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의 발견과 진화
최초의 ‘시력 보정용’ 안경은 약 730년 전인 1286년 이탈리아에서 제조되었으나 누가 발명했는지는 정확히 전해 내려오지 않습니다. 남아있는 문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도미니크 수도원의 수사였던 알렉산드로 드 스피나(Alessandro della Spina)에 의해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꺼이 공유할 수 있는 안경’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노안이 오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시력이 나빠질 경우 근시용 안경(오목렌즈)을 먼저 접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목렌즈가 먼저 발명되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볼록렌즈로 깎은 원시용 안경이 먼저 발견되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중초점 안경
그로부터 약 500년 후, ‘100달러 지폐의 얼굴’로 잘 알려진 벤자민 프랭클린이 발명한 것이 바로 이중초점 안경입니다. 1706년 보스턴에서 태어난 벤자민 프랭클린은 뛰어난 정치가였던 동시에 과학에도 관심이 많았던 발명가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피뢰침 발견을 포함하여 그의 나이 여든 살이 가까워졌을 때 만들었던 발명품이 바로 이중초점 안경이었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 안경
1785년 당시 노안이 생겼던 프랭클린은 한쌍의 렌즈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방법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는 렌즈 하나로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근시용과 원시용 렌즈를 절반씩 깎아서 붙이는 방법을 고안해냈고, 이렇게 나온 렌즈가 이중초점 렌즈(bifocal eyeglasses)였습니다. 단순히 두 개의 렌즈를 연결만 했던 방법이었지만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중초점안경은 향후에 다양한 안경이 개발되는데 영감을 주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발견되는 발명품인 경우, 누가 최초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중초점 안경의 발명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최초였다는 사실이 그의 서신에서 증명되었습니다.
이중초점렌즈와 누진다초점렌즈
이중초점렌즈는 시야가 넓고 왜곡부위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돋보기가 부각되다 보니 미용상의 이유로 요즘은 자주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돋보기부분과 아닌 부분이 도수차이가 커서 이미지 점프현상(멀리보다가 가까이 보게 될 때 이미지가 순간이동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안경을 쓰지 않아도 원거리가 잘 보이는 사람이 볼록렌즈를 쓰고 있다면 가까이에 있는 것은 잘 보이겠지만, 이와는 반대로 원거리가 보기 어려워지겠지요.
돋보기의 단점인 원거리가 안 보이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누진다초점렌즈 (progressive multifocal Lens) 입니다. 1959년 아버지의 시력을 염려한 버나드 매트나즈가 개발한 것에서 유래된 이 렌즈는 도수를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원거리와 근거리가 모두 잘 보이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중초점렌즈처럼 돋보기 부분이 표시가 나지 않아 현존하는 노안 교정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렌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누진다초점렌즈도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렌즈를 통해 볼 수 있는 면적에 제약이 있다는점과 안경의 피팅 상태에 따라 도수도 함께 바뀐 것처럼 느껴질 만큼 예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렌즈의 도수가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어지러움, 울렁임, 피로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개인마다 적응기간이 모두 다르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개선된 렌즈의 진화
콘택트렌즈, 삼중초점렌즈, 변색렌즈…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중초점 안경 이후, 의학발달과 동시에 다양한 기능의 렌즈들이 등장하며 렌즈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극단적인 두 초점(원거리와 근거리)의 사이에 중간거리를 넣고 이중초점렌즈와 다초점렌즈의 장점을 모은 삼중초점렌즈가 개발되었습니다. 정확한 측면 시야 확보와 더불어 안경에서 발생하는 상의 왜곡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눈의 전면(주로 각막)에 장착하는 콘택트렌즈는 이미 오래 전에 대중화되었습니다.
또한 변색렌즈는 자외선 노출 양에 따라 변하는데 빛의 양이 많은 주간에는 선글라스처럼 어둡게, 빛의 양이 적은 야간에는 투명하게 변색되어 하나의 렌즈로 주∙야간 착용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2011년, 미국 MIT 미디어랩의 로잘린 피카드 교수는 소셜엑스레이 안경이라는 새로운 안경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안경에 붙어 있는 좁쌀만 한 카메라로 상대의 표정을 인식해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있는 안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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