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퍼나르기 시작했다.
어처구니를 아십니까?
어처구니 이야기, 맷돌의 어이 등등
심지어 신문 방송, 영화, 문학 작품에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매력있는 가짜 덕분에
신문 방송은 시청률이 오르고
동화 책은 판매 부수가 늘어나고
영화도 관객이 늘어났겠지만
그러나 이는 명백한 가짜다.
각종 정통 국어 사전, 백과사전, 고어사전
국립국어원, 문화재청 등에 확인하면
가짜임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진짜는 무엇인가?
맷돌 손잡이는 '맷손'이고
궁궐의 잡상은 그냥 '잡상'이며
어처구니나 어이의 어원은 아직 알 수 없다.
아, 진실이란 이 얼마나 재미없는 것인가?
사람들이 가짜 어처구니랑 재미나게 노는 사이에
재미 하나도 없는 맷손과 잡상은
찾는 이 없는 사전 속에서 홀로 울고 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고
어처구니없는 세상이다.
ㅡㅡ강승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