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살고 있는지...
글을 쓰려니 다시 속이 뒤집힌다.
어제 언니에게서 옥수수가 왔다.
"이웃에서 재배한 오늘 딴 미백옥수수 2자루 60개 보내니
받는대로 즉시 쪄서 드시고 남으면 냉동시켜서 드세요"
막내동생인 내가 옥수수 감자 고구마를 워낙 좋아하니까
언니가 농사지은것도 아니고 이웃것을 보내온 것이다.
퇴근하고 집에가니 남편 표정이 좋지않다.
저 양반 ...옥수수 때문에 저러는 모양이구만...하고 아는체를 안했더니
"아니 처형은 지난 번 감자 한 박스도
내가 매일 먹느냐고 힘드는데 (왜 매일 먹어야 하는지 나는 이해불가)
무슨 옥수수를..." (저렇게 많이 보내왔냐는 얘기다)
난 거기까지만 듣고싶다.
더 말하면..지금껏 참아온 내 인내심이 무너지고
막말을 할 것만 같다.
당신이 오늘 일산좀 다녀오지
감자랑 옥수수 어머니가 좋아하시는데...
"이 더위에 저걸 가지고 ...
돈으로 주고 사먹으라고 하는게 낫지" 라고 말하는 남편.
(전철 우리집보다 시원하다..노느니 장독깬다고 가져다 주고
자기 어머니 얼굴도 보고 ..하면 어머니가 기뻐하실 것 같다)
마치 날 정신나간 년 쯤으로 생각하는 거다.
그러나...
언니가 보내준 감자와 옥수수를 마트에서 사는것과 어떻게 비교를 해
있는거 서로 나눠먹는게 情이고 그게 좋은거지
누군 돈주고 사먹으라고 하는게 편하고 좋은지 몰라?
그럼... 돈주고 사먹으라고 하게 돈을 벌어다 주던지...
누군 입이 없어서 말 못하는 줄 아니
농산물 팔아서 사는 언니와 형부는 돈이 남아 돌아서
나 주는줄 아냐?....라고 소리를 고래 고래 지르면서 욕 하고 싶었다.
난 정말 당신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 더는 살기 싫으니
그차림 그대로 일산으로 가라고 말하고 싶었다.
언니와 형부는 컬러감자를 농사짓는다
컬러감자는 귀하기도 하고 비싸서 남들은 잘 사먹지도 못하는 것을 보내온 것이다.
지난달에 보내온 감자는 세가지 색으로
속이노란로즈 , 빨강홍영, 보라색자영 3가지를 보내왔다
기능성 감자라서 반찬으로는 잘 어울리지 않으니
쪄서 먹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분이 포실포실,...쪄놓으면 껍질이 확 벌어지고
두 개만 먹으면 포만감이 오는 그런 감자다.
내 어릴적 시골에 살때는 한 솥 쪄서 대소쿠리에 담아놓고
오며 가며 집어 먹었지만
요즘 누가 한 꺼번에 잔뜩 쪄서 먹는다고
무식하게 한 꺼번에 잔뜩 쪄 놓은 사람이 잘못인것을
한 번 쪄 놨더니 내가 두개 먹고 안 먹어서
혼자 먹느라..고생했다는 얘기를 하면서
저 옥수수 다 먹을꺼냐고 묻는다
다 먹을꺼냐고 묻는 옥수수는 모두 7개 였다.
나머지는 이미 봉다리 봉다리 5개로 나눠 담아서 현관앞에 뒀는데
그럼 60개 보내온 옥수수를 다 남주고
7개도 많다고 3개 정도만 남기라는 말인지...
뭐 저런 남자가 다 있나 싶은게 옥수수로 한대 갈기고 싶었다.
처형이 옥수수가 아닌 소주 60병을 보내왔다면
저랬을까?
언니가 한 번에 많이 보냈을 때는
막내가 좋아하는 옥수수이니까
쪄서 냉동실에 넣어두고...두고 두고 먹으라는 뜻으로
보낸것인데...
우리집 냉동고는 뭐가 있는지 다 보일정도로 텅텅 비어 있는데도
마누라가 좋아하는 옥수수 넣어둘 공간은 없다는 뜻인지
자신이 좋아하는거 아니니 한 꺼번에 다 치워버렸으면 좋겠다는 것인지...?
그래 알았다
나는 당신과 달라서 남과 나누는것 좋아하니 얼씨구나 좋다하고
겉잎 다 떼어내고
속 잎 두어장 남겨 담아둔 옥수수 봉다리를
하나씩 들어다 남 주느라 현관을 들락 날락 했다.
옆집은 토요일인데 문이 굳건히 닫혀있기애 패스하고
경비실아저씨는 자리에 없기에 비닐봉투를 남겨놨고
미용실에 나눠주고
날 무던히도 이뻐라 하시는 하계역 사시는 권사님 드리고
중계역 토니모리 언니 주고
그리고 열자루 남겨서 회사로 가져와서
1층에 열심히 사시는 아줌마 5개 드리고
나머지 다섯자루를
1.5리터 1000원짜리 홈플러스 사이다를 사다가
냄비에 넣고 설탕 2스푼 넣었더니 부글부글 기포가 생기더니 금방 가라 앉는다.
간이 가스렌지에 불을 붙여 올려놓고 타이머를 20분에 맞춰서 쪘더니
맛/ 있/ 다/
그런데 이 옥수수 5자루를 어찌혼자서 다 먹는가?
이걸 도로 집으로 가져가면
날 잡아 먹으려고 할텐데...
옥수수 4자루를 크린백에 담아서
회사옆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로 터덜 터덜 걸어가서
계산대 언니에게 내밀었다.
아까 사간 사이다 넣고 쪘어요.
