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를 위한 고사성어 풀이 6 - 이인제와 계식(鷄食)
내가 쓰는 [정권교체를 위한 고사성어 풀이]는 사실 대선주자와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래서 이인제가 고사성어를 제 멋대로 인용하는 사건까지 참견하는 것은 원래의 목적이 아니며 사실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그러나 이인제가 감히 동양사상의 대장격인 공자를 끌어들여 자신의 ‘구걸천하’를 포장하고 그
렇게 ‘공자의 주유천하’를 팔아 기어들어간 곳이 기껏 양계장이라는데 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주유천하(周遊天下): 천하를 주유하다. 별 소득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공자(孔子)의 주유천하(周遊天下):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천하를 떠돌며 제후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펼친 14년 동안의 고난을 지칭함.
공자와 그의 제자들은 노나라에서 위나라, 위에서 송, 정, 진, 초, 위나라를 거쳐 다시 노나라로 돌아오는 엄청난
전도여행을 하였다. 공자가 전하고자 했던 도는 ‘덕으로 백성과 나라를 다스리는 도덕정치였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주공과 같은 성군을 찾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었다. 공자는 결국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다시 노나라로 돌아와
그 뒤로는 후세양성과 저술에 몰두하지만, 후세사람들은 공자의 여행을 “공자의 주유천하”라 하여 공자의 고난을 칭송하였다.
공자는 주공을 찾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이상과 진실성을 천하에 알리고 전국 곳곳에 자신의 충실한 제자들을 만들어
결국 일국의 제왕을 넘어 제왕들의 스승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공자는 주유천하하는 자신의 처지를 상갓집의 개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면 ‘이인제의 구걸천하’는 공자의 주유천하와 어떻게 다른가?
고사성어를 쓸 때는 고사성어의 원저자와 자신의 생각이 비슷하거나 상황이 당시와 맞아 떨어질 때 사용하라고
내가 누차 당부하였다. 그러므로 도(道)도 없고 제자도 없고 충청지역에만 붙어있는 이인제가, 자신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돌아다닌 것을 공자의 주유천하에 비교한 것은 동서고금의 고사성어 인용역사상 가장 황당한 오용사례이다.
인물의 격과 상황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비교하는 자체가 도리어 무례이므로 내 간단히 “계식(鷄食)” 이라는
옛이야기로 설명하고자 한다.
계식(鷄食): 닭모이. 권력을 탐해 여기저기 정당을 옮겨 다니다 마지막으로 닭장에 들어가
닭모이가 된 ‘이인새’를 지칭함. 중국에서는 계식아(鷄食兒)라고도 함.
(계식의 고사)
해동성국에 고향 땅의 생물을 아끼는 백성들의 지역사랑에 기대어 충청지방의 하늘만 날아다니는 ‘이인새’라는
새가 한 마리 살고 있었는데 이 새는 해충은 먹지 않고 덩치 큰 새들에 들러붙어 먹이를 나눠 먹는 데만 능하고
울음소리가 시끄러워 여린 백성들은 이 새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스스로 명이 다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이인새는
큰 새들의 경쟁을 이용하여 여기저기로 둥지를 옮겨 다니며 죽지 않고 오래 동안 살아남았다. 14년에 걸쳐 12번
둥지를 옮기며 구걸천하한 이인새는 공자의 주유천하를 빗대어 13번째 둥지를 바꾸었는데, 그 곳은 대붕이 되기를
바라는 닭이 사는 양계장이었다. 양계장에서도 거세한 닭들과 먹이를 다투고 시끄럽게 울던 이인새는 결국 닭장을
나오지 못하고 닭모이가 되고 말았고. 시원찮은 닭모이를 먹은 닭은 대붕이 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공자는 “계식아(鷄食兒)! 계식아!!” 라고 신음을 토하며 제자들에게 “도를 버리고 사욕을 쫒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정치철새와 눈앞의 이익을 위하여 철새를 거두어 대붕이 되지 못한 대장닭을 반면선생으로 삼아
바르게 살고, 깨끗한 음식을 먹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공자는 정치가들부터 “고사성어를 고사성어답게 사용할 것”을 당부하였는데 이러한 생각이 나중에
[정명론]으로 완성되었다는 설도 있다.
⦿아래는 이인제의 구걸천하 계보이다 (징하다, 징해)
통일민주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국민신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민련-
국민중심당-민주당-통합민주당-(무소속)-자유선진당-선진통일당-새누리당-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