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답변서/잭 길버트(류시화 옮김) 어디에나 슬픔 어디에나 살인... 어디선가 아이들이 굶어 죽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굶어 죽는다 콧구멍에 파리가 드나드는 채로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삶을 향유한다 그것이 신이 원하는 것이기에 그렇지 않으면 여름 새벽 동트기 전을 그토록 아름답게 만들었을 리 없다 벵갈 호랑이의 무늬를 그토록 멋있게 빚었을 리 없다 우물가의 가난한 여인들은 마을의 누군가가 몹시 아픈데도 웃고 미소 짓는다 그들이 겪은 고통과 미래에 겪을 두려움 사이에서 함께 웃는다 콜카타의 비참한 거리에도 날마다 웃음이 있고 뭄바이의 판자촌에서도 여인들은 웃는다 만약 우리가 행복을 거부하고 만족을 부정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박탈당한 것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우리는 기쁨을 받아들여야 한다. 쾌락 없이는 살 수 있지만 기쁨 없이는, 즐거움 없이는 살 수 없다 이 세상의 무자비한 용광로 속에서 기쁨을 받아들이려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 부당함을 우리 관심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악마를 찬양하는 것이다 만약 신의 기관차가 우리를 들이받으면 그 장엄한 마지막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