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전례력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한 해를 보냈는지 성찰해 봅시다.
⠀
2024/11/24/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
요한 복음 18장 33ㄴ-37절
⠀
사랑하기 때문에
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을 알리는 오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 되면 저는 자연스레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올 한 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잘 살았을까? 사제로서 직무를 잘 수행했을까? 저뿐 아니라 많은 교우들이 저와 비슷한 성찰을 하시겠지요. 오늘은 그리스도가 인간 세상의 왕이라는 것을 축하하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함으로써 더욱 새롭게 나길 기원하는 축일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 각자가 왕이신 그리스도께로부터 받은 소명과 권리 그리고 의무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소명을 주시는 그리스도께서는 어떤 왕이신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왕이시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적인 방식의 왕은 아닙니다. 그분의 왕권 안에서는 종살이가 아니라 진정한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드러내시고, 잡히시고 십자가에서 죽음까지 당하시는 왕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의 길과 죽음까지 받아들이셨을까요? 오직 하나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그분 나라의 백성인 우리들은 십자가에 달리신 왕을 바라보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그 답은 어렵지 않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주신 계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주간, 우리의 왕이신 예수님을 본받아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아름다운 한 해의 마무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신주환 안셀모 신부(서울대교구)
생활성서 2024년 11월호 '소금항아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