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에서 가리봉과 주걱봉-삼형제봉을 마음껏 조망하며 추억을 쌓습니다.
★.산행일시: 2024년 11월 09일(토요일)
★.날 씨: 맑음
★.산 행 자: 六德
★.산행거리: 19.8km
★.산행시간: 12시간 43분(휴식 2시간 09분포함)
★.산행코스: 한계령(04:04)→1306.3m봉(04:57)→1310m봉(05:18)→한계령삼거리(05:37~41)→너덜바위길시작(06:00)→소승폭포/도둑바위골입구(06:48)→귀떼기청봉/21576.4m봉(07:23~31)→안전쉼터/상투바위골입구(07:59)→암봉/1441.3m봉(08:23~47)→대승령안전쉼터(09:30)→1408m봉/삼각점/감투봉분기봉(10:05~32)→만병초군락(10:59)→1304m봉(11:37)→입석바위(11:46)→대승령/장수대갈림길(12:05~35)→안산갈림길(13:06~09)→대한민국봉(13:19~27)→안산갈림길(13:36)→안산샛길갈림길(14:05)→두문폭포(14:28)→무명폭포(14:56)→복숭아탕상단(14:58)→복숭아탕(15:10~15)→응봉폭포(15:53)→남교리탐방지원센터(16:36)→신의주순대국집(16:46)→용대고을황태농수산물판매센터(16:05)→강변역(20:31)
★.산행흔적:
지난주에 가려고 했다가 우천관계로 가지 못했었던 설악산의 서북능선을 종주하기 위해 20여년 만에 다시 가보기로 하는데 귀떼기청봉만은 2014년 7월에 친구와 지인3명을 대동해 자차로 출발해서 자양6교에서 겁 없이 소승폭포를 거쳐 귀떼기청봉으로 올라서 귀떼기꼴로 하산해 원점회귀 산행한 경험이 있지만 서북능선 종주는 2003년 7월에 다녀왔었으니 21년만에 다시 찾는 것 같다.
설악산의 서북능선은 설악산의 정규탐방로중에서 가장 힘든 코스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용되는 코스로 너덜지대로 인해 주의해야 하는 구간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구간이기도 한데 특히 겨울철에는 마니어가 아니면 가능한 찾지 않는 것이 안전에 좋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 산행은 교통관계상 차량회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산악회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무박산행준비를 해서 금요일 퇴근 후 짧은 휴식을 취하고서 강남의 신사역으로 이동해 밤 11시30분에 산악회버스를 타고 토요일 01시 40분경에 설악휴게소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설악산탐방로개방시간이 11월부터는 오전 4시에 개방되기에 차내에서 시간을 보내다 3시20분경에 휴게소를 출발해 한계령에 3시 50분경에 도착하게 되었다.
한계령에서 산행을 시작할 회원 3~4명을 하차시킨 산악회버스는 오색방향으로 내려가고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급히 화장실을 찾아가는데 뜻하지 않게 예전에 내가 백두대간을 2번째 종주할 때 함께 종주했었던 지인을 만나게 되었는데 공룡능선을 타려고 B산악회 편으로 왔다고 하기에 서북능선을 함께 진행하자고 꼬득여 확답을 받아 함께 진행하기로 합니다.
공룡능선을 타기 위해서 B안내산악회편으로 왔다는 지인에게 안산을 산행하자고 꼬드기니 너덜바위길이 너무나 힘들고 예전에 한 번 고생해 다시 가고 싶지는 않은데 오랜만에 만났으니 함께산행하고 남교리에 내려서 막걸리라도 한 잔 하자며 흔쾌히 승낙해 함께 한계령을 출발해 오르는데 날씨가 이상기온으로 포근한 탓에 초장부터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가운데 발걸음까지 무거워져 가능한 천천히 걷기로 한다.
그렇게 1시간 남짓을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르면 1306.3m봉에 올라서면서 다시 살짝 내려서 목교를 건너 철계단을 하나 오르고나면 한계삼거리에 올라서게 되는데 밤새 서리가 많이 내렸는지 등산로가 하얗게 양탄자를 깔아놓은 느낌이다.