드셔 보세요~
집에서 옥수수를 들고 사무실로 나올때는
머리에서 김이 나는것 같았다.
.
.
.
몇 해 전인가
개그맨 J유성님과 가수 J 미령님이 이혼할 때 미령님이 하신 말씀이...
냉면을 먹고 싶어 단골식당에서 유성과 만나기로 했는데 도착해보니
유성은이미 냉면을 다 먹고 난 후였다.
그런데 유성은 미령이 먹을 때 까지 기다려 주지 않고 먼저 가겠다고 일어섰단다.
“냉면을 먹는 이 짧은 순간도 기다려주지 못하는 남자인데
앞으로 함께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이혼은
뭐 하나에 특정한 것 때문이 아니라
이렇듯 작은 일들이 쌓여서...어딘가에서 폭발하여 하는게 아닌가 싶다.
감자. 옥수수. 뭐 이런것들도 ...이유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이혼하면서...'성격차이' 라고 말하는것을 여러번 봤다.
난 그 성격차이가 성생활[性生活] 의 차이겠거니 했다.
난 오늘 이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성격차이 [性格差異] 개인이 지닌 특유한 성질이나 품성이 서로 다름.
처형이 보내준 옥수수 고구마 등 농작물을
고마워 할 줄 모르고
적절하게 나눌 줄 모르고 혼자 다 소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한숨쉬는 남자.
저 이상한 성격의 남자와
나야말로 성격차이로 이혼할 것 만 같다.
고마워 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당신의 아들이 오늘 감자와 옥수수 가지고 일산 간다고 하면
봉투에 용돈 담아서 같이 보내려고 했는데... 저 그 돈 굳었어요.
20170708 옥수수와 감자 좋아하는 남자 찾아보는 커퓌
댓글쓰시는 모든분들이 커퓌님을 참많이 사랑하시네요 이런기운 받어실수있는건 솔직함때문아니겠어요
공감되는 글 잘읽었습니다
누워서 침뱉는 글을 안써야지...합니다
ㅎ~
ㅠㅠ 우리집에도 이런 사람 하나 있어요....
에고...
시댁은 농가는 아니지만 시골에 사시기에
철마다 농산물과 해산물을 보내 주십니다.
그런데 그게요....
냉장고에 보관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서 참 처치곤란하더라구요.
힘들게 지은 농산물을 썩혀서 버리는 것은 벌 받을 것 같구....
또 먹고 싶을 때 조리해서 먹는 게 아니라,
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부담감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도 때로는 짜증이 나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시댁 어르신들께 필요없으니 부치지 말라는 소리는 하지 못하겠구요~ㅎ
그러니 자연 남편에게 화살을 쏘게 되더라구요~ㅎㅎ
먹거리를 보내 주는 친정이나 시집이 없는 친구들은 벌 받겠다는 소리도 하지만,
제게는 은근히 부담스러운 일이었어요.
그런 불편한게 있으시군요.
팍팍 이웃과 나누시면...
ㅎ~
우리집 텅 빈 냉동실입니다.
@존트럭불타
ㅋ
@존트럭불타
마트에 가서 장보면 3만원어치 사면
많이 사는거여~
@북앤커피
버리고 가는
냉장고 안ᆢ보다 더ᆢ부실한 냉장고
비ᆢ그치면
내다버리고 아이스박스를 들여놓으셈ᆞ
@불타는닭발
ㅋ~
부자들이네요.
미국 가느라 버리는것은
어쩔수 없지요.
아이스박스 살 돈이 없다고...
냉동실이 정갈합니다
살림 참 잘하시네요 ㅋ
저 가지런한 공간에 옥수수 채워 넣기 싫은 주부의 마음도 이해 하시길 ~
먹을게 너무 없지요
ㅎ~
아들먹을 냉동피자
남편 간식 냉동만두
세일할때 사놓은 아이스바
제 아이스크림은 비싸다고 안사다놓네요
ㅍㅎㅎ
삶은 옥수수는 기본이고,
감자전 안주에 막걸리 마시는 거 그거 전문입니다. ㅋ
'삶'은 옥수수....가 기본~ㅎ
@단비. Boiled corn...?
Life is corn...?
둘 다 말 됩니다요 ㅎㅎ
ㅎ ㅎ ㅎ
@단비.
그거 말 되는것 같아요.
옥수수 드시고 싶지요?
ㅎ~
@북앤커피
그러게요.....
오늘 아침, 커피 님의 글을 읽고는 옥수수가 엄청 먹고 싶어졌어요~ㅎ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봐야겠어요~^^
@북앤커피 넵.
충북 괴산의 명물인 대학찰옥수수가 곧 출하된다고 하네요.
매년 한 자루씩 주는 사람이 있어서 이번에도 먹을 수 있을 거 같슴다. ^^*
@주단
저 옥수수는 괴산에서 가까운 증평 옥수수 입니다.
대학 옥수수가 아니고 미백옥수수라고...뽀얗기만 합니다.
@단비. 재치꾼 ㅋㅋ
옥수수에 사이다를...
메모해놓음....^^
혼자이면 편하것지 함서
질러 버린 놈이 이놈임돠..
ㅎ
오늘도 혼밥에 혼술...
ㅇ ㅏ...
그놈이 그놈이고
그*이 그*이고...
이건 맞는말임...^^
아하
피부에 닿는 얘기
ㅋ~
우리집 남자는 나눠주는걸 넘 좋아하는디..
올해 양파를 15푸대 얻어왔느느데
어디갔다오니 두포대만 남았네
참외얻어오다가 남 다 퍼주고 오는 인간이랑 난 산다우
이런인간 저런인간 다 섞어 있는데 뭘..
근디 그집남자 좀 심각하긴하네
와
잘퍼 주신다.
우리집은
장애수준 이라고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