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낮의 날씨는 그야말로 뙤약볕이지..
전도지도 다 떨어져 가겠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전도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하루 해가 저물수록 내 영은 서서히 바빠지기 시작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하루가 지나는데
오늘 아니면 평생 다시 만나지 못할 영혼들에게
내가 만난 하나님.. 다시 오실 주님을..
전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내 영이 괴롭기 때문이다
"슬프고 아프다 내 마음속이 아프고 내 마음이 답답하여 잠잠할 수 없으니
이는 나의 심령이 나팔 소리와 전쟁의 경보를 들음이로다"(렘 4:19)
며칠 전에도 일본 오사카에서 지진이 일어나면서
일대 혼란이 있었지만 늘 그래왔듯이 조금만 지나면
세상이 뿜어내는 맛있는 것들과 빛난 것들에(계 18:14) 묻혀 버리고
사람들은 자기에게 닥친 일이 아니라는 것에 세상 재미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무엇보다 앞으로 세상은
민족을 다른 민족을 나라가 다른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서 기근과 재난이 있을 것인데(마 24:7)
분명히 알 것은 이 모든 것이 재난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마 24:8)
그때에는 사람들이 저 같은 십자가 복음을 믿는 사람들을 더 적대시할 것이고(마 24:9)
많은 사람이 자기의 유익을 위하여 걸핏하면 서로 고발하고 서로 미워하겠으며(마 24:10)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나 많은 사람을 미혹하고(마 24:11)
불법이 난무함으로 사람들의 사랑이 식어지게 됩니다(마 24:12)
그러한 세상을 향해 감란산 메시지(마 24:7~14)를 외쳐보지만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백성들에게 전한 예레미아의 심정을(렘 5:21) 고스란히 느끼게 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십자가 복음에 대를 이을 다음 세대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요즘에는 더위를 피해 오전 일찍이나
저녁 무렵 시간에 전도를 하게 되는데 그 시간은
열차에 탄 승객 층이 주로 학생들이라
다음 세대를 향한 일련의 희망을 품어 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학생들의 반응은 십자가를 대적한다는 알게 한다
전도를 처음 시작한 시기만 해도 내가 전하는 메시지를
관심 있게 듣는 부류는 그나마 세상 때가 덜 묻은 학생들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세상 문화가
가족애를 강조한다든지 대중가요도 서정적인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로
세상의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이다 보니
걸러지지 않은 정보의 홍수에 노출된 그들의 관점에서
십자가 메시지는 유달리 유난스럽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한 낙인이 주홍글씨가 되어
학생들의 뇌리에 잡혀 있으니 어찌 내가 전하는 메시지를 소화할 수 있겠냐 말이다
그러므로 마지막이 가까울수록 서로 사랑하며 사십시오
그것만이 구원을 지킬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마 24:13)
그럼에도 나는 그들을 외면할 수 없다
이러한 외침이
마지막으로 치닫는 시대를 살아갈 그들에게는 꼭 필요한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이라면 기본으로 할 줄 아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아무리 없는 형편이라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주변 아이들은 다 할 줄 아는데
우리 아이들만 못한다는 것에 속이 상한 아내는
무리를 해서라도 아이들에게 꼭 배우게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동네 환경이 그런 것을 배우게 하려면
개인 교습을 시키거나 시내에 있는 일반 학원에 다녀야 하는데
하루살이 삶 같은 우리 형편에서의 악기 교습은 그야말로 배부른 소리였다
하지만 아내는 발품을 팔아가며
일반 학원의 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냈고
그렇게 다니기 시작한 지난 수개월
그러다 보니 이제 아이들은 악보 정도는 볼 줄 아는 실력을 갖추었다
아직은 서툰 솜씨이지만
그래도 아이가 악보를 보지 않고도
이 정도까지 다룰 줄 안다는 것만 해도 나는 감개무량이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내가 겪어야 할 고충을 생각하면
난 아내 앞에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의 자식들은 일어나 감사하며 그의 남편은 칭찬하기를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모든 여자보다 뛰어나다 하느니라"(잠 31:28~29)
아내가 오늘은 다른 곳에 갈 일이 있다면서
날 보고 아이들이 배우러 다니는 곳에 가서 수강 등록을 하라고 했다
얼마 전 부부의 냉전기가 끝난 직후인지라...부부의 관계는 도르래가 아니다 참조
그런 부탁쯤이야 얼마든지 들어 줄 수 있었는데
나는 오늘 일을 통해 한 푼이라도 아껴보겠다고 발품을 팔아
아이들의 사교육을 대신해야 했던 아내의 고충을 십분 이해해야만 했다
알고 보니 그곳에서 수강을 이어가려면
매달 오늘 같은 좌절감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같은 저소득층 가정을 지원해 주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선착순으로 줄을 서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혜택 받은 금액은 고작 이 만 원
아내는 이 돈을 아끼고자
오늘처럼 그동안 수강 신청하러 가는 날이면
돈을 아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아침부터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그곳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는 것을 아는 순간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
그 누구보다 고귀하고 품위 있게 살아갈 여자가
나 같은 남편 만나
이 만원까지 아껴야 할 정도로 살아야 하는 형편이 얼마나 원망스러운지 말이다
오늘 아내 대신 감면 혜택 받고자 그 줄에 서서 기다리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나 주께서는 나를 생각하시오니
주는 나의 도움이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라 나의 하나님이여 지체하지 마소서"(시 4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