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아침이구나.
물 마이러 싱크대쪽을 가니 웬 콩나물대가리들.
-오빠 내가 끓인 국이야.아침에 먹어.정말 집에 라면밖에 없더라.밑반찬두 없구.
웬만하면 야채 좀 사서 해먹지.매일 라면 먹고도 질리지 않다니.신이야.
곱게 접은 쪽지
밥과 국들을 후룩 해먹고 가방을 챙겼다.
-공부 잘해^-^
ㅋㅋ 귀여운것.
학교를 가는 길이 여느때보다 더 상쾌하다.발걸음도 씽씽~
"내가 누구게?"
두손으로 내눈 막고 이런 유치찬란한 장난한는거 유나 밖에 없다.
그리고 언제나 따뜻한 손
"제가 평생토록 사랑할분입니다."
"뭐야,썰렁하게 왜 계속 진지개그야."
얘는 나와 교내 공인커플 유나.그리고 내 상처를 보듬어주고 영원히 나의 그림자가 되여줄 나의
유일한 동성친구.
"미안미안,빨리가자.수업 늦겠다."
나와 꿈이 같은애.
오늘도 내 정체를 모르는 여학생들이 나와 유나를 부러운 눈길로 보아간다.
섹시 여교수.오늘도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강당에 꿀떡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휴~ 스토리 하나 엮어란다.
이번주 과제가 좀 어렵네. 성인동화.인물 캐릭터까지 쫌 그려야되고.
휴~라면 이 먹고싶다.믿기 어렵지만 난 라면 먹어야 아이디어가 생긴다.혹 정신질환이 아닐까?
래일은 일요일이구나.마지막 의식.눈 감긴다.
쾅쾅쾅.아쓉.누가 아침부터 문 두드리며 난리야.
하얀 원피스?민아였다.
"오빠.오늘 일요일이야."
골을 끄덕였다.그리고
또다시 이불을 푹.역시 이불안은 따뜻하고 편안하다.
"뭐해?일요일인데도 방안에서 썩고 있어?날씨 좋은데 놀이공원 가자^-^"
무시
"빨리 안 일어나?"
무시
확 이불이 젖혀졌다.어,춥다.그래도 몸은 옹그리고 눈은 계속 감았다.
"이래도 안 일어날꺼야?"
겨드랑이에 느껴오는 간지러움.아 하,싫단 말야.
"아악"외마디비명을 지르고 일어났다.
잠이 확 깬다.
"빨리 씻어.내가 밥 해줄께."
그리고 멜가방속에서 앞치마를 꺼낸다.미안하지만 여태껏 우리집에 그런 물건이 없었댔다.
앞치마 두른 민아를 보니 우리둘이 신혼부부같다.기분이 묘하게쓰리~
장난기에 민아를 덥썩 끌어안았다.
"앗,미쳤어?왜 이래.빨리 가서 씻으란 말야.저리가."
ㅋㅋ얼굴이 빨개지는거 누구 좀 보여주고싶다.
오래만에 밥구경한다.감동의 세레모니~
"맛있어?오빠가 나한테 장가오면 맬마다 해줄께."
억~ 갑자기 음식들이 목구멍에서 내려가지 않는다.
가슴 퍽퍽.내려가란 말야 이놈들아.
"됐어,농담이야.왜 오버하구 그래."
진짜 내려가지 않는다니까.
"내가 뒤돌아서면 되잖아.안 볼께.옷 입어.남자가 왜 그래?"
내가 남자 아니니까 그러잖냐.이 넘아~
겨우 문밖에 그놈을 던지고 옷 갈아입었다.
퐁당퐁당.
고딩이 놀이공원에서 이렇게 뛰놀아대는건 첨 본다.
거의 놀이기구들을 한바퀴 다 놀았다.
힘들다.뼈마디에 꾸드득하는 소리까지 다 듣긴다.
스티커 찍고있다.마지막 코너인것 같다.
휴~ 나두 인젠 늙었구나.
내 주머니 역시 한숨 팍팍 쉬고있다.이번달 아르바이트해서 번돈 다 말아먹었군.
어~ 금방 볼에 뭔가가 물컹거린것 같다.
"뭘 그렇게 생각해?신나갔어?제정신아 돌아와라.돌아와라."
만화면 이럴때 내 얼굴에 땀방울 그려야겠군.
스티커가 나왔다.마지막 한장.얘가 내 볼에 키스를.아까 그 물컹거림-_-
어떻게 이럴수 있어?나 삐진다.(미친.생쇼를 해라.)
혼자 앞서 걷는다.민아가 쪼르르 달려와 내 팔짱을 낀다.
발폭을 더 늘였다.
그럼 민아는 콩콩 토끼뜀 한다.
내가 미쳤는지 왜 얘가 귀엽다는 생각이 자꾸 들까?
"삐진거야?미안해.다시 그런 장난 안할께.웃어줘"
무시
"앙,나 피자 사줄께.나 아빠 카드 가졌어."
피자?
"앙,오빠 구럼 민아 맘 아포.우떠줘>.<"
아~애교 아~닭살
빙그레*^^*
이럼 됐지 민아야.제발 그만 좀 해달라.
"아, 웃었다.피자 먹으러 간다." 퐁당퐁당
얘 고딩인거 맞아?
주위에 우리둘처럼 이렇게 추잡스럽게 먹는 커플은 없다.
손으로 피자 쥐고 우걱우걱 씹어 먹고 누가 뽑은 실이 더 긴가 비기고있다.
파팟.방금 뭔 불빛?
"실례합니다.두분 너무 잘 어울려서 사진 한장 뽑았어요.이후 계속 애용해주세요."
사진 찍으면 좀 피자값이라도 깍아주던지.오랜 자취생활에 찌든 내 쫀심~