한계삼거리에 도착해 생각해보니 오늘 진행하는 서북능선을 오색에서 출발해 대청봉을 올랐다 이곳 한계삼거리로 내려와 진행하면 더 좋았을 건데 안산을 들려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한계령에서 출발 했었는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어쨌거나 이젠 연식이 들어가다보니 주력도 예전 같지 않으니 넘 무리하지 않게 산행해야 오래도록 산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짧은 휴식을 취한 후 20여분 진행하다보니 너덜지내에 쇠파이프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너덜길이 시작되는데 남교리를 출발해 서북능선과 공룡능선을 진행한다는 젊은 남녀등산객들이 몇 명 내려오는데 그들의 젊음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도 예전에 호남정맥과 낙동정맥 등을 홀로 진행할 때는 1박2일 동안 30여시간 연속으로 60km 이상 걸었을 때도 있었는데 이젠 그리운 옛 추억에 묻어두고 현실을 직시해가며 산행해야지 자칫 과욕을 부리다가는 짧은 산행도 못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밤새 내린 서리가 너덜바윗길에 얼어있는 관계로 너덜길이 매우 미끄러워 조심조심 진행하다보니 시간이 지체됨은 물론이고 관절까지도 무리가 가해지는 듯이 뻐끈해지면서 중심 잡기도 힘들어져 자칫 스틱까지도 너덜길 사이에 끼어 두동강 날까 염려되는 그런 난관의 너덜길을 따라서 오르다 뒤돌아보니 대청봉방향으로 일출이 시작되는 쇳물이 뻘겋게 펴져 올라오는 장관이 연출돼 한동안 넋을 잃은 듯 황홀함에 취해봤다.
마음 한쪽은 황홀함에 취해 있어도 눈과 정신만큼은 긴장해가며 좀 더 오르다보니 둔덕봉 하나를 오르기 직전 좌측으로 소승폭포와 도둑바위골이 함류하는 지점에 올라서게 되는데 2014년 7월 12일 친구와 후배 그리고 지인2명을 대동해 자양3교를 출발해 귀떼기청봉으로 올라서 상투바위골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산행을 했었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저런 생각을 해가며 귀떼기청봉에 올라서니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은 말할 것도 없이 황철봉으로 이어지는 설악의 대간길이 하늘금을 이루고 남설악으로는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촛대와 같이 솟아있는 삼형제봉 그 뒤 저 멀리 한석산이 장엄하게 펼쳐지는데 2003년 10월 11일에 어렵게 답사했었던 곳이다.
간식을 먹으며 짧은 휴식을 취하는 동안 폐부에 그리움을 가득 채워보면서 내가 언제 또 이길을 걷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니 세월이 조금 야속해지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다시 발걸음을 대승령방향으로 돌려 진행하는데 저 멀리 뾰쪽하게 솟아있는 안산은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지..
아마도 미끄러운 너덜길로 인해 속도는 나지 않고 발과 몸에 불필요한 힘이 과하게 들어가다보니 피로에 빨리 빠져드는 느낌인데 이 너덜길은 귀떼기청을 뒤로하고도 감투봉까지도 이어지기에 앞으로도 2시간 넘게 너덜길에서 곡예산행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대승령에 올라서니 중년의 남녀 단체산행객들이 정상석 옆을 차지한 가운데 술판을 벌이고 있어 좀 불편했었지만 서로간의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그들을 피해서 인증을 남긴 후 한쪽에 앉아 마지막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확인해보니 계획보다도 2시간 남짓 지체돼 진행해온 것 같다.
아마도 너덜지대에 서리가 소복하게 내린 탓으로 너덜길이 미끄러워 안전을 고려해 조심조심 천천히 진행해오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안산을 경유해 남교리로 내려선다고 해도 버스시간을 충분히 맞출 수 있지만 남교리에서 모처럼 술잔을 함께 나누자는 지인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안산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1376m봉인 대한민국봉만 왕복으로 다녀오기로 의견일치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봉에 올라서니 입이 쫙 벌어지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환상의 뷰~에 넋을 잃게 만드는데 그냥 지나쳤더라면 두고두고 아쉬웠었을 것 같다.
지나온 방향으로는 대청봉까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요 황철봉방향으로는 설악의 속살을 드러낸 풍경이 무아지경에 빠져들게 만들고 남쪽으로는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바위가 뜀뛰기라도 해서 오라는 듯 눈부시게 자리하고 있어 한동안 넋을 잃게 만든다.
대한민국봉에서 다시 안산갈림길 삼거리로 돌아 나와서 12선녀탕계곡길을 따라서 바쁘게 내려서는데 남교리까지의 거리가 만만찮은데 근 25여년 전 아들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아내와 함께 두 아들을 대리고 남교리에서 이곳 대승령까지 올라왔다 원점회귀 했었던 추억을 회상해보니 그때 힘들어하던 두 아들들이 이 아버지를 많이도 원망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니 늦게나마 미안한 마음에 안쓰러운 생각에 전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어쨌거나 그런저런 생각을 회상해가며 가파른 내리막길을 30여분 내려서다보니 물길이 나타나면서 좌측으로 안산에서 내려오는 샛길과 합류하게 되는데 구상나무인지 가문비나무인지 모르겠지만 그 나무들이 숲길을 이룬 가운데 원시의 계곡을 따라서 20여분 남짓 더 내려서니 좌측으로 두문폭포가 자리하고 이어서 30여분 후 복숭아탕의 상단에 내려서게 된다.
실트랙=
첫댓글 수고해주신
아름다운
설악의
모습....
잘보고갑니다......
이대장님....건강한날만....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