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노동시장 변화
담당부서조사국 고용분석팀 조사역 한지우, 팀장 오삼일등록일2023.11.20 조회수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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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지난 10여년 간 빠른 발전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ChatGPT와 같은 생성형AI 기술의 보급으로 앞으로의 AI 활용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필연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만들게 된다. AI 기술 역시 생산성 증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기존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본 블로그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았다[1].
AI 대체 가능성이 높은 상위 20% 국내 일자리는 약 341만 개로 추정
먼저 특허 정보를 활용하여 직업별 AI 노출 지수[2]를 산출해본 결과, 국내 일자리 중 약 341만 개(전체 일자리의 12%)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그림 1> 참조). 동 추정치는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을 식별한 후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를 더한 결과이다[3].
한국표준직업분류상의 소분류 기준으로 보면,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는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금속재료 공학 기술자 등이 포함된다[4]. 이러한 일자리들은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하여 업무를 효율화하기에 적합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대면 접촉 및 관계 형성이 중요한 일자리는 AI 노출 지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림 1. AI 노출 지수 분포
자료: 한국노동패널, 저자 계산
표 1. AI 노출 지수 상위 및 하위 직업1)
주: 1) 직업 소분류(153개) 기준
자료: 저자 계산
고학력·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
임금수준과 학력수준별로 보면, 고학력·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이는 저학력(고졸 이하) 및 중간소득 근로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 기술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데에 적합하기 때문에[5] 고학력·고소득 일자리의 AI 대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학력수준별 기술 노출 지수
자료: 한국노동패널, 저자 계산
그림 3. 임금수준별 기술 노출 지수
주: 1) locally wieghted smoothing regression(bandwith 0.8)
자료: 한국노동패널, 저자 계산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 제조업 등 고생산성 산업을 중심으로 AI 노출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최근 정보통신업의 무선 네트워크, 제조업의 장비·모니터링 솔루션 등에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반면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 서비스업은 AI 노출 지수가 낮게 추정되었다.
그림 4. 산업별 AI 노출 지수
자료: 한국노동패널, 저자 계산
AI에 많이 노출된 일자리일수록 고용 비중이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도 낮을 가능성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AI 활용도 초기 단계이므로 현시점에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엄밀하게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본 블로그에서는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 도입이 국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토대로 AI 도입의 잠재적 영향을 유추해보았다. 산업용 로봇 또는 소프트웨어 도입이 지난 20여년 간(2000~2021년) 고용과 임금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해본 결과, 동 기술이 도입된 이후 관련 일자리가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6]. 이러한 점에 비추어볼 때, AI 역시 대체 가능성이 큰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 영향력이 소프트웨어와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AI 노출 지수가 10 percentile 높을 경우 관련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p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이 2%p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AI 기술의 긍정적인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기 위해서 AI 관련 정책을 선제적으로 고민할 필요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기도 한다. 기존 일자리 내에서도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교육 및 직업훈련을 통해 필요한 숙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또한, AI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에게는 기존과 다른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물론 STEM(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수학Mathematics) 기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나 동시에 soft skill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I는 반복적 업무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로는 한계가 있는 인지적 업무까지 대체할 수 있기에, 사회적 기술,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soft skill이 앞으로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AI 기술이 업무와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주지만, 소비자 후생 감소, 이윤 독점 심화 등의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AI가 적절한 규제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1] 보다 자세한 내용은 BOK 이슈노트(제2023-30호) “AI와 노동시장 변화”를 참고하기 바란다.
[2] 직업별 AI 노출 지수는 현재 AI 기술로 수행 가능한 업무가 해당 직업의 업무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3] 임계점을 상위 25%로 확대할 경우, 해당 일자리는 약 398만 개(전체 일자리의 14%)로 늘어난다.
[4] 직업 세분류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표적인 고소득 직업인 일반 의사(상위 1% 이내), 전문 의사(상위 7%), 회계사(상위 19%), 자산운용가(상위 19%), 변호사(상위 21%)는 AI 노출 지수가 높은 편이다. 반면 기자(상위 86%), 성직자(상위 98%), 대학교수(상위 98%), 가수 및 성악가(99%)는 AI 노출 지수가 낮았다.
[5] 관련 내용은 BOK 이슈노트(제2023-30호)의 <참고 3>“AI 노출 지수와 업무역량 점수 비교”를 참조하길 바란다.
[6] 산업용 로봇은 노출 지수가 10 percentile 높을 경우 고용 비중이 12%p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은 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는 노출 지수가 10 percentile 높을 경우 고용 비중은 7%p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은 2%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