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서 인심 난다
올해 우리는 고구마 풍년이다. 예정에 없던 유휴지 200평에 고구마를 심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50여평에 심어 150킬로를 수확해 초봄까지 먹을 수 있었다. 올해는 모종값으로 지출된 금액만 20만원이 넘는다.
내가 개간한 텃밭은 바로 옆에 4층건물이 지어지는 바람에 그늘이 드리워져 고구마 생장이 잘 안되 올해는 지난해보다 평수가 넓어졌음에도 지난해 정도밖에 수확을 못했다. 툭히 꿈을 안고 심었던 강화속노란고구마 는 절반이상이 고사하는 바람에 300포기 이상에서 겨우 30킬로가 나왔다. 그나마 새로 개간한 밭에서 80포기 35킬로가 나와 겨우 모종값을 건진 셈이다.
고구마 농업은 해남을 비롯한 호남지역이 선진지역이다. 당연히 그 지역의 모종들은 튼튼하고 품종이 좋다. 호박고구마의 개량종인 호풍미를 1000포기 이상 심었더니 약 500킬로 정도를 수확하게 되었다. 두식구가 자가 소비하려면 내년봄까지 200킬로 정도가 필요하다. 300킬로가 초과된 셈이다. 농담삼아 판매해보면 좋겠다고 말하고 지역 당근 게시판에 올렸더니 5킬로씩 4명이 구매해 주었다. 내킨 길에 동문회 단톡방에 올렸더니 여러명이 10킬로 짜리 여러박스를 구매해주었다. 어떤 동문은 수고했다고 10킬로 한박스를 주문하고 10만원을 입금해 주었다. 나머지는 삼겹살을 사먹으라고 하였다.
어떻든 200킬로 정도가 이렇게 저렇게 소비된 셈이다. 사실 20평짜리 아파트에는 저장할 공간도 마땅치 못하다. 다행히 차량이 9인승이라 급한대로 차량 내부에도 100킬로 정도를 보관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발송하게 된다. 수확량이 많다보니 저장할 상자를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다. 사실 고구마 보관용으로 이미 지난 봄부터 참외나 사과를 구매할 때마다 잘 접어서 보관해 둔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판매를 할만큼 수확량이 많아지니 나눔에도 후해진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5킬로 정도씩 여러명과 나누게 된다. 곳간이 넘치니 마음도 후해짐을 발견한다. 고구마에 대한 평가는 두가지로 나뉜다. 농사를 해본 사람은 "농사 잘 지었네!"한다. 하지만 구매 중심의 평가는 "고구마가 좀 크네요?"이다.
새로 확보한 땅에 심겨진 1천여개의 모종은 대다수가 알이 굵다. 가장 인기있는 사이즈는 100그람 내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200그람 이상이 많다. 그래도 수확량이 많으니 마음이 흡족하다. 무엇보다 나눌수 있음이 기쁘다. 역시 인심의 근원은 곳간임을